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년 이상 역사 가진, 동구출신 이민자의 언어
매리온 허브스트는 믿을 수 없는 정열을 지닌 사람이다. 그녀는 ‘이디시(Yiddish)’를 사랑한다. 20년전 독학으로 이 언어를 공부하다가 곧 진지하게 학교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친다. 그녀의 인생이 외로운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67세의 교육자 허브스트는 회원 12명이 모국어로 수다를 떨기 위해 매달 만나는 LA클럽에 속해 있다. 미국 전역에 이디시를 가르치는 다른 교수들과 클럽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노동자 서클(The Workmen’s Circle/Arbeter Ring)’일 것이다. 전국 규모로 LA에도 지부가 있는 이 조직은 이디시 언어와 문화를 계속 살리는데 전념한다.
최근 LA에서 열린 이디시 연극과 무용, 음악 및 영화 페스티발에 3만5000명이 참가한 것을 보면 이디시는 결코 죽은 언어가 아니다. 죽기는 커녕 최근 이 언어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 대학이나 유대문화센터에서 이 말을 공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으며 조부모와 함께 연습하는 사람도 있고 매사추세츠주 앰허스트에 있는 이디시도서센터가 전국의 도서관으로 보낸 150만여권의 이디시로 쓰여진 책들을 읽는 사람도 허다하다.
주로 히브리어와 독일어, 슬라브어에 영어가 일부 섞인 언어 이디쉬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이디시를 모국어로 말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주로 이 언어가 1900년대 초기에 융성했던 동유럽에서 건너 온 사람들이다. 동유럽인들은 2차대전 중 미국으로 오면서 자신들의 언어를 그대로 지켰다.
21세인 샤이나 골드버그는 집에서 이디시를 들으며 성장했다. 정통 유태교인 할머니는 우크라이나에서 출생했고 어머니도 가정사를 논할 때면 항상 이디시로 대화했다. 자기만 따돌려지는 것 같아 골드버그는 현재 4학년에 재학중인 UCLA에서 이디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와 할머니는 금요일 밤 샤밧 디너를 만들때면 이디시 모드로 전환한다. "우리는 가족 구성원들, 친척들에 관련한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는 ‘다음주에 사촌이 학교에서 행사하는 것 잊지 마라’라든가 ‘이 얘기 들었니?’ 등의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골드버그는 가족사내 친밀하고 감정적인 부분과 관련된 것은 이디시와 연결한다.
허브스트는 마빈 주커만과 함께 "이디시 쉽게 배우기"라는 교과서를 집필했다. 이번 봄에 이 책은 5판 인쇄에 들어간다. 샌타 모니카 칼리지와 LA 유태교 대학에서 그녀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젊은 전문인들과 연장자들을 포함한다. 이디시 전문가들은 미국내 이디시를 읽거나 말하는 인구가 100만명 정도며 항상 새로운 학생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번 학기에 허브스트는 노인들에게 아삭 바세비스 싱어와 숄렘 아라이첨의 작품을 포함한 문학 강독을 가르친다.
유명한 작가 이상으로 넘어가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다. 이디시로 쓰인 책은 200권중 단지 1권 꼴로 영어로 번역된 상태이므로 책을 읽기 위해선 언어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허브스트는 "언어는 문화의 핵심으로 연극, 음악, 문학과 더불어 매우 풍성한 문화"라고 말했다.
1979년 ‘전국 이디시 서적 센터’를 설립한 아론 랜스키(44)는 허브스트의 문법책을 출판할 에정이다. 그의 서적 센터는 중고서적을 유통할 뿐 아니라 이 서적들을 디지털로 디스크에 옮겨 재판작업을 한다. 랜스키는 대학원 학생시절에 이디시로 쓰인 책을 찾아 헤매 모두 섭렵한 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전국 450군데 도서관에 이디시 콜렉션을 설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극정통파 유태인들은 많은 이들이 미국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언어를 버린 후에도 이 언어를 살려왔다. 하시딕 및 기타 극정통파 커뮤티티는 이디시를 일상용어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들은 랜스키의 고객은 아니다. 랜스키는 "대부분의 극단적 정통파는 이디시 문학을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지 성서와 종교 서적을 읽는 것만 허용한다. 이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다른 언어는 히브리어이며 종종 두가지를 섞은 것이다. 이디시는 히브리어 알파벳으로 씌여있다.
하시딕 출판사인 ‘사트마 출판’은 이디어서로 성경과 논평의 번역판을 출판해서 뉴욕의 YIVO 유대학 연구소로 보내는데 이곳의 이디시 도서관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YIVO사서인 32세의 아론 토브는 극정통파 가정에서 성장했으나 어른이 되어 커뮤니티를 떠났다. 그는 히브리어 성서에 나온 이디시 구절과 표현에 더 많이 익숙하다.
토브는 이디시 소설과 극작품을 이해하려면 유태인의 종교적 생활을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소설가와 극작가들은 어렸을 때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종교적 관습을 묘사하고 성경 귀절을 인용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신세대 이디시 사용자들에 의해 혼성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악 그룹인 ‘클레즈매틱스’의 멤버들은 연구를 통해 하시딕 유태계의 노래를 찾아내서 자기들의 콘서트에서 연주하고 녹음한다.
토브는 "이디시 덕분에 유대 커뮤니티내 다양한 진영이 함께 모인다"며 "일반적으로 세속 문화로부터 떨어져있는 극정통파도 이디시 문화 행사에 참가하며 최신 음악가들은 하시딕 노래를 인기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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