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10종경기 우승한 존슨 두 딸도 시드니 티켓
국제올림픽 역사상, 1960년 로마 올림픽 10종경기 결승전만큼 극적인 순간도 드물었을 것이다.
당시, 금메달을 차지한 레이퍼 존슨은 10종경기 마지막 종목인 1,500미터 달리기에서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경쟁자인 시케이 양을 불과 몇 발자국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경기장 안에 들어서서 결승 테이프를 끊기까지, 레이퍼는 거의 탈진상태로 쓰러지기 일보직전 결승점에 골인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후, 1984년 48세의 존슨은 수 많은 관중들이 운집한 LA 올림픽 경기장에 다시 한 번 최종 주자로서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역선수가 아니라 성화봉송 최후주자로서, 99발자국을 뛴 끝에 성화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그날 존슨이 봉송한 횟불은 성화대 뿐 아니라, 그의 두 자녀인 제니와 조쉬의 가슴 속에도 불을 붙였다.
"성화에 불을 붙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올림픽의 꿈을 갖게 되었다"
27세의 제니는 말한다.
그들은 이제 꿈을 실현할 단계에 와 있다.
제니와 그녀의 비치발리볼 파트너 버크 데이비스는, 8월 중순 최종결정되는 상위 두 팀에 잔류할 경우, 시드니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현재, 제니의 팀은 미국 랭킹 1위이고, 세계랭킹 2위다.
그렇게 될 경우, 제니는 동생 조쉬와 함께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 동반 입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투창 선수인 25세의 조쉬는 1997년 미국랭킹 2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올림픽 선발전을 통과,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대해, 조쉬는 이렇게 말한다.
"시드니 올림픽 참가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아버지가 56년 멜보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제니와 내가 함께 올림픽 경기장에 입장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제니와 조쉬가 올림픽에 동반출전하게 된다면, 가장 기뻐할 사람들은 아마도 그들의 엄마, 아빠일 것이다.
아버지 존슨은 로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인생의 대부분을 장애자 올림픽 진흥에 바쳐왔다. 또, 전직 교사인 그의 아내 베시는 자녀들을 스포츠 보다는 학구적으로 키우는데 진력했다.
존슨은 매우 겸손한 사람이어서, 매사를 자녀들 중심으로 꾸려 나간다.
집안에는 자신이 현역시절 받은 각종 상패와 트로피들 대신, 자녀들이 받은 것들로 온통 장식해 놓았다.
"우리 집에 들어오면, 존슨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것은 모르겠지만, 그가 한 사람의 아빠라는 사실은 금새 알 수 있을 것이다"
베시는 말한다.
제니와 조쉬는 학문적으로 엄격하기로 소문난 웨스트 LA의 윈워드 스쿨을 다닌 후, 두 사람 모두 아빠의 모교인 UCLA에 진학했다.
제니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면서 배구를 계속했고, 조쉬는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라크로스 경기를 했다.
신입생 시절 어느날, 조쉬는 아버지와 학교 캠퍼스를 걷다가 UCLA 육상코치 아트 비니개스를 만났는데, 이 때 아버지가 무심코 코치에게 "조쉬가 투창 선수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한 말이 인생의 전기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집에서 아버지의 운동기구를 가지고 놀면서 자란 조쉬에게 투창은 매우 친숙한 종목이었다. 그리하여, 투창 선수가 된 조쉬는 불과 4년만인 대학졸업반 때, ‘팩10 컨퍼런스’ 챔피언이 되었다.
조시와 제니는 선수로서의 근성과 성실성 면에서 주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제니는 동생에 대해서 "조쉬가 나보다 훨씬 더 났다. 그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성취를 이루었다"라고 말한다.
제니의 남편인 27세의 케빈 조던은 말한다.
"제니는 경기 일정상 집을 비울 때가 매우 많다. 하지만, 제니는 매우 헌신적인 사람이다. 우리 부부는 특히, 이번 여름동안 가정적인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조던은 UCLA 대학풋볼팀의 와이드리시버 출신으로 대학시절 제니와 만나 결혼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현재 ‘행동하는 운동인’이라는 스포츠 선교단체 일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제니가 경기 때문에 세계 각지를 순회하는 반면, 조쉬는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트레이닝을 한다.
조쉬는 ‘리복 브루인 트랙클럽’의 멤버로서, 그의 여행비 및 한 개에 500달러씩 하는 투창비용은 모두 리복 클럽에서 지급한다. 조쉬는 또한 자신의 부모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트레이닝에만 전념하고 있다.
존슨은 자신의 인생철학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평생 스포츠인이다. 현역 때는 다른 선수들과 경쟁했고, 이제는 두 자녀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일로써 경쟁거리를 삼고 있다. 나의 신조는 자녀들로 하여금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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