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 오 칼럼
▶ 단편적 실력일뿐 절대 평가는 금물
지난봄에 공립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실시한 표준 학력고사(Standardized Achievement Test) 결과가 나왔습니다. 학생 개인 성적은 직접 학생의 집 주소로 우송되었고, 그 학교 전체평균은 각 학교 교장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이 데이비스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험 결과를 중요시했고, LA타임스는 학교 점수를 대대적으로 실었습니다.
스탠포드 9은 학생의 실력의 일면을 측정할 뿐, 그 학생의 실력의 전부는 절대로 아닙니다. 문제가 선다형이기 때문에 추측해서 우연히 맞는 대답을 택할 수도 있고, 옆에 딴 사람의 정답을 베낄 수도 있습니다. 또 California Subject Content Standards(캘리포니아 학과목 스탠다즈)와 100% 일치하지 않습니다. 즉 단편적인 실력을 시험치는 것이지 깊은 레벨의 학생 실력을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학생의 높은 사고력, 기발한 아이디어, 창조력, 문장을 잘 쓰는 힘, 작문 실력, 설득력 있는 작문(persuasive writing) 실력 등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요즘에는 performance assessment를 강조합니다.
미비한 스탠포드 9 테스트 결과만 따지지 말고 alternative assessment인 performance assessment로 학생의 작문 에세이 전체, 수학 풀은 것 전부를 봅니다. 학생의 작문 샘플을 전체적으로 보아 풍부한 어휘력, 문단 작성법, 문장의 흐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교육학 박사나 현장 경험이 있는 교육전문가들은 앞으로 5~6년내 스탠포드 9 같은 표준 학력고사는 없어질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생의 진정한 실력이나 교사들의 폭넓고 깊은 커리큘럼을 반영하는데 크게 모자람이 있으니까요.
미국 동부의 몇 군데에서는 스탠포드 9 같은 시험을 없애자고 교사, 학부모들이 합심하여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교육계에서 존경을 받는 앨파 코은 박사는 미국 전국을 돌아다니며 교육자와 학부모들에게 너무 스탠포드 9 같은 표준 학력고사 점수만으로 자녀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실력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고 오히려 자녀에게 큰 해를 끼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도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교육 전문가들이 아닌 정치가, 언론가, 부동산업자, 커뮤니티 멤버들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스탠포드 9 점수만 따진 뒤 학교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스탠포드 9 시험 점수는 좋아도 영어 문장을 올바르게 쓰지 못하고, 토론에 참여나 자신의 의사를 똑똑하게 발표 못하고, 남과 공동으로 일하는 팀웍이나 협동심이 부족한 학생들을 너무 많이 보고 있습니다.
학생의 성적이 50%를 넘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평균이 50% 이상이면 안심해도 될 것입니다. 한 학교가 50%이고 다른 학교가 70%라고 다른 학교로 갑자기 이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모든 것은 학생 자신의 공부하는 습관, 친구 관계, 정신적 성숙도, 리더십 스킬에 달려 있지, 어느 학교의 점수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가족은 아이가 둘이 있는데 한 아이는 일년에 2만달러의 공납금 내며 일류 사립 중·고등학교를 보내고, 다른 아이는 근처 공립 중·고등학교의 스탠포드 9이 50%가 겨우 되는 학교에 보냈는데, 결국 근처 공립 중·고등학교에 간 학생이 그 학교에서 공부 잘 하고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번에 하버드 대학에 합격되었습니다. 학교생활 성공은 학생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사립학교에 투자를 많이 한 학생은 UC리버사이드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커뮤니티나 미국 커뮤니티의 언론에서 학교 평가를 점수로만 따질 때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그 학교의 비전, 소수민족 학생들에 대한 우호감, 교장의 교육철학, 교사의 계속적인 노력, 학부모 참여도 등 질적인 면도 학교 평가에 꼭 포함해야 됩니다. 스탠포드 9 시험 결과는 웹사이트로 들어가면(학교 평균) www.cde.ca.gov 다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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