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회 수퍼보울이 열리는 오는 9일은 ‘내셔널 파티 데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캔자스시티 칩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NFL 챔피언십을 놓고 뉴올리언스 시저스 수퍼돔에서 격돌하는 이날 전국적으로 1억 명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흥겨운 파티를 벌이면서 지구촌 최대의 단일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 경기를 즐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수퍼보울이 열리는 수퍼선데이에 열리는 크고 작은 파티는 수백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신년 전야 파티 수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파티 당 참석자를 10명 내외로 정도로 추산한다면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파티를 즐기며 경기를 본다는 얘기다. 바 혹은 식당에서 경기를 보는 미국인도 1,7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집에서 홀로 혹은 가족과 단촐하게 경기를 보는 미국인까지 합친다면 수퍼보울 시청자는 1억 명을 훌쩍 뛰어 넘게 된다.
파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과 음료. 이날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음식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추수감사절에 이어 음식 소비량이 두 번째로 많은 것이 수퍼보울이 열리는 수퍼선데이다. 이날 미국인들이 먹어치우는 칩만 해도 무려 1만3,000톤에 달하고 12억5,0000만개의 치킨 윙이 미국인들의 위속으로 들어간다. 엄청난 칩 소비량이 말해주듯 아보카도로 만든 과카몰리 또한 3,600톤이 소비된다.
피자 또한 빠질 수 없는 수퍼선데이 파티 음식. 이날 피자 주문량은 1년 중 최고이며 특히 하프타임 중에는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 1년 총 8,760시간 중 피자업계의 가장 바쁜 1시간으로 공식화됐을 정도다. 여기에 곁들여 지는 것이 맥주. 맥주회사들은 연 매출의 3.5% 이상을 이날 하루에 올린다.
음식과 술이 넘쳐나는 파티에는 숙취와 피곤 등 후유증이 따르는 법. 수퍼선데이 다음 날인 월요일 미 전국 직장에서는 병가 신청이 급증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는 수퍼선데이 다음 날 직장에 병가를 낸다고 밝혔으며 특히 중장년층의 비율이 더욱 높았다.
이런 파티들을 통해 수퍼보울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친구들이 수퍼보울을 매개로 한 자리에 모임으로써 유대와 친근감을 형성하는 더할 나위없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특히 직장 동료들 간의 우정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사회심리학자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 신뢰를 만드는 데는 친숙함과 유사성, 그리고 자기노출(신상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 등 세 가지가 필수적인데 수퍼보울 같은 이벤트는 이런 것들을 쌓아 가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고 지적한다.
수퍼보울은 NFL 챔피언을 가리는 단판 매치인 만큼