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각각 다니는 세 자녀의 어머니입니다. 토요일 한글학교에 가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데 아이들이 너무 배우기 싫어하는데 한국말을 왜 배워야 하는지 또 어떻게 설명하면 아이들을 잘 설득시킬 수 있는지 제안을 바랍니다.


<답> 미국에서 자라나는 2세들에게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일은 뚜렷한 장·단기적 목적을 세우고, 미국 내의 다른 소수민족(유대인, 중국인, 일본인, 알메니안, 히스패닉 등)의 노력과 연구, 경험을 토대로 삼아 리서치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자녀들에게 설명을 해주면 자녀들을 설득시키기가 쉽다고 생각합니다.

①Northeastern University의 심리학 교수인 프랑스와 그로쟌(Froncois Grosjean) 박사는 그의 저서 ‘Life with Two Languages’ ‘두개의 언어를 하는 인생’이라는 책에서 “언어란 대화의 도구만은 아니다. 언어는 사회생활 또는 그룹 아이덴티티의 상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영어를 잘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20대, 30대가 되어 미국 주류사회에서 전문인으로 활약하다가 문화가 같은 그룹과 주체성 확립(identity)의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자손 대대로 미국에 살아도 동양계인 한국 사람들은 유럽인들과 달리 얼굴이 다른 비주얼 마이너리티(visual minority)입니다. 늘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s 또는 Americans of Korean descent)이지 그냥 미국인(Americans)이라고 남들이 부르지 않습니다.
②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이해하면 점점 커지는 미국 내의 한국 커뮤니티나 미국 주류사회 커뮤니티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직장에서 승진할 기회도 많아집니다. 특히 한국이 태평양 연안국가 중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하니까 앞으로 많은 혜택(advantages)이 생길 것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인 켄지 하쿠다 일본계 미국인 교수는 그의 저서 ‘Mirror of Language’ ‘언어의 거울’에서 미국 내의 여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 가정을 인터뷰하면서 우리 2세에게 부모의 언어를 가르치는 문제를 토의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워 미국 문화, 역사, 문학에 익숙한 자녀들에게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서 말해주면 흥미를 가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 추석과 미국 추수감사절의 비교 및 대조, 김소월의 연애시와 영국 시인 브라우닝 연애시의 비교, 이상하의 일제식민지 시대의 시와 미국 인종차별 저항시인인 흑인 시인 랭스턴 휴즈 시의 비교 등입니다.

자녀가 다니는 토요 한글학교에서 한글 교사들이 한국어를 재미없게 가르치는 지도 모릅니다. 언어교육은 학생 중심으로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포함해서 교과서 외에 다른 보충재료도 사용해 가며 가르쳐야 되는데 학부모로서 좀 더 교사가 재미있게 가르치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 보세요.

힘들지만 계속 한글 교육을 시키세요. 20대가 되어 한국어 못 배워 뒤늦게 후회하는 젊은이들을 너무 많이 봅니다.

제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한국 문화 및 한국어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데 어릴 때 한국어 공부를 중요시하지 않다가 대학생이 되어 한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뒤늦게 힘들게 한국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많이 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 발음, 문법, 해독력이 어려워서 힘들어하고, 또 한국 문화 및 역사에 대한 지식이 상식적인 정도에도 못 미치고 아주 단편적인 것을 보았습니다.

우선 한국 문화 및 역사에 관한 영어로 된 책들을 구해서 자녀들이 잘 이해하도록 해 놓은 뒤, 한글로 된 한국어 책을 천천히 소개하면 효과적입니다. 문화와 언어는 결코 분리할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