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정재 박사 자녀지도 상담
▶ 스타디 스킬(Study Skills) 3~6세
지난주에는 스타디 스킬(study skills)이란 과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와 그 발달의 준비과정으로 특히 중요한 태어나서부터 3세까지의 언어발달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주에는 3~6세 때의 언어발달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언어발달
1. 말을 할 줄 아는 능력과 잠재의식으로 언어 실력의 관계
3세 정도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의사소통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다고 여기서 언어의 발달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발달이 더 급속히 된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적어본다면 말을 할 줄 아는 능력(language performance)은 몇 년을 두고 늘 수십번, 수백번씩 들어온 잠재의식으로 쌓여진 언어실력(language competence)에 좌우된다. 다시 쉽게 말하면 잠재하였던 언어 실력은 마치 저축통장의 돈 같아서 자녀들이 그 때 당시는 그 돈, language competence를 쓸 줄도 모르고 또 많이 저장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의 (a)성숙이 완료 됐을 때 ( b)필요를 느낄 때 저축되었던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쓰고 싶어도 저축된 돈이 없으면 쓰지 못하는 것 같이 오랫동안 쌓여진 잠재의식의 언어실력이 없으면 말을 잘하지를 못한다. 또 4~5세 때 글을 읽기 시작함도 0~3세 때 언어발달(oral language)이 잘되어 있어 그에 대한 수확을 거두는 것이다. 갑자기 2~3세 때 어휘가 느는가 하면 4~5세 때 책을 저절로 막 읽는 자녀도 체험하셨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때 기억력이 기가 막히게 좋은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2~3세 때 말의 어휘가 느는 원인은 나서부터 2~3년 동안 언어의 저축(language competence)을 잘하게 옆에서 자녀에게 말을 많이 해주신 노력의 수확을 걷는 것이다. 또 4~5세 때 글을 읽기 시작함도 0~3세 때 언어발달이 잘 되어 있어 그에 대한 수확을 거두는 것이다.
반면에 옆에서 누가 언어발달에 신경을 써주지 않고 의무적으로 할 수 없이 깨끗하게나 기른 자녀는 3세가 되어도 의사소통을 잘못하고 4~5세 때의 책읽기도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 저축이 부족한 자녀이지 지능이 낮은 자녀는 아니다.
이런 것들이 전문가의 눈에는 띄지만 일반인에게는 이해되기 힘들다. 학교에 보냈는데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고 책을 혼자 읽기는커녕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데도 따라가지를 못하니까 자연히 지능이 낮은 아이로 오해를 많이 받는다(1950~1979년의 많은 연구 발표에 의한 내용을 간추렸음).
집(language performance)을 단단히, 높게, 넓게 지으려면 기초(language competence)가 역시 넓고, 깊이 준비되어야 한다. 부모가 더 정성을 기울이신 부분은 당장 말을 하는 능력보다는 잠재의식에 쌓여지는 것이 언어실력이다. 또 스타디 스킬은 이 잠재의식 속의 언어실력만 잘 닦여 있으면 순조롭게 발달되어 나간다.
2. 말을 할 줄 아는 능력과 감정영역(affective domain)의 관계
위에서 말한 것 같이 아이들은 자라면서 언어를 써야 할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저축이 많고 기초가 튼튼한 아이라도 그 때 당시에 자기 감정영역에 무슨 금이 갔거나 혹은 자신이 없으면 말을 안하기 시작한다.
좋은 예로 우리 어른들 사이의 관계를 보자. 아무리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라도 그 누구에게 화가 났다든지 기분이 나빴던 기억이 나실 것이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 사이라도 몇 번쯤은 화가 났던 경험을 하셨을 것이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떻게 표현하는가. "말도 하기 싫다"라고 말한다. 또 오랫동안 말을 안하거나 하더라도 꼭 필요 이상은 안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있어서 affective domain이란 말은 광범위한 감정영역을 말하는데 그것은 자녀가 받는 사랑을 뜻한다. 그 사랑은 크게 봐서 그 자녀의 자신감, 독립심, 타인을 생각해 줄 수 있는 이해심 등의 여러 가지를 포함한다. 이 감정영역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A. 한계를 모르고 무조건의 사랑을 받고 자란 자녀
이런 자녀들은 보통 주위(특히 부모)에서 너무 헌신적으로 해주는 것이 버릇화되어 자연히 언어의 발달도 자기 자신이 표현을 안해도 남이 다 알아들어 줄줄 알고 자란다. 또 무엇이나 너무 헌신적으로 다 해주면 욕구가 없고 자녀 자신이 무엇을 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동기를 꺾는 셈이 된다).
