▶ 비즈니스 화제
▶ 아무것도 타지 않은 냉홍차 제조 ‘어니스트 티’ 창업
사람의 입맛을 현혹시키기 위해 별의 별 것을 다 넣고 기발한 마키팅 전략에 눈에 띄는 TV 광고, 저명인사를 동원한 캠페인을 벌이는 음료 시장에 세스 골드먼과 배리 네일 버프는 정직과 순수로 도전했다. 2년전 시작한 ‘어니스트 티(Honest Tea)’를 음료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면서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로 삼은 이들은 ‘코카 콜라’나 ‘펩시코’, ‘스내플’ 같은 회사들이 대량생산해내는 가당 아이스티와 똑같이 맞서 경쟁할 능력이 없음은 처음부터 알았다.
특정 시장을 겨냥하여 음료를 생산해내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음료 시장은 특히 새로운 브랜드가 뚫고 들어가기 힘들어 막강한 코크나 펩시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마시게 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에서 해마다 새로 나오는 음료가 수백가지지만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업계소식지 ‘베버리지 다이제스트’ 발행인인 존 시처는 "맛좋은 제품에 훌륭한 마키팅, 큰 돈과 막강한 배급체계가 요구되는 거대한 시장이 음료 시장"이라고 덧붙인다.
운이 좋았는지 ‘어니스트 티’가 막 상점에 진열되기 시작했을때는 소비자들이 병물과 소위 건강음료에 대해 확실한 관심을 보일 때였다. 따라서 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고객층을 끌수 있다고 판단한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게임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인 네일버프와 그의 제자 골드먼은 차맛이 가장 잘 우러나서 자연히 함유 캘로리는 낮은 차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설탕이란 안쓸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우선 인공감미료부터 넣지 않기로 했다. 차잎도 최고급으로 써야했으므로 원가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업계 박람회에서 선전하고 수퍼마켓 체인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웹사이트도 개설(www.honesttea,com)하고 레이블에 통화료 무료 전화번호를 찍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들었다.
자기 돈을 털어넣고 친구와 가족들에게서 꾸어 1998년 초에 50만7000달러로 회사를 설립하고 그해로 제품을 출고한 이후 더 조달된 270만달러는 대부분 이 제품을 열렬히 사랑하는 소비자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음료업에 의례 그렇듯 배급에 애도 먹었지만 350만달러 매출을 바라보는 올해 처음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일버프(41)에게 이 회사는 자기가 가르치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현실에서 처음 몸소 경험하는 기회이며 골드먼(34)에게는 대학원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해볼 기회이자 과거의 선생님을 다시 평가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예일대학에서 네일버프 교수는 간깐하고 엄하기로 유명합니다. 케이스 스터디 시간에 괜히 잘못 이름이 불렸다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땀을 빼곤 하죠. 동창들은 네일버프 교수와 함께 사업을 한다니까 매일 그렇게 당할줄 알지만 제게는 매일 확신과 격려의 말씀만 하는 매우 협조적인 동업자일 뿐입니다" 창업에 관련하는 교수는 많지만 자기 돈까지 투자해가면서 밤낮없이 회사생각만 하는 교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네일버프도 자기가 내세우고 가르치는 이론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어니스트 티’는 맨해튼 식품점에서 16온스짜리 한병이 스내플이 1달러50센트인데 2달러50센트에 팔릴 정도로 비싸다. 처음에 건강식품점, 식도락용 고급식품점과 식당에서 팔기 시작한 전략이 주효, 요즘은 대형 수퍼마킷 체인들에도 들어가 있는 이 제품은 사실 네일버프 교수가 지난 1995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오래 아이스티를 마셔온 네일버프가 "도대체 설탕이나 뉴트라스윗을 넣지 않은 보통 제품은 왜 시장에 나오지 않을까?"라고 물었었다.
골드먼에게 이 질문이 생각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어느 더운 날 오후였다. 센트럴 파크에서 뛰느라 땀이 많이 난채로 카페에 들어갔는데 도무지 갈증을 달래줄 음료를 찾을 수 없었던 것. 그날로 네일버프 교수에게 e 메일을 보내서 전에 강의시간에 말하던 음료를 개발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고 마침 방금 인도에서 ‘어니스트 티’ 생산을 성사시키려다 헛탕치고 온 네일버프와 의기투합하게 됐다. 네일버프가 ‘어니스트 티’라고 지은 이름까지 마음에 들어 회사를 설립하고 네일버프는 회장, 골드먼은 사장을 하기로 했으나 당장 자기들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줄 공장 찾는 일부터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결국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자리를 잡게 됐다.
업계 분석가중 일부는 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살아남는데 필요한 시장점유율 확보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창업자들은 낙관적이다. 산발적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을 볼 때 그 기반이 상당히 확충되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아탐에서 만나 그만큼 사업을 일궈낸 서로에 대한 점수에도 후해 네일버프는 제자 골드먼에게 A+, 골드먼은 스승 네일버프에게 A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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