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재 박사의 자녀지도 상담
▶ 스타디 스킬(Study Skills) IV(6~9세)
7세짜리 카니가 우리 클리닉을 찾아 왔다. 우선 드물게 보는 한국 어린이여서 무척 반가웠다. 상례로 영어로 인사하였더니 ‘안녕하세요, 선생님!’하고 깍듯한 한국말로 인사를 해서 무척이나 당황했다. 어른이 아이 앞에서 큰 실수를 했구나! 하는 감이 들 정도였다. "한국서 온지 얼마 안되니?"라고 물었더니, "아니오, 저는 여기 캘리포니아에서 났어요"라는 또랑또랑한 대답이 돌아와 "아차! 내가 또 실수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니 부모는 ‘카니는 그저 평범한 학생인데 좀 지도를 받아가면서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 심정에서 찾아오셨다’고 답했다. 카니는 테스트를 하루종일 하였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배운 것 몇가지를 간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부모와의 관계가 아주 원만했고 늘 집에서 한국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어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카니의 태도와 부모에 대한 사랑 못지 않은 강한 존경심과 부모와의 대화의 시간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2. 영어 독해력 수준 테스트를 했는데 초등학교 2학년인 카니의 독해력 수준은 3.8, 즉, 3학년 8개월 정도의 읽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카니가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독서 능력(capacity level)을 측정했더니 6학년이 훨씬 넘은 상태였다(5.9수준). 카니가 현재 자기 학급에 하는 모든 공부는 읽기 수준으로도 1년8개월이 낮은 것이고(3.8-2=1.8) 잠재능력으로 보면 3년9개월이나 낮은 수준(5.9-2=3.9)의 것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카니의 부모에게 "카니가 공부는 잘하지만, 혹시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못 보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더니, ‘그것을 어떻게 아세요?’라고 반문한다. ‘공부를 하라고 하면, 학교에서 다 했고 할 것이 없다고 하니 야단 칠 수도 없고 해서 은근히 걱정입니다’라고 하소연하신다.
미국의 교육제도는 의무교육이라 저학년일수록 쉽고, 고학년이 될수록 어려워진다. 사실 카니 같이 똑똑한 아이는 저학년일 때는 그냥 학교에 놀러왔다 하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 된다. 즉, 공부도 하는 법을 알아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른다. 그러한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름과 같은 과정들을 이해하셔야 한다.
1. 스타디 스킬(study skills)이란 공부하는 방법으로써 어려서부터 버릇을 쌓아 올려야 한다. 이 나이에 잡아주지 않으면 자녀들은 노는 데에 더 익숙해지게 된다. 5~6학년 때는 A만 받으며 공부를 썩 잘해 오다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여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에 취미를 잃기도 하고 심지어는 나쁜 길로 들어가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A. 6~9세의 스타디 스킬을 발달시킬 수 있는 몇 가지를 들어본다.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I. 첫째 쉬운 책을 많이 읽힐 것.
독서는 근본적으로 과목과 달라서 독서 능력의 근본은 단어 실력이다. 단어는 외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단어는 문장 안에서 모르는 대로 그냥 최소 7번 이상 잠재 의식적으로 당면하면 어렴풋이 알게 되고, 7~10번이 지나면 그 뜻을 알고 10번 이상이면 그 뜻을 완전히 알게 된다. 이것을 ‘문맥상의 단어’(contextual clue)라고 한다. 사전을 찾고 그 뜻을 암기함이 그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 예를 하나 들어보자. ‘flat’이라 단어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뜻을 갖고 있다. I bought a pair of new flat shoes(단화).
The flat I live now is very expensive(집). The flat land in Kansas(편편한). I am flat broke(돈이 전혀 없다). It tastes flat(맛이 없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뜻이 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단어실력이 늘고 단어가 늘어날수록 자연히 독서수준이 올라간다.
ii. 쉬운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더 읽고 싶어진다. 동화 읽기를 좋아하면 동화에 나오는 인물들 중 좋아하는 사람 중심으로 자서전을 읽히게 하거나 한발 더 나가서 여행기 등을 읽게 한다.
iii. 독서를 흔히 수평학습(horizontal learning)이라고 칭한다. 2학년 정도의 책이라도 많이만 읽으면 그 단어수준이 높아져 3학년 수준으로 저절로 넘어가게 된다.
iv. 독서를 많이 하면서 존경하는 영웅(hero)을 갖게 함도 교육적으로 소위 롤 모델 형성에 아주 중요하다(유명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고 그 사람의 가치관 같이 살고 싶어한다). 자서전을 많이 읽는 자녀는 위인을 존경하게 되고 그 사람 같이 되려고 노력한다. 정말로 교육적으로 좋은 현상이다
iv.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v. TV나 전자게임, 컴퓨터 게임, 채팅(chatting)을 멀리하도록 한다.
vi. 규칙적인 생활을 시키고 싫은 일도 해나가는 것을 생활화 할 수 있게 작은 일부터 충실할 수 있도록 훈련이 되어야 한다.
vii. 기분이 좋을 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싫은 일도 꾸준히 같은 시간에 늘 해나가는 생활의 태도를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결론
카니 같이 한국말이나 영어도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우수한 지능보다는 카니와 부모와의 태도와 관계가 큰 밑받침이 된 것이다. 어려서 공부를 잘 한다고 그냥 넘어갈 일만이 아니고 독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스타디 스킬의 첫 걸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
문의 전화: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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