인간은 원래 자기 중심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나서부터
2~3세까지는 자녀 중심으로 자랄 수밖에 없지만 3세가 지나면 남을 생각할 줄 알게 길러야 한다. 이것이 부족한 자녀는 나중에 커서 자신이 없고, 독립심이 약해지고 공부 역시 할 의욕이 없어지고 나중에는 할 줄도 모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어린 나이서부터 싹터 온다는 것은 믿기 힘들지만, 참으로 중요한 사실이다.
B. 사랑을 많이 받았으나 필요한 한계를 깨달으며 자란 자녀
이런 자녀는 자연히 자기가 의사표시를 해야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으리라는 것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자기의 의사 표시, 책 읽을 줄 아는 것, 생각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어른들도 자신이 하는 말을 상대방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되어야 그 사람과 자꾸 말을 나누고 싶어진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말을 얼마나 열심히 들어주는가에 따라 아이의 언어 발달이 크게 좌우된다. 우리 부모들(이 필자도 포함)은 자녀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기 전에 일방적인 명령조로 나올 때가 많다. 복종하는 사회에서 부모의 명령에 복종하고 자란 우리 세대이므로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다르다. 항상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부모의 역할(3~6세 제한)
1. 부모가 해야 할 일
A. 자녀들이 하는 말을 열심히 들어주실 것. 때때로 들을 수가 없을 때는 절대로 잊지 마시고 나중에라도 물어보아야 한다. 이런 대화가 인격 존중, 자신감, 독립심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B. 자녀들의 감정영역에 더 많은 신경을 쓰시기 바란다.
C. 많은 대화를 나누셔야 한다. 대화를 나눌 때 질문으로 시작하면 잘 안 될 때가 많다. 예: 프리스쿨이나 유치원에서 집에 온 자녀가 기분이 좀 우울해 보일 때; ‘왜 그러니? 무슨 일 있었구나!’ 등으로 추궁하는 대신 ‘엄마가 너 만한 나이일 때 친구들이 고무줄 놀이에 잘 안 끼워줘서 화났던 기억이 나는데…’ ‘고무줄 놀이가 뭐야?(이렇게 말문을 열도록 해주라는 뜻이다.)
D. 책을 자기 전에 꼭 읽어주는데 테입을 사용해도 좋다. 단 그 자녀의 가장 즐거운 시간으로 해줘야 한다.
E. 읽어주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서로 요점을 말하든지 순서대로 일어난 일을 나열하는 것 등 지난 주 알려드린 스타디 스킬에 해당되는 것을 말로써 해 볼 것.
F. 가끔 이야기 도중에 더 읽지 말고 무슨 결론으로 이 이야기가 끝이날까를 물어보시기 바란다. 예: 신데렐라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끝까지 읽지 말고… ‘왕자가 만일 유리구두를 갖고 신데렐라를 찾아다니지 않았다면 등의 질문을 하라는 말이다. 이런 과정은 지능발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상상력 발달의 역할을 한다.
G. 이 나이부터는 도서관에 가는 것을 아주 습관처럼 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H. 카셋 테입 녹음기를 준비하시고 서로의 이야기를 녹음하신 다음, 그 이야기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게 시도를 해봄도 좋다.
I. 좀 잘하는 자녀는 그림 절반에 단어 절반으로 작문을 짓기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것이 글쓰기의 첫 걸음이다.
부모들이 해서는 안될 일
1. 말이 많은 자녀를 보고 ‘떠든다’ 야단치지 말고 말이 없는 아이를 ‘수줍다’ 등의 낙인을 찍지 말고 그 원인을 알아내도록 하실 것.
2. 집안의 어떤 마찰이나 불쾌한 분위기가 원인이 아닌지 자세히 살펴보셔야 한다. 예: 부부의 갈등이 많은 자녀는 언어발달에 큰 지장이 있고 나중의 스티디 스킬 발달이 잘 안 된다.
3. 자녀 앞에서도 칭찬을 많이 해야 되지만 남 앞에서도 칭찬을 많이 하시기 바란다.
4. 더군다나 야단을 반드시 칠 일이 있을 때 야단을 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시기 바란다. 예: 집안 자체가 정돈이 안돼 있으면서 자녀에게만 정돈된 생활을 하라고 하면 야단이 아니고 잔소리밖에는 되지 못한다.
5. 남 앞에서 야단이나 무안을 주시지 말기 바란다.
6. 부모가 기분이 좋을 때는 많이 사주고 도서관에 데리고 가다가 기분이 나쁘면 만사를 귀찮게 생각하고 안하는 등, 부모의 감정에 굴곡이 있으면 참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
문의 전화: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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