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석 (내 의견은 이렇습니다)
▶ 가장 정확히 예수 모습 기록한 것은 Q 문서
새천년을 맞아 역사속에 나타난 예수의 실상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7월에는 벨기에에서, 11월에는 테네시에서 이에 관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예수의 참모습을 규명하기 위한 ‘인터내셔널 Q 프로젝트’책임자인 제임스 로빈슨 박사를 만나 이에 대해 들어 봤다. 로빈슨 박사는 조부가 신학대학장, 아버지가 신학대학교수를 지낸 기독교 가정 출신으로 본인도 1952년부터 클레어몬트등 미 주요 대학에서 신학과 성서를 가르쳐 왔다. <민경훈 편집위원>
-우선 ‘인터내셔널 Q 프로젝트’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신약 4 복음서중 마태와 누가 복음의 원전이 되고 있는 Q 문서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지난 10여년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신학자 40명이 Q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이번 달 발표될 Q 문서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것보다 충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실상을 아는데 어째서 Q가 중요합니까.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여러 문서중 가장 오래된 것이 Q입니다. 많은 성서학자들이 살아 있는 예수를 직접 본 증인이 쓴 기록은 Q뿐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4 복음서중 가장 늦게 쓰여진 요한복음은 말할 것도 없고 마태와 누가복음도 Q를 근거로 해 후대에 제작된 것입니다. 마가복음만이 Q와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으나 예수에 관해 전해 들은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처럼 중요한 문서가 성경에 남아 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존하는 복음서는 모두가 사본입니다. 로마시대의 기독교 박해로 원본이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기독교가 로마의 공인을 받으면서 신약이 편찬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Q가 제외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4복음서중 Q에 가장 근접한 것은 누가복음입니다.
-Q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예수는 자신이 빈민 계급 출신이었을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설교를 한 인물입니다. Q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산상수훈, ‘원수를 사랑하라’, 주기도문, ‘들에 핀 백합의 비유’등등이 Q의 주요 내용입니다.
-같은 내용이 다른 복음서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조금씩 달라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태복음에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구절이 있는데 Q에는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로 돼 있습니다. 처음에 가난한 사람들이 다수였던 예수 추종자들이 중상층 이상으로 범위가 넓어 지자 ‘가난한 사람중에도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이 있고 부자중에도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이 있는데 가난한 사람에게만 복이 있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수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태복음의 ‘의에 굶주린 사람은 복이 있나니...’도 Q에는 ‘굶주린 사람은 복이 있나니...’로 돼 있습니다.
-Q의 주기도문 부분도 복음서와는 다릅니까.
▲그렇습니다. Q의 주기도문에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란 구절이 없습니다. 오히려 Q는 ‘하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고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 하늘 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자에게 인정을 베푸는 순간순간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에 나오는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란 구절도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배고픈 사람이 없게 사회 구성원 각자가 이웃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라는 뜻으로 풀이돼야 합니다.
-Q가 성서의 다른 복음서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Q에는 사도신경에 나오는 예수의 모습이 빠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가 동정녀의 몸에서 태어났으며 예루살렘에 올라가 빌라도에 의해 고난받고 십자가에 못박혔다가 사흘만에 부활했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같은 기록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신이며 동시에 인간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종래의 교회에서는 예수의 신적인 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인간적인 측면을 간과한 면이 있습니다. Q는 초기 예수 추종자들이 예수의 탄생과 부활보다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는 예수의 메시지를 중시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Q를 보는 교계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학자들이 Q에 대해 처음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830년대 독일에서 부터입니다. 마태와 누가복음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두 복음서에 공통적인 부분이 너무 많음을 발견하고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같은 원전에 기초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Q라는 이름도 ‘원천’(Quelle)을 뜻하는 독일말에서 온 것입니다. 지난 170년간의 연구 끝에 대다수 성서학자들이 Q야말로 예수의 모습을 가장 정확히 기록한 문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Q를 이단시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톨릭에서는 최근까지 Q에 대한 연구를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1965년 바티칸 제2차 공의회 이후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Q에 대한 연구를 가장 활발히 하는 사람들이 가톨릭 성서학자들입니다.
-대다수 한인들이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한인교회에 들려 주실 말씀이 있다면...
▲초기 교회는 단지 찬송과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가난한 이웃을 돕는 곳이었습니다. 지금 한인 교회는 갓 이민 온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예수 믿어 천당 가는 것보다 불우한 이웃의 어려움을 나누라는 것이 예수의 참된 메시지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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