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 스트레치(82)가 가느다란 바라쿠다를 잡는 것은 일도 아니다. 낚시대를 익숙하게 올렸다 내렸다하며 낚시줄을 프로처럼 늘이고 감으며 포획물이 배로 끌어올려질 때까지 그는 절대 마음을 놓거나 안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끼에 걸린 물고기가 물위로 나올 때 쯤, 스트레치의 낚시대는 갑자기 바다를 향해 세게 꺾어졌다가 다시 팅 소리를 내며 쭉 늘어난다. 스트레치가 낚은 물고기는 6달러짜리 미끼와 함께 사라진다. 곧 덩치 큰 강치(sealion)가 뱃머리 아래서 솟아 나와 아침식사로 바라쿠다를 줘서 고맙다는듯, 스트레치를 빤히 올려다 본다.

스트레치를 비롯한 수천명의 낚시광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숫자가 날로 늘어나는 대식가 강치를 당해낼 길이 없다. 배의 닻을 내리는 소리는 강치들에겐 저녁 식사를 알리는 종과 같다. 강치들은 그 소리를 듣고 낚시꾼들이 곧 물고기를 잡으리란 사실을 안다. 이 힘세고 똑똑한 포유동물은 물고기가 미끼에 걸리는 즉시 집어 채 꿀덕 삼킨다. 이들은 또 낚시배를 수시간씩 따라다니기도 하고 계류장에서 그물을 뚫고 미끼로 쓸 생선이나 밤새 잡은 어획물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수컷은 800파운드, 암컷은 250파운드까지 성장하며 하루에 체중의 5-8% 정도를 섭취하는 이들은 먹을 것이 많을 때는 아가미나 배등 좋아하는 부분만 먹고 나머지는 버리기도 한다.

모든 낚시꾼이 스트레치처럼 철학적이진 않다. 배 소유주들과 낚시장 운영자들은 1972년에 제정된 ‘해양 포유동물 보호법’의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의 강치 숫자가 1만에서 오늘날 20만으로 증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바하 캘리포니아에도 이밖에 7만5,000마리 이상이 살고 있다.

해양 포유류가 공공 안전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죽이거나 괴롭히는 것은 불법이다. 위반자는 최고 5년의 징역형과 최고 2,5000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괴롭힘’이란 쫓아다니거나, 고통을 주거나, 성가시게 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이러한 법에도 불구하고 일부 낚시꾼들이 여전히 옛날식으로 강치들을 쫓는다는 증거는 쌓여만 간다.

지난 5월초 숫강치 한 마리가 머리에 최소 7번의 총탄을 맞고 오렌지 카운티 해안으로 헤엄쳐 왔다. 행인에게 발견됐을 당시 이 강치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숨을 쉬려 애쓰고 있었다. 강치는 라구나 비치 소재 ‘해양 포유류 보호 센터(FSLMMCC)’로 옮겨져 ‘인도적으로’ 안락사 당했다. 6월에는 LA 카운티 해변에 척추에 총알이 박힌 암컷 강치가 부분 마비 상태로 있는 것이 발견됐다. 역시 샌페드로 해양포유류 보호 센터로 보내져 하루 뒤 안락사됐다.

지난해 한햇동안 해변에 쓰러진 채로 발견된 강치는 596마리로 이중 21마리는 총격을 입은 상태였다. 2년전 엘니뇨로 인한 난류 때문에 어부들과 해양 포유류간의 경쟁이 심해졌을 때는 2,500마리 이상이 길을 잃고 해안으로 올라왔으며 77마리가 총상을 입었었다. 그러나 샌페드로 보호 기관의 잭키 오트 디렉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총 쏘는 솜씨가 좋기 때문에 부상 강치는 많이 생기지 않는다. 당국에선 강치 총격 케이스들을 조사하지만 증인 부재로 진전도 없는 편이다.

강치를 쫓기 위해 폭죽보다 강한 작은 폭발물인 "물개 폭탄"을 던지는 것은 합법적 행위지만 폭발음은 강치들에게 저녁식사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 뉴포트 비치에서 낚시용품점을 하며 낚시배와 오징어잡이배를 대여하는 단 브로크먼은 "제 구실을 못해도 던지는 행위 자체로 기분이 나아져 자꾸 던지다보면 한해에 폭탄 값만 1만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1996년 수렵국 연구에 따르면 파티보트 선장들의 항해 일지를 통해 중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선박의 15%, 남부 캘리포니아 선박의 13% 가 강치에 의한 약탈을 겪는다. 강치는 고기잡이들이 잡은 연어 6.9%, 바라쿠다 5.4%, 고등어 3.2%를 공격했다. 1996년 3월에 강치들은 낚시꾼에게서 2,700마리의 연어를 약탈했고 6월에는 6,500마리의 바라쿠다, 8월에는 3,600마리의 고등어를 물어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에는 개인 보트서 낚시를 즐긴 수천명의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처럼 강치는 낚시군을 상대로 하는 사업에는 큰 위협이다. 또한 낚시배들이 강치를 피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선박의 기어도 쉽게 상하고 다른 배에게 가까이 접근하며 위험하게 항해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1988년 국회는 기어와 어획 보호의 마지막 방편으로 상업용 어선에 강치를 죽일 권리를 부여했지만 이 조항은 1994년부터 중단되어 현재 재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전국해양어업공사(NMFS)’와 ‘태평양 해양 어업회의(PSMFC)’는 "효과적이며 치명적이지 않은 수단이 개발될 때까지는" 허가가 복권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사본을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