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건강·의학 칼럼
▶ 백미보다 식이섬유 6배… 비타민 B군 등 풍부
▶ “비소 함유” 우려는 과장… WHO 안전기준 미만
영양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가능하면 현미를 선택하라고 권장해 왔다. 현미 한 컵에는 백미보다 식이섬유가 약 6배 더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마그네슘, 칼륨, 철분, 비타민 B군도 풍부하다.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현미와 같은 통곡물은 섭취 시 심장병, 제2형 당뇨병, 비만 및 일부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미의 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건강 및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현미에 암, 신경계 질환 등과 관련 있는 중금속 비소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섭취를 피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소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말한다. 미국 내 연구에 따르면, 현미와 백미 모두에서 검출되는 비소의 평균 수치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건강상의 위험을 줄 만큼 충분히 낮은 수준이다. 다양한 식단 속의 일부로 섭취한다면, 비소의 존재보다 현미의 영양학적 이점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유아나 어린아이처럼 특정 인구집단은 비소에 더 민감할 수 있다. 이를 걱정하는 부모라면 다양한 곡물을 섭취하거나, 비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쌀을 조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쌀에 왜 비소가 들어 있나백미와 현미는 기본적으로 같은 쌀이다. 백미는 현미에서 껍질과 씨눈을 제거한 것으로, 둘의 차이는 가공 과정에서 발생한다. 현미는 통곡물로 섬유질이 풍부한 겉껍질(겨), 영양이 풍부한 씨눈, 그리고 주로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배유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백미는 겨와 씨눈을 제거해 배유만 남긴 것으로, 이 때문에 현미가 더 영양가가 높다.
문제는 바로 이 껍질과 씨눈에 있다. 쌀은 주로 물에 잠긴 논에서 재배되는데, 이때 토양 속의 비소가 물에 녹아 식물 뿌리에 흡수된다. 현미는 겉껍질과 씨눈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백미보다 평균적으로 약 2배의 비소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쌀의 비소 함량은 토양, 재배 방식, 품종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일부 연구에서는 기후변화가 이러한 비소 수치를 높이는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쌀 속 비소 함량은미시간주립대 연구진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백미와 현미의 무기비소 평균 수치를 조사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현미는 평균 138ppb(10억분의 138), 백미는 93ppb 수준이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안전 기준인 350ppb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쌀에 대해 구체적인 권고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생수는 10ppb, 유아용 쌀 시리얼은 100ppb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현미, 얼마나 먹으면 괜찮나
해당 연구의 주저자인 크리스천 스콧 박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이 현미로 인한 건강 위험을 걱정할 수준이 되려면 하루 1.5컵 이상의 현미를 수년간 매일 먹어야 한다. 그는 “성인이 치폴레(미국 식당 체인)에서 현미를 먹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영양센터의 등록영양사 베스 체르워니는 “성인에게 현미는 매우 유익한 식품이며, 일반인이라면 매일 섭취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아나 임신부는 주의가 필요할까유아, 어린이, 임신부의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들은 신경계와 장기가 발달 중이기 때문에, 비소나 납 등 환경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다. 특히 유아용 시리얼이나 이유식에 쌀이 널리 사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유아의 첫 이유식이 반드시 쌀 시리얼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아보카도, 바나나, 호박, 고구마, 콩, 렌틸콩 등 다양한 식재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쌀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귀리, 보리, 퀴노아, 파로 등 다양한 통곡물을 제공해보는 것이 좋다. 쌀 우유나 쌀 시럽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권고다.
환경연구 헬름홀츠센터의 마리 뮤헤 박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쌀을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하고, 밀이나 보리를 더 자주 활용했다”며 “이런 식단 조절은 실제로 어렵지 않다. 다만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소 함량 줄이는 조리법은비소가 걱정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쌀을 조리해 비소를 줄일 수 있다. ▲쌀을 30분간 불린 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쌀을 끓는 물에 넣고 파스타처럼 넉넉한 물(쌀:물 = 1:4 이상)로 삶는다. ▲익은 후 체에 밭쳐 물을 버린다.
퀸즈대학교의 식물·토양과학 전문가 앤드류 메하르그 교수는 “비소의 상당량이 남은 물에 남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없다면, 쌀을 5분간 데친 후 새 물에 다시 삶는 방식도 있다. 2021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조리법으로 백미는 비소 함량이 3분의 2 이상, 현미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현미는 여전히 건강한 선택비소 함량이 현미에 더 많다는 사실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성인에게 이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다양한 식단 속에서 현미는 여전히 건강에 이로운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균형 잡힌 식생활과 조리법을 통해 비소 섭취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미를 지나치게 기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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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Amena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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