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교육부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내가 33년의 연방정부 복무 기간 중 3분의 2를 일한 곳이다. 정부 부처의 설립과 폐쇄는 의회의 의결, 특히 상원에서 절대 다수인 100명 중 60명의 승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교육부가 폐쇄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폐쇄를 준비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미 교육부의 역할과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고 인력도 반으로 줄었다.
트럼프의 작은 정부에 의한 효율적 운영 정책으로 연방정부의 모든 부처들이 대규모의 인력 축소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국가 부채가 정부 예산의 5배가 넘는 37조 달러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책임있는 정부로써 당연히 집행해야 할 정책이다. 세금으로 갚으려면 한 가구 당 27만 5천불에 해당하는 빚이고, 매년 8천 500억 불의 국방예산 보다도 많은 9천 520억 불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엄청난 빚더미 위에서 방만한 정부의 적자지출을 계속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미 의회 정부회계 감사실(General Accounting Office)의 추산에 의하면 2018-2022년 동안 매년 2330-5210억불의 예산이 부정으로 지출되었다.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끄는 머스크(Elon Musk)는 이 보다 훨씬 많은 6000-7000억불이 매년 부정 지출된다고 추산한다. 트럼프의 효율적인 정부운영 정책이 정부의 부정 예산 지출을 근절시켜 주길 바란다.
그러나 정부의 조직개편과 예산삭감이 충분한 검토도 거치지 않고, 직업을 잃게 되거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이 너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또 많은 정부 연구 프로젝트들이 종결되거나 크게 축소 개편되고 있는데, 그 결과가 가져다 줄 장기적인 영향이 충분히 검토된 후 내려진 결정들인지 의문이다. 교육부 내에서도 미국 교육연구의 중심 역할을 해 온 교육과학원(Institute of Education Sciences)의 프로젝트들이 거의 모두 중단됐다. 200명에 가깝던 직원도 20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교육과학원에서 나와 함께 일하던 젊은 연구원들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있다. 교육부의 지원으로 59년 동안 운영되어 오든 10개의 지역교육 연구실(Regional Educational Laboratories)도 문을 닫았다. 나도 이곳에서 퇴직 후 5년 동안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오다 몇 주 전 하던 일을 즉시 중지하라는 명령(Stop-work Order)을 받았다.
내가 교육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14년 동안 근무한 국방부 산하 육군 행동과학연구소(Army Research Institute)도 다른 부서로 축소 이전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의하면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 Human Services)와 다른 정부 부처들을 통해 대학과 연구기관들에게 지원되어 오던 기초과학 연구비와 건강의료 연구비까지 대폭 삭감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는 그 결과가 나오고 실용적으로 이용될 때까지 효용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또 많은 연구들이 5-10년 후의 실용적 가치를 내다 보면서 설계된다. 특히 기초과학, 건강의료, 교육개혁, 사회정책 개선 등을 위한 연구는 그의 효율성이 증명되기까지 10년, 20년의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대통령의 임기 중에 정부의 효율적인 개편과 운영의 효과를 유권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정부효율부가 긴 시간 효율성이 증명될 수 없는 연구프로젝트들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과학적 지식의 향상과 첨단 기술의 개발로 세계를 계속 리드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건전한 연구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연구의 뒷받침이 없이는 진정한 지식의 향상과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원의 폐쇄로 중단된 연구프로젝트들도 그 연구 결과들이 미래의 미국 교육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검토한 후 재고되길 바란다.
정부효율부가 예산감축의 단기적인 성과와 업적과시를 위해 교육과 연구를 위한 투자를 과도하게 줄여 미국을 미래의 국제대열에서 뒤쳐지게 만드는 실수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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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춘 전 미 교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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