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이트 eBay붐속에 연간 500억달러 기록
최근 수년사이, 미국에서는 주택이나 아파트 경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택경매는 법원에 가압류된 집을 법원 경매장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처분하는 것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신세대 주택경매는 마치 여느 결혼식장이나 기금모금 파티장 같은 고급스런 분위기 속에서 연출된다.
이같은 주택경매 방식은 주로 인터넷 경매사이트 eBay식 멘탈리티를 가진 계층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들은 신속한 템포,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에 익숙한 인터넷 세대들이다.
이들은 예술작품이나 주식은 물론, 기타 모든 것들에 대해서 투기매매를 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거래는 인터넷을 통하기도 하고 일반경매를 하기도 한다.
"인터넷 세대들은 모든 종류의 경매를 좋아하고 이에 매우 익숙해 있다. 경매는 미래의 추세다"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있는 한 투자은행 변호사 리 밀즈는 말한다.
그는 몇 년전, 뉴욕주 우드스탁에 있는 13에이커의 땅을 경매를 통해서 예상가 200만달러보다 더 높게 팔았다.
경매 및 부동산 관계자들은 매년, 미국에서 최소한 1,000건의 주택거래 경매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5년전의 200여건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10년전만 해도, 주택에 대한 일반경매는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경매를 통해 매매되는 모든 형태의 부동산의 총가치도 86년의 210억달러에서 98년에는 490억달러에 달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경매는 로이드 벤슨 상원의원이나 유명가수 케니 로저스 같은 거부들이 소유한 수천 에이커의 부지를 판매할 때나 사용된 방식이었다.
평균적으로, 경매는 부동산 감정가의 80내지 90%를 받아낼 수 있는데, 이는 전통적 판매방식의 판매가를 근소하게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택을 경매로 판매할 경우,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많은 잇점이 따른다.
경매를 통한 주택판매의 가장 큰 장점은 판매과정을 극적으로 단순화시킨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모기지 비용, 세금, 보험, 그리고 유지비 등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또, 경매에 참여하는 응찰자들은 반드시 지불보증수표를 가져와야 할뿐 아니라, 인스펙션도 자신들이 하거나 아니면 주택을 현상태로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거래가 성사되면, 낙찰자는 클로징에 필요한 파이낸싱을 30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무 신경쓸 필요없이 불과 한 달만에 집을 매각하는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주택 판매자들의 직장이나 가정상황의 변천이, 그들로 하여금 경매를 선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주택 경매확산 추세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전통적인 부동산 브로커들은 주택경매가 교묘하게 구매자들의 경쟁심을 조장하는 책략이라고 비난한다. 모든 인간들은 경쟁심리를 갖고 태어난다. 경매가 이러한 인간의 경쟁심을 상술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크리스티 부동산 경매’에서는 맨해턴 이스트사이드에 나온 2,800 스퀘어 피트의 고급주택이 경매에 붙여졌다.
한 때, 록펠러가 소유하기도 했던, 이 고급주택은 감정가보다 두 배나 더 높은 1,116만달러에 판매되어 경매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경매 주관사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것은 맨해턴내 토지거래 사상 스퀘어 피트당 가장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낙찰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시카고에 본사를 둔 쉘든 굿 & 컴퍼니는 맨해턴 미드타운 및 배터리 파크에 위치한 50개동의 콘도를 경매에 내놓았다. 거래는 인터넷 및 일반경매 두 가지 방식으로 매물의 가격은 20만달러에서 80만달러까지 다양하다.
주택경매 추세의 확산은 비단 미국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특히, 호주에서는 경매가 주택판매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의 급격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경매라는 말이 아직도 다소간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러 일으킨다.
많은 미국인들의 뇌리에는 대공황 시대에 속사포처럼 말을 쏘아대며, 어리숙한 사람들의 등을 쳐먹은 경매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박혀있다. 또한, 최근 eBay의 한 회화경매 과정에서 밝혀진 가격조작 행위도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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