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화제
▶ 플로리다주 앞바다 50피트 해저에 설치된 연구실
수평선 바로 너머 푸른 바다가 심해에서 솟구치는 곳에서 사람들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연다. 아침, 바다는 굽이치고 대기엔 안개가 가득하다. 태양은 벌써 강렬하게 빛난다.
사람들은 스티븐 L. 밀러가 이끄는대로 업무용 소형선 선미로부터 물을 튀기며 대서양 해면을 가르며 푸른색의 무중력 상태로 진입, 산호초 바닥에 자리잡은 실린더를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다리까지 합쳐 스쿨버스보다 크지 않은 물체는 파이프와 플랫폼으로 가득하고 마치 수면에서 50피트 아래인 해저에서 돋아나기라도 한듯 물체는 황녹색의 바다 생물들로 덮여 있다. 그러나 물체의 대칭적 형태와 지표면까지 이어지는 두툼한 공급선은 이것이 다른 세상, 즉 이 세상에서부터 온 침입자임을 증명한다.
구조물 아래쪽에 그 내부로 가는 좁은 통로가 있다. 발밑에는 쇠창살을 댄 강철 턱이 있고 위로는 인공조명이 빛나는데서 몸을 일으키면 머리가 공기 속으로 나온다. 다시 소리도 들리고 기계의 도움없이도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산소탱크와 마스크, 핀 등을 벗고 계단 세 개를 오르면 현관이 나타나면서 "어퀘어리어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인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등장한 어퀘어리어스는 길이 43피트, 지름 12 피트의 홀쪽한 강철 실린더. 인간이 지상에서처럼 숨을 쉬고 생활하며 해저 생활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지구 60억 인구중 한번에 여섯명만이 함께 살며 해저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이곳의 기압은 머리를 짓누르는 수압과 동일하며 공기의 밀도는 지표면보다 2배반이 높다.
어퀘어리어스의 견고한 두 전망대에서는 주택 1필지 넓이의 해저 경치를 바라 볼 수 있다. 인간이 24시간 내내 해저 불침번을 서는 이곳에서 작은 물고기들은 창을 천천히 지나며 머무르기도 한다. ‘전국해저연구 센터(NURC)’ 디렉터인 47세의 밀러박사는 "가끔 누가 누구를 관찰하는지가 의문이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탐구심이 많은 사람들이 바다 속으로 헤엄쳐서가 아니라 스테이션을 건설, 사람들이 바다 속에서 마음대로 호흡하고 밤이면 편한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신선한 공기가 가득찬 잠수탱크를 입고 마음대로 헤엄치며 단지 몇 분이 아니라 수면아래서 며칠을 보내면서 탐구하기에 착수했다. 이들은 인간이 보고, 느끼고, 기록하며 바다의 변화하는 생태를 탐색, 인간 자신을 위해 지구에서 땅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를 심층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퀘어리어스는 바로 이 꿈의 결과이다. 1993년 출범한 어퀘어리어스 연구소는 해안에서 4마일 떨어진 콘치 리프라는 곳에 있다. 이 지역은 플로리다 키스의 얕은 산호군집이 깊고 푸른 걸프만류의 소용돌이로 떨어지는 곳이다. 이 81톤짜리 캡슐은 ‘전국해양대기행정국(NOAA)’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윌밍턴 분교의 합작으로 운영되며 해마다 연 130만달러의 예산을 위해 투쟁을 벌여야만 한다.
이곳에선 음성이 이상하게 끽끽거리고 높은 소리를 낸다. 음식, 심지어는 초콜렛도 무덤덤한 맛이다. 유리병들은 오는 길에 터지지 않도록 테입으로 싸여있다. 소다 캔도 발포되지 않는다. 무중력이 우주를 설명하는 것처럼 압력은 바다 및 인간 탐험을 대변한다. 그 특징중 일부는 귀 속이 갑갑한 것처럼 쉽게 나타나지만 다른 것들은 더 미묘하고 위험하다.
과학자들, 일반 관찰자들에게 어퀘어리스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삼림을 연구한다고 가정할 때 한시간 밖에 방문할 수 없다면 동식물사이에서 캠프를 치고 여러날 머물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다 얻는 것이 적겠는가?
어퀘어리어스 덕분에 과학자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진보시켰다. 휴스턴 대학 연구진들은 자외선이 산호를 손상시키고 죽일만큼 바다속 깊은 곳까지 침투한다고 처음 확신했다. 이는 지구의 오존층 파괴가 심화되어 점점 더 많은 자외선이 열대지방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사실이다. 다른 연구진들 또한 산호가 어떻게 이식하는지, 미생물 단계의 산호가 어떻게 영양을 공급받는지, 또 오염물질이 영양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발전적 결과를 산출했다.
어퀘어리어스 같은 프로젝트를 놓고 일부 해양학자들은 구식 탐험술이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밀러는 해저생활은 인간으로 하여금 "파도 아래 세상에 대한 소속감과 해저생물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해저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미개척의 최전선에 서있다. 아직은 바닷속에 겨우 발가락을 담근 정도의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도 연구할 것,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밀러와 연구원들은 일반에게 어퀘어리어스를 공개할지 여부를 고려중이다. 아마 영화제작자와 음악인들은 해저 체험의 대중화를 위해 아퀘어리어스 캠프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어퀘어리어스를 떠날 때 바다 밑에서는 잔잔하던 해류가 수면에 가까워지면서 파도로 변화한다. 어퀘어리어스는 아련한 실루엣으로 사라져 가고 수평선에는 보트, 머리 위에는 태양, 소음, 비행기가 나타난다. 가볍던 잠수 장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귀찮은 짐으로 느껴진다.
엔진이 작동하고 보트는 출발한다. 어퀘어리어스를 위한 공기 압축기와 발전기가 담긴 대형 부이는 점점 멀어진다. 밀러는 "여기를 떠날 때마다 언제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인류 미개척지의 변방에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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