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이 갱 스타일이었다면 요즘은 죄수 스타일
갱 처럼 멋부리기는 이 사회에 늘 존재해온 부분이다.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갱스타 패션은 비즈니스를 위해 옷을 차려입는 식으로 스타일로 보자면 유럽계의 백인에 알맞았다.
그러다 이제 새로운 갱 패거리들이 힘을 얻으면서 다른 양상의 자기 정체성이 표현되고 있다. 헐리웃 건달들이 입던 상어가죽 수츠가 헐렁한 진바지와 지역 갱단의 상징색깔 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도시 패션이 거리 갱의 영향을 받다 못해 감옥의 범죄 문화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재소자 패션이 최근 널리 유행하고 있다. 센트로 플라이 나이트 클럽 직원들이 입은 주황색 점프수트나 래퍼 매스터 P가 힙합 잡지 ‘더 소스’ 6월호의 표지에 입고 등장한 데님으로 만든 수인복, 브루클린 풀턴 몰에서 죽치는 아이들도 파란색이나 초록색 유니폼 바지에 소매없는 백색 티셔츠를 입고 갱 머릿수건을 두른 카운티 구치소 패션이다.
’바이브’ 잡지의 스타일리스트인 캐디 아게로스는 이 외양을 설명하면서 "거리서 가장 거친 요소는 감옥이다. 그러므로 가장 강한 태도는 감옥에서 입는 옷처럼 완벽하게 서로 매치되는 셔츠와 바지 유니폼이다. 이는 ‘나는 저버나 메카는 필요없다. 7달러면 티셔츠 3팩의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갱과 감옥 문화는 전혀 무해한 브랜드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인기 스포츠 저지는 븕은색 배경의 양키스 로고를 담고 있다. 일상복 제조사 ‘푸부’가 만든 옷 하나는 숫자 ‘05’를 강조한다. 브룩클린의 거리 갱 담당 경찰관인 케빈 요크는 "양키스가 붉은색을 입지 않는다는 사실만 빼고 반드시 무언가를 연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이것은 교정국이 총원을 약 2,000명으로 추정하는 ‘블러드’라는 갱단의 색깔이다. ‘05’도 블러드 갱단에게는 상징적인 숫자다. 그렇지만 요크는 "단지 그 옷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갱의 멤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거리 스타일은 최고급 의상부터 도심지 저소득층 의상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패션에 영향을 미쳐왔다. 장 폴 고티에의 패션쇼에서는 데님으로 만든 무도복으로 등장했지만 허리 밑으로 걸쳐지는 헐렁한 스타일은 바로 수감자들은 허리띠를 매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신발끈이 없는 운동화나 바지단을 접어 올린 청바지, 갱 머리수건이나 깃발등도 마찬가지다.
갱 스타일 옷차림의 최근 물결은 조금 삐딱해졌다. 일부는 거리의 에너지를 도입하려는 음악업계의 주류성향에서, 또 일부는 릴 킴, 션 퍼피 콤과 같이 근본을 잊고 세련되게 멋부리려는 스타에 대한 반발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한다. 또한 미국이 전세계에서 감옥내 수감자가 가장 많다는데도 기인할 것이다. 수감자의 숫자가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주의 인구를 합친 만큼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감옥은 이제 더 이상 사회에서 격리된 기관이라고 보기 힘들다.
’소스’지의 수석 편집장인 아폰소 맥컬러우는 "감옥에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도 많아 출감후에도 감옥 문화를 그대로 유지한다. 심지어는 죄수복을 가지고 나가서 그대로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최근 ‘갭’이 집중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여 유행시키기 전까지 카키 바지는 LA 라틴 아메리칸 갱의 유니폼이었다. 맥컬로우는 "패션은 언제나 거리에서 영감을 얻어왔지만 이번에는 단지 감옥에서 따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죄수복을 멋있게 생각한다는데 놀랄 사람도 많겠지만 요즘 스탠리 로왈스키 스타일의 탱크 탑과 머리수건으로 대표되는, 거리에서 ‘와이프 비터’ 라고 불리는 패션의 유행이나 헤인즈 티셔츠는 필수다. 심지어 타미 힐피거 같은 디자이너도 2년전부터 로고가 들어간 스컬캡과 두랙(do-rag), 머리수건을 만들어낸다.
감옥 스타일 의류가 유행하면서 감옥들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3만벌을 판매한 ‘프리즌 블루스’는 소매실적으로는 별 볼일이 없지만 이 오레곤 교정국이 운영하는 회사는 웹사이트 www.prisonblues.com를 통해 서부 지역 체인점들에 오리곤주 수감자들이 만든 데님 제품 의류를 공급하며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어린이 사이트인 캐트리온에도 진출했다.
’프리즌 블루스’의 기획 담당인 존 보셰트는 이 옷들을 가지고 "패션시장에서는 감옥에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해 판매하지만 작업복 시장에서는 그냥 미국산이라고만 밝히고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감옥 스타일 작업복은 매우 인기라 최근까지 전체 판매고중 작업복이 95%를 차지했었지만 지난 6개월 사이에 패션 부문이 15%로 성장했다고 이회사의 마케팅 디렉터 마크 로스는 밝혔다.
’페리 엘리스’의 자회사이며 연간 2,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 ‘PNB 네이션’도 죄수복과 비슷한 데님, 앞판에 죄수 번호가 찍힌 티셔츠등을 포함한 감옥 스타일 옷들로 패션쇼를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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