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밀유출 논란 뒤 신임 잃고 유엔대사로 지명돼…집권 2기 첫 각료 교체
▶ “마가, 왈츠를 네오콘으로 인식…비서실장 등 다른 참모와 잘 못 지내”

루비오 국무장관(좌측)과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우측)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하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당분간 안보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왈츠 보좌관을 차기 주유엔 대사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는 군복을 입은 전장에서든, 의회에서든, 그리고 내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우리 국익을 우선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난 그가 새 역할에서도 똑같이 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국무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계속하는 동안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동시에 맡는 것은 헨리 키신저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대 안보보좌관인 왈츠는 지난 3월 민간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을 통해 기밀 유출 논란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뒤 꾸준히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논란은 정부내 외교안보라인 주요 인사들과 채팅방에서 예멘의 친이란 반군세력인 후티에 대한 공습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채팅방에 실수로 초대한 언론인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로 불리게 됐고, 민주당에서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왈츠 보좌관을 여전히 신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왈츠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봉합되는 듯했으나 이후 왈츠는 백악관 내에서 영향력을 대부분 잃었고, 백악관 참모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 그간 입지가 불안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그널 게이트 당시에는 외부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해임을 주저했으나, 이제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 교체를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언론은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주장하는 매파 성향의 왈츠가 다른 참모들과 정책적 차이 등으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핵 합의와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며 대외 개입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기에는 왈츠가 너무 매파라는 게 대통령 참모 대부분의 인식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은 왈츠를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인식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과거 보수 진영의 주류였던 네오콘은 외교·안보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선호하며 공화당 내에서 마가와 대척점에 있다.
왈츠가 이끌어온 국가안보회의(NSC) 내 네오콘 인사들에 대한 '청산'은 왈츠 교체 전부터 진행됐다.
'극우 선동가'인 로라 루머는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NSC 직원 일부가 충성심이 부족하고, 네오콘이라는 이유로 해고하라고 했다.
당시 왈츠는 직원들을 지키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가 임명한 NSC 직원 일부를 해고했고 이제 왈츠 본인도 퇴출당했다.
미국 언론은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에도 네오콘 딱지가 붙었으며 왈츠와 함께 사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왈츠가 다른 대통령 참모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악시오스는 왈츠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힘센 여성"이라고 칭하는 와일스는 백악관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힌다.
한 백악관 당국자는 "그는 그녀를 직원처럼 대우했는데 자기가 직원이고 그녀는 대통령의 화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후 주요 각료의 교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왈츠에 교체 사실을 알렸다.
왈츠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위대한 나라를 계속 섬길 수 있어서 매우 영광"이라고 밝혔다.
왈츠의 후임으로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서배스천 고카 NSC 부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4명의 안보보좌관을 임명했다.
마이클 플린은 안보보좌관 내정자 신분으로 러시아 측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결국 25일 만에 사임했다.
플린의 후임인 허버트 맥매스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격 및 정책적 차이로 갈등을 빚다 약 13개월 만인 2018년 4월 트위터로 해고됐다.
그 뒤를 이은 존 볼턴도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외교 정책에서 초강경 노선을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했고, 2019년 4월 경질됐다.
네번째 안보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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