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좌담 공화당 전당대회
▶ 한인 대의원 참가자 역대 최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가주에서만 7명의 한인이 대의원으로 참가하는등 어느 때보다 한인들의 참여도가 높은 가운데 이뤄진다. 가주 한인 대의원들과의 좌담을 통해 이번 대회의 의미와 특징을 들어 봤다.
참석자: 진교륜(전국 공화당 아시아태평양정책위원회 의장) 길옥빈(변호사) 앤드루 김(변호사) 김정민(한의사) 미셸 박(한미공화당 협회장) 수자나 최(PR회사 사장)
정리: 민경훈 편집위원
-이번 전당대회에는 어느때보다 많은 한인이 대의원으로 참석하는 것 같습니다. 올 공화당 전당 대회가 한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선 말씀해 주시죠.
▲진교륜: 대의원이 된다는 것은 당원으로서는 큰 명예입니다. 올해 가주에서는 324명의 대의원이 나가는데 아시안이 42명입니다. 흑인이나 히스패닉보다도 많은 숫자로 추정됩니다. 그만큼 공화당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길옥빈: 그렇습니다. 남들은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지만 저는 대의원이 되기 위해 이사를 했습니다. 전에 살던 라카냐다는 공화당 골수분자가 많아 한인이 대의원 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저는 LA통합교육구로 옮겨 대의원이 됐지만 그 때문에 아이들은 지금 불만이 대단합니다.(웃음)
-많은 한인들이 공화당은 소수계에 불이익을 준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미셸 박: 흔히 사람들은 민주당이 소수계를 위한 정당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올해 가주에서 한인 민주당 대의원은 1명뿐입니다. 대의원 숫자만 봐도 누가 진정으로 한인을 생각해주는 정당인지 알수 있죠.
▲수자나 최: 저는 아버지는 일본계이고 어머니는 미국 인디언이며 남편인 한국사람입니다. 윌슨 주지사 시절 오렌지 카운티 주지사 사무실 책임자로 있어 당내 분위기를 잘 압니다. 아시안은 민주당 보다 공화당 쪽에서 훨씬 대접받고 있습니다.
▲김정민: 근면하고 보수적이며 가족중심적인 한인들은 이념적으로 공화당쪽에 가깝습니다. 최근 들어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감이 있지만 이는 순전히 웰페어 개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에 웰페어 받으러 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눈 앞에 이익에 어두워 어느 쪽이 진정으로 미국을 잘 되게 하는 길인지 잊어서는 안됩니다.
▲길옥빈: 인종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있습니다. 흑인과 라티노는 대체로 민주당, 아시안중에서도 일본계는 민주당이 많고 중국과 베트남은 앞도적으로 공화당쪽입니다.
-전당대회 일정은 어떤 순으로 진행됩니까.
▲김정민: 31일에는 콜린 파월, 다음날은 맥케인, 그 다음날은 체니, 마지막 날은 부시의 연설순입니다. 밖에서 보면 그저 단순한 행사처럼 보이지만 현장에 가 보면 그야말로 열광의 축제 분위기입니다. 전국에서 골수 공화당원 수천명이 모인 자리기 때문에 그 열기가 대단합니다.
-대의원으로 가시면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진교륜: 전당대회에서 조지 W. 부시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것이 주임무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있는 한인 공화당원을 하나로 묶는 전국 공화당협회를 결성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지역적으로 공화당 협회가 있었으나 전국조직은 없었습니다. 전국 한인공화당 협회가 생기게 되면 당내에서 한인들의 발언권도 세질 것으로 봅니다.
▲앤드루 김: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안 공화당원들의 의견을 모은 정책 건의서도 부시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중 1순위가 이민입니다. 현행 이민법은 가족을 초청하고도 기다리는 기간이 너무 길어 비인도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시후보도 이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부시가 당선되면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불법체류자의 영주권 신청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현행 법규 완화도 건의할 예정입니다.
-부시가 당선되면 어떤 정책을 펴게 될지 말씀해주시죠.
▲미셸 박: 부시가 제일 강조하고 있는 분야의 하나가 교육개혁입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교실을 늘려 과밀학급을 해소하는 것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학부모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바우처를 줘 저소득층 자녀들도 공립 사립 가릴 것 없이 자유롭게 학교를 고를 수 있게 하자는 것이죠. 이 문제에 관해 고어는 단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교륜: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통한 비즈니스 활성화도 부시의 주요 정책입니다. 자영업 종사자가 많은 한인사회로 볼 때는 더 없이 유익한 정책입니다.
▲길옥빈: 민주당이 가난한 사람에게 고기를 던져 주는 정당이라면 공화당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정당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던져 주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자립할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줘야 합니다.
▲김정민: 의료개혁도 시급한 과제의 하나입니다. 클린턴은 전국민에게 의료 보험을 들어 주겠다고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지난 8년간 한 일이 없습니다. 미국에는 아직도 보험이 없는 사람이 전국민의 35%나 됩니다. 클린턴-고어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수 없습니다.
-부시와 고어를 개인적으로 비교하면 어떻게 다릅니까.
▲길옥빈: 개인적으로 부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TV 화면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가까이서 만나 보면 바로 옆집 아저씨처럼 소탈하고 친근감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고어는 딱딱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부시는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역대 어던 공화당 후보보다 라티노등 소수계 표를 많이 얻었습니다. 부시는 배타적인 가주 일부 공화당 세력과는 소수계를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다릅니다.
-부시가 당선되면 한반도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십니까.
▲진교륜: 현재 공화당내에서는 클린턴이 북한에게 놀아 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통령으로 지명된 체니도 매파에 속해 부시가 집권하면 대북 정책은 강경노선으로 돌아 설 것으로 봅니다. 이번 아시안 공화당 건의문에 주한 미군을 계속 유지하라는 것도 들어 있습니다.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 계획은 어떻습니까.
▲길옥빈: 본격적으로 부시를 당선시키기 위한 가주 캠페인을 펼 것입니다.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권자 등록 캠페인도 펴겠지만 아직은 참여율이 낮아 기금 모금 행사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가주 아시안 유권자수는 50만 정도로 보고 있는데 한인은 10만명 미만으로 추산됩니다. 그 자체로는 작지 않은 숫자지만 막상 투표하는 사람은 얼마 안됩니다. 그러나 가주에서 표차가 적게 날 경우 의외로 한인등 아시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수도 있어 투표 참여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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