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부부는 요즘 이민와 처음 유유자적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사우스센트럴에서 15년간 운영해 온 여러개의 리커와 마켓을 정리하고 리버사이드 코로나로 이사온지 3년째. 지금은 7에이커 넓이의 집 주변의 나무와 동물들을 돌보는 게 하루 일과다. 처음 이사왔을 때는 집만 한채 있고 텅빈 땅이었는데 그동안 부지런히 심어 감, 사과, 대추, 살구, 자몽, 복숭아등 과일나무를 비롯해 모두 한 5,000 그루쯤 된다. 그렇다고 상업용으로 파는 것은 아니고 아는 사람들을 불러 따가게 하거나 직접 따 나눠 준다. 요즘은 자두철이라 땅에 떨어져 썩기 전에 수확하느라 정신이 없다. 나무외에 염소, 양, 닭, 야마, 말, 개등 기르는 동물도 수십마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집에 과일나무를 수백그루씩 기르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땅값이 엄청 올랐기 때문이다. A씨가 80만달러 주고 산 집만 해도 이제 두배이상 올랐으며 주위에 3~4배 정도 뛴 땅은 부지기수다.
미 장기호황 덕을 가장 많이 본 곳의 하나는 인랜드 엠파이어다.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일대를 포함하는 이 지역은 최근 제조, 물류, 창고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인구가 남가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비즈니스 신장개업률도 제일 높다. 이 지역 경제팽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라티노다. 80년 이 지역 전체 인구의 20%에도 못미치던 라티노 숫자는 이제 1/3을 넘고 있다. 인구 통계국에 따르면 90~98년 사이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의 라티노 인구는 각각 59%와 45%씩 늘었다. 남가주 최대 증가율이다. 라틴계 비즈니스 성장률은 이보다도 빨라 각각 124%와 125%나 늘었다.
도처에서 볼수 있는 주택붐은 이 지역의 호경기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10번과 15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온타리오에서 샌디에고에 이르기까지 15번 프리웨이 주변은 거대한 집짓기 공사장이나 다름없다. 불과 2~3년전까지 잡초만 무성하던 들판이나 언덕에 건평 3,000에서 5,000 평방 피트 넓이의 호화판 주택들이 우뚝우뚝 들어 서고 있다. 처음에는 LA와 비교하면 거저나 다름없는 땅값 덕분에 15만달러에 거래되던 집값이 이제는 40만달러선으로 껑충 뛰었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더 이상 가난한 이들이 사는 동네가 아니다. 레익 엘시노어 인근 고급 신흥 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테메큘라와 무리에타에서 서쪽 길을 따라 산을 올라 가면 샌타로자라는 곳이 나온다. 한인은 물론 미국 사람들도 생소한 마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수년전만 해도 버려진 땅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1,400피트 높이의 고원지대라 사막과는 딴 판으로 서늘하고 공기도 상쾌하다. 서쪽 언덕 넘어 절벽 아래로 태평양이 아스라히 바라 보인다.
그러나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펼쳐진 초원을 따라 언덕마다 들어선 저택들의 호화로움이다. 수십에이커씩 널찍널찍 하게 터를 잡은 이 집들은 성장을 한 미인처럼 갖가지 건축양식으로 서로 맵씨를 뽐내고 있다. 스위스의 알프스에도 이처럼 대자연 한 가운데 으리으리한 집들이 많이 들어찬 곳은 찾아 보기 힘들 것 같다. 최근 하이텍으로 거부가 된 신흥 재벌 사이 이곳이 명당으로 소문나면서 별장 짓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헬기 착륙장을 차려 놓고 헬기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최근 인랜드 지역에는 대형 한인 샤핑몰도 잇달아 세워지고 있다. 한인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 주말 샌버나디노 콜튼시에 문을 여는 대형 한인 마켓에는 중앙은행 지점을 비롯 비디오, 분식점, 미용실등이 들어설 예정이서 한국적 생활시설이 없어 한인들이 겪던 불편을 덜어 줄 전망이다. 다음 달에는 또 하나의 대형 한인마켓이 인근에 개점할 차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남가주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곳은 LA에 비해 부동산 값이 싸고 빈터가 많은 인랜드 지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민온 후 줄곳 코리아타운 근처에서 살다 이곳으로 이주한 한 한인은 “한인타운은 현재 포화상태로 렌트등 모든 것이 과대평가돼 있다”“이제는 한인들도 타운 외곽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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