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메리칸 드림은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여행하고 싶을 때 신나게 여행을 떠나는 것 것입니다." 대개의 첫 대면은 명함을 건네는데 부터 시작되는데 선우중옥씨(60)는 명함이 없다고 했다. 굳이 자신을 소개 하겠다면 그냥 ‘세탁소 하는 사람’이라고 불러 달랜다. 산악인들은 그러나 ‘선우중옥’이란 이름 넉자를 대면 다 안다. 한국의 ‘록 클라이밍(암벽등반)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그다. 미국에 오게 된 경위도 특이하다.
’록 클라이밍 인스트럭터’라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직업으로 초청돼 왔다.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 상당히 진부한 질문이다. 선우씨의 경우는 그 대답이 확연하다. ‘여행을 위해 산다, 아니 자연을 찾기 위해 산다’가 그 대답이다. 그가 일하고 돈벌고 하는 것은 모두가 여행을 위해 포커스가 맞추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우씨는 부인 용선씨, 두 딸 원미·원희양과 함께 또 여행을 떠났다.(여행을 떠나기 직전 이 인터뷰를 가졌다.) ‘티벳종단 여행’이다. 이를 위해 3년전부터 계획해왔다고 했다. 말이 쉬워 그렇지 보통 여행이 아니다. 해발 5,000미터 이상의 전인미답의 고산지대를 통과하는 수천마일 장정이 티벳종단 여행이다.
-이번 여름에 티벳종단 여행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25일간 계획으로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출발합니다. 티벳 수도 라사를 거쳐 티벳을 종단해 중국 사천성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5,000미터가 넘는 능선만 3개이상 넘고 비포장 도로만 달려야 하는 여행이지요.
-티벳은 예나 지금이나 ‘금단의 땅’으로 불리는 오지중의 오지 아닙니까. 거기다가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히말라야를 넘어야 하는데 부인과 두 딸과 함께 티벳종단을 하는게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지 여행을 처음하는 것도 아니고 집사람이나 두 딸 모두 좋아합니다. 함께 여행을 많이 해 이미 적응이 돼 있지요. 가족이 함께 하는 이런 여행은 참 재미가 있습니다. 3년전부터 계획을 잡았죠. 여행에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가족끼리 준비한다는 것부터 재미 있습니다. 아이들도 다 자라서 자기들의 생활이 있으니만치 온 가족이 함께 계획을 세워 여행을 떠난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계획대로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온 가족이 오지 여행을 많이 하신 모양입니다.
▲매번 같이 간 건 아닙니다만 많이 함께 갔습니다. 파미르고원 여행도 같이 갔습니다. 우즈베크스탄에서 출발해 천산산맥을 넘어 중국의 서안으로 이어지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답사여행도 함께 갔지요. 페루에 있는 맞추피추 잉카유적지 여행도 함게 했습니다. 아마존강 유역 여행은 집사람과만 갔었지요.
-오지여행은 커녕 관광버스로 온 가족이 함께 며칠동안 다녀오기도 쉽지않은 게 우리네의 보통 삶인데 어떻게 그렇게 한달씩 걸리는 여행을 온가족이 떠날 수 있는지요.
▲제가 하는 여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별 대수로울 게 없어요. 계획을 세우고 떠나면 됩니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쉽습니까. 비즈니스하는 사람은 시간에 쫓기죠, 또 봉급장이들은 봉급장이 대로 시간 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지않습니까.
▲제가 세탁소를 합니다. 한달 동안 가게를 남한테 맡깁니다. 그러면 가게가 안될 것 같지요. 그렇지가 않아요. 누구든 시간을 낼 수가 있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이랄까,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봅니다. 저의 아메리칸 드림은 마음대로 여행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71년도에 미국에 왔는데 당시 한국에서는 마음대로 여행할 수가 없었잖습니까. 록 클라이밍 인스트럭터로 초청을 받아 미국에 와 제 꿈을 실현 시킨 거죠. 그렇다고 물론 여행만 한 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 교육시키고 노후준비도 하면서 여행도 다닌 겁니다. 각자 사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제 경우는 다른 것은 모두 아끼고 절약해 살지만 여행에는 아끼지않지요. 돈을 뫃으는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할까요.
-제가 듣기로 맥킨리봉은 두 번 등정 하셨고 미주에 있는 웬만한 산은 거의 다 등반하셨고 또 티베트도 처음가시는 게 아닌 걸로 압니다. 이같이 프로 등반가 이시고 세계 곳곳 오지여행을 하신 걸로 보아 일종의 여행에 대한 철학이랄까, 그런 게 있으 실 것 같은데요.
▲너무 거창하게 들리는 군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 철학 운운 하기는 쑥스럽습니다. 단지 어려서부터 신비한 곳에 대한 동경이 강했고 그러다보니 여행을 좋아 하게 된 겁니다. 여행은 저의 경우 여행은 관광이 아니고 휴식입니다. 차제에 한가지만은 권하고 싶습니다. 여행을 다니시라는 거죠. 주변에서 보면 5년, 6년씩 하루도 안비우고 비즈니스에 매달리다 여행 한번 못했다는 분이 너무 많아요.
한번 용단을 내 보세요. 절대로 남을 비방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너무 "일! 일! 돈!돈!"하면서 사는게 우리네 모습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죠.
-주로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오지 여행을 많이 하시는데 특별히 끌리는 것이 있습니까.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하여튼 가보셔야 안다고 할까요. 제 딸애들은 미국서 태어나서 자랐지요. 처음 오지여행을 데려 갈 때 고생스러워 했어요. 제대로 호텔이 있습니까, 교통 시설이 있습니까. 여자 아이들이니 화장실 시설도 없는 오지 여행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요. 그런데 그애 들이 이제는 오지여행에 푹 빠져 있습니다. 설명하기가 어려운, 그런 게 있습니다.
-오지 여행은 차편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로 불편 할텐데요. 위험한 경우도 많고.
▲물론 이지요. 물만 빼놓고는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 가령 파키스탄의 산악지대 같은데는 산적까지 나와요. 사람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산길을 가다보면 위험한 게 산사태입니다. 파미르고원에 갔을 때인데 호텔이라는 게 딱 하나 있더군요. 시설은 방하나에 매트리스만 20여장 깔아놓고 찬물만 나오는 샤워만 하나 있는 게 전부 다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방에서 자고 아침에는 샤워 하나로만 모두 차례로 목욕을 하는 겁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안했는데 각자 2분씩만 사용해요.
-그렇게 불편하고 위험한데도 또 오지 여행을 떠나십니까.
▲도시생활이나 문명세계에서 볼 수 없는 원초적 모습의 인간생활이랄까, 이런데 끌려서 오지 여행을 하게 되는 것 인지 모릅니다. (한참 생각하더니 계속 말을 잇는다) 뭐라고 할까요, 나 자신이 도시문명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네팔의 산속이나, 중앙 아시아 사막에서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내 이웃같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순수함을 잃지않고 사는 그네들을 한번이라도 더 보아야겠다는 욕구랄까, 동경같은 것이 오지여행으로 이끄는 것이죠.
-오지 여행 길에서 한국인들을 많이 볼수 있습니까.
▲거의 못만났습니다. 오지 여행은 원래 배낭 여행같은 겁니다. 가다 쉬고 자유롭게 하는 여행이죠. 유럽의 젊은이들을 가장 많이 만납니다. 일본 사람들도 간혹 만납니다. 오지에서 만나면 모두가 친구가 됩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합니다. 또 문명과 등지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따뜻할 수 없어요. 한번 꼭 가보십시오.
◇대담: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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