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투자, 지금은 적자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한다” 많은 북한투자 기업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지금 보면 ‘비즈니스 같지 않은 비즈니스’가 북한관계 비즈니스일 수 있으나 좀 멀리 내다 보라는 충고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풀려 나간다면 라면 황금빛 미래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 차도 먼저 타는 사람이 임자일 수 있고, 성공에는 다소의 모험이 따른다는 생각을 하는 미주 한인기업인들을 위해 지역에 따른 북한투자의 이점과 특히 임가공의 경우 유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한다.
북한투자-지역에 따라 이점 다르다.
평양인근 위탁가공업, 나진은 관광업 적합
북한은 해외투자가들에게 일단 나진선봉을 열어 놓았다. 북한 동북단 나진선봉은 물리적으로도 철조망으로 격리된 섬과 같은 곳이지만 경제사회적으로 북한의‘본토’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경제특구. 북한으로서는 자본주의의 침투를 이곳까지 허용하는 대신 여기서 왕창 달러화를 만들어‘본토’로 들여가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기간시설이나 항공을 포함한 교통편등이 평양근교에 비해서는 뒤떨어져 미주한인들은 투자처로 평양인근을 더 선호해 왔다.
북한과의 교류가 본격화되면 어느 곳이 임가공등에 적합한 곳인가가 관심사로 대두하게 되는데 전문기관들은 평양·남포지역이 공업기반과 사회간업자본시설 등이 우수하며 평양은 위탁가공, 남포는 투자중심 지역으로 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장지향적 법적·제도적 장치가 잘 갖춰진 나진·선봉지역은 관광, 서비스 중심으로 육성하고, 개성·해주 지역은 한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남한전용공단」을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남포 지역=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이 고루 발전된 북한 최대의 종합공업단지로서 사회간접자본도 타지역에 비해 월등하다. 서해안 최대 무역항인 남포항을 비롯, 철도·도로 등 수송체계도 발달, 다른 지역과의 수송이 쉽고 한국과의 연결도 좋다.
그러나 특히 평양지역은 수도권 보호를 위해 통제가 매우 심해 인적·물적 왕래에 제약이 많고 투자자에게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평양지역에서는 생산설비의 투자 필요성이 적은 위탁가공교역 중심의 경제협력이 바람직하다.
남포지역은 평양보다는 통제가 덜하므로 「투자협력」중심의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나진·선봉지역에 부여되는 법적·제도적 환경이 이 지역의 경제협력에 적용되도록 추진해야 한다.
△나진·선봉·청진 지역= 중국 동북부 및 일본과 근접해 있어 동북아시아의 물류·유통기지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산업기반이 낙후되어 있고 사회간접자본이 열악하며 북한의 여타지역과 단절돼 있다. 천연 자연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관광분야·서비스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성·해주= 한국과 인접해 있고 서울과 평양의 중간지점에 위치, 두 지역의 배후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산업발전도 가능하다. 기존의 산업기반을 활용하기 보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는 경공업 분야의 설비반출형 위탁가공과 「남한전용공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신의주 지역= 변경무역도시로 중국과의 합작기업이 많고, 경공업이 발달했지만 사회간접자본이 낙후되어 있고 남한과의 지리적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다. 대중국 수출을 겨냥한 경공업이 유망하다.
△함흥·원산= 함흥에는 주요 화학공장이 있고 용성기계공업총국으로 대표되는 기계공업 및 금속, 전기 등의 공업과 경공업이 발달돼 있다. 원산은 북한최대의 관광지구로 금강산 지구와 연계발전이 가능하다. 화학공업의 기반을 이용한 위탁가공무역과 비료부문을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할 만하다.
교통편·통관절차 문제로 납기 늦춰지기도
꼼꼼한 작업 지시서 있으면 봉제기술은 일류
기업인들이 북한에서 위탁가공을 시작하기에 앞서 알아둬야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경비 및 부대비용 등 ‘돈’과 직결되는 사항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공임
일반적으로 북한은 가공임을 정부에서 지정하고 있다. 가공임 수준은 중국산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품목별·디자인별로 상당한 편차가 있으나 한국에서 가공할 경우보다는 20-30%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반입시 무관세 처리되는 국내반입 제품의 경우는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나 해외 수출시에는 가공임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중국산, 동남아산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대비용
선물, 식사대접비, 방북에 관한 비용요구 등이다. 이런 비용들은 업체의 입장에 따라 그 부담정도가 다르다. 그러나 육로 운송시 유류, 타이어 등을 제공해달라는 등 업체의 부담이 커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납기 및 클레임
납기는 직접적으로 사업 경제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 북한과 거래시 종종 지연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의 고의적인 지연보다는 해운의 부정기선(항차부족)과 통관절차의 까다로움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해외 투자가들은 원부자재를 손실률까지 감안해 올려보내지만 북한내 처리 미숙으로 부족분이 발생하면서 납기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북 위탁가공교역의 경우 클레임 발생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러나 종종 주문물량 증가로 기존공장에서 다 생산치 못하고 다른 공장에서 일부를 생산하거나 북한내 육로수송의 문제로 제 날짜에 물건을 선적하지 못하는 등 클레임이 발생하고 있다.
▲생산관리
위탁가공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 현지 생산공장을 방문해 실제 생산능력을 파악하고 샘플생산을 한 후 주문을 내 생산에 들어가야하나 어느정도 생산이 이뤄질때까지 방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북측의 기술이 뛰어난 봉제부문에서는 투자가의 작업지시서가 상세하기만 하면 품질 문제는 그다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물량확대가 새로운 디자인 도입시에는 필연적으로 미주한인등 투자기업의 기술자가 방북해 생산, 품질, 기술지도를 해야하는데 이것이 원활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꼼꼼한 작업지시서작성, VTR로 작업공정 제작 송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비교적 북한 출입이 자유로운 숙련된 제3국인(대부분 중국인)을 북한 현지에 파견해 관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설비제공
북한에서의 위탁가공이 늘어나면서(유럽국가들도 참여하고 있음) 생산시설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기존 공장설비가 낙후돼 생산이 어려운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북측이 필요로 하는 설비를 가공임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제조공정이 복잡한 섬유제품이나 전자·전기제품의 경우는 설비제공이 필수화되고 있다.
투자진출의 전단계로 설비를 제공하고 위탁가공을 진행하는 방식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설비비가 회수된다는 장점과 북한으로서는 설비를 얻게되는 이점이 결합된 비교적 안전한 방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통관
제3국산이 북한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세관의 통관절차는 단동 등 제3국을 경유하는 제품에 대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관련된 증빙(원산지 증명서, 제3국 세관의 통과화물증명서 등)위조본이 나도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연관이 있는 미주 한인업체라면 가능한 인천-남포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문제를 줄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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