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도 폭우가 지나간 뒤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연이어지고 있다고 한다.작년 여름, 서울에 살면서 밖에 나가면 머리가 타는 듯한 열기에 얼굴과 목덜미로 땀이 뚝뚝 떨어지는 극혐 더위를 체험했다. 횡단보도 앞 길가 곳곳에 햇볕을 가리는 큰 파라솔이 세워져 있고 버스 정류장마다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뜨거운 햇볕을 막으려면 외출시 양산부터 챙겨야 했다. 여름이 시작되자마자 ‘필수품’ 이라면서 양산 선물을 두 군데서 받기도 했다.그때, 광화문의 교보빌딩 1층 까페 유리창 너머로 양산을 쓰고 가는 남자들을 보았다. 흰 셔츠에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검정색과 회색의 양산을 들고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올해도 광화문과 여의도,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양산 든 남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햇볕 가리는데 성별이 무슨 상관, 그까짓 남들 시선이 뭐라고’ 하는 듯 양산 쓴 여자들과 함께 섞여 보무당당하게 걸어가는 그들, 맞다. 불타는 햇볕아래 머리는 뜨겁고 눈 뜨
또 다시 연 이은 총기난사로 무고한 인명이 다수 희생됐다. 네바다주 리노의 카지노 앞에서 희생자 3명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묻지마 총질에 세상을 떠나야 했고, 뉴욕 맨해튼 한복판의 고층빌딩에서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남성이 쏴댄 M4 공격용 소총에 역시 무고한 시민 4명이 살해됐다.뉴욕주 미국 내에서도 가장 엄격한 총기규제법을 시행하는 주의 하나다. AR-15이나 M4와 같은 공격용 무기가 금지돼 있고, 위험 인물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레드 플래그 법’을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맨해튼 사건의 총격범은 총기규제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네바다주에부터 소총을 가지고 뉴욕까지 차를 몰고 가서 범행을 저질렀다. 다시 말해 뉴욕주의 강력한 총기 규제는 허술한 연방 차원 및 다른 주들의 총기 관련 법들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이번 사건은 총기 폭력이 더 이상 각 개별 주정부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드러냈다. 전국 어디서든 총기를 사고 팔 수 있고, 주 경계를 넘
지난 15일 발표된 올해 연례 노숙자 전수조사 결과를 통해 LA 시와 LA 카운티의 노숙 인구가 소폭 감소했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왔지만 주민들은 조사의 신뢰성과 함께 노숙자 문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LA 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LA 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지난해 1월 기준 총 7만5,312명에서 올해 1월 기준 7만2,308명으로 4.0% 줄었고, LA 시에서는 지난해 4만5,252명에서 올해 4만3,699명으로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LA시 지역별로 보면 LA 한인타운과 인근 지역도 노숙자가 감소했다.주민의회 구역별로는 타운 중심부 ‘윌셔센터-코리아타운’ 구역의 노숙자 수는 351명으로, 지난 2024년 조사 때의 479명과 비교해 26.7% 줄었다. 타운 동쪽 램파트 빌리지 주민의회 구역은 올해 1월 464명으로, 지난해 1월의 496명에서 6.5% 줄었다.반면 타운 인근지역은 노숙자가 더 늘었다. 타운 남쪽에 인접한 피코-
한때 남미의 부자반도 카리브해안의 보석인 ‘카라카스’ 중심에, 역사와 낭만이 살아 숨 쉬는 낙원의 땅인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 오랫동안 기름 팔아서 태평성대를 누리는 나라였다. 하지만 문제는 기름 값이 떨어지자 나라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이었다. 다른 산업은 거의 기울러져 정부는 복지에 돈을 무분별하게 뿌리고 정권은 부패해 민주주의는 약화되었다. 그 결과 경재는 붕괴되고 사람들은 먹을 것도 의약도 일자리도 없는 환경에 내몰렸다. 지금 이 나라의 경제상황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돈은 가치가 없어 종이 조각으로 추락되었다..기름은 있는데 정유시설이 망가져서 수출도 못하고 국제제재 때문에 외국과 거래도 어렵다국민의 삶은 생존이 위협받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경제적 출구를 찾기 위해 최근 석유가 대량 발견된 ‘가이아나’ 땅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이것은 단순한 범죄나 외교문제가 아니다. 왠냐면 지금 베네수엘라는 미국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어머니도 오신다. 어머니는 언제나 시원한 바람을 안고 오신다. 참나무 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보다도 더 시원한 바람이다. 생전의 어머니는 더위를 탓한 일이 없었다. 식구들이 더워서 숨을 헐떡일 때 어머니는 우리 형제를 엎드리게 하고 샘물로 등물을 쳐 주시곤 했다. 등물을 치고 나면 숨이 넘어갈 듯하던 몸이 금방 서늘해지는 것이 신기했다.어머니는 태어날 때부터 더위를 모르는 분 같았다. 우리가 덥다고 투덜댈 때 한 번도 덥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기다리던 여름 방학이 왔다. 방학 때 외갓집에 가자고 동생과 함께 이날을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렸다. 방학이 가까워져 오자 외갓집에 갈 때 입을 새 옷과 신발을 사 달라고 어머니를 졸랐다. 옷은 새로 나온 나일론 옷을 입고 싶었다. 방학 이튿날 새 옷을 입고 마을을 나섰다.삼십리가 더 되는 외갓집까지 갈려면 이른 아침에 출발해야 했다. 버스도 없었다. 일찍 집을 나서도 여름 태양은 빠르게 우리를 따라왔다. 정오가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