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신기록, 진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아니 전 세계 어디를 뒤져봐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기록들이다.
탄핵, 탄핵, 탄핵…, 또 탄핵. 또, 또 탄핵. 도대체 몇 번인지 모른다. 감히 지존(至尊)에게 칼을 겨누었던 검사나부랭이 정도는 말할 것도 없다. 장관도, 감사원장도 탄핵이다.
그 결과 12·3 비상계엄 이후 5개월간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는 4차례 바뀌었다. 대통령이 갔다. 국무총리도 갔다. 경제부총리도 갔다. 그러니까 정부 수반이 대통령-총리-경제부총리-총리-사회부총리로 바뀌면서 ‘代代代行(대대대행)체제’란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아예 통치가 없어졌다. 이 정황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은 악담에, 독설에 저주다. ‘내로남불’에, ‘아니면 말고’식의 막말이 전매특허다. 그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정치인들의 입이 대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사실상 유죄로 확정, 파기환송을 하자 더 거칠어졌다. 악머구리 끓듯 지저댄다고 할까.
“대법원판결은 내 뜻과 다르다. 국민 뜻이 중요하다.” 이재명이 내뱉은 말이다. 이게 신호라도 된 양 민주당은 대법원의 결정을 ‘사법쿠데타를 저질렀다’고 일제히 규탄했다. 이는 그런대로 점잖은(?) 편이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겨냥해 “정치 모리배” “벼락 맞을 짓” 같은 원색적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 과두정을 획책한 왕당파를 처단할 때가 됐다“는 황당하고도, 공포스러운 논리에다가 ‘대법원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 중 압권은 김병기인가 하는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을 향해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는 글을 올린 것이다. 한 달 후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법원을 아예 없애기라도 하겠다는 건지, 정치로 법치를 누르겠다는 발상으로 들린다.
그 발언, 발언들이 혐오스럽고 지긋지긋하다.
이 아무 말 막 잔치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또 한 차례의 ‘오로지 이재명 지키기’입법폭주에 탄핵광풍이다.
민주당은 형사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판이 정지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아예 이재명 재판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 마련에 들어간 것이다.
또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거기에다가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대상에 법원 재판을 추가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 준비에도 들어가 3권 분립체제를 흔들어대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최상목 부총리 기습탄핵을 통한 ‘국무회의 식물화 공작’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 돼 대법원장 탄핵소추작업에 들어갔다. 대법원장 주도의 사법 쿠데타의 책임을 묻겠다는 거다.
그 모양새가 그렇다. 이재명구하기 총력전에 나서서 마치 생사를 건 전쟁을 치르는 것 같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에,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언행을 마구 쏟아내며, 삼권분립을 형해화(形骸化) 시키려는 입법폭주를 서슴지 않고 있다.
대법원의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 환송 후 더불어민주당이 내보이고 있는 행태다. 왜 그리 난리법석인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한민국 최고 재판부다. 그 판결은 하급심 판단을 구속하는 기속력(羈束力)을 가진다. 대법원 전원 합의체는 이재명에 대한 구체적 형량은 선고하지 않았지만 선고 내용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과 다를 게 없다. 이재명은 법적 대선 출마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의 출마는 그 자체가 국헌문란에 해당된다.
‘이 엄연한 사실 앞에 깊은 절망감에 빠져 집단적 이성상실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의 진단이다.
‘단순한 이성상실 증세만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팬덤정치에서, 개딸 파시즘을 거쳐 오직 이재명만을 위한 사교집단 비슷하게 흑화되면서 자정능력도, 집단지성도 상실한 게 이재명 표 민주당의 모습이다.’ 또 다른 지적이다.
종합하면 이런 게 아닐까.
‘이재명에게 절체절명의 사법리스크가 다가올 때마다 이상하게도 사법적 기적(혹은 음습한 공작일 수도 있다)이 일어났다. 법리와 상식을 뒤엎는 무죄판결이 잇단 것이다.
그 불패 신화를 통해 은연중에 자라난 것이 ‘휴브리스(hubris-오만)’증세다. 이 휴브리스 증세가 심해지면 추종자에게 복종만 요구 한다. 도덕적 균형을 상실하고 판단력을 상실한다. 주변에서도 흑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사법적 기적의 주술이 그만 깨졌다. 다 죽은 줄 알았던 대한민국의 사법정의가 되살아난 것이다. 뒤늦게 ‘현타(현실자각 타임-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가 찾아왔다. 네메시스(nemesis-보응)가 불현 듯 다가온 것을 감지했다고 할까. 이와 함께 악착스레 발버둥치고 있는 게 이재명과 민주당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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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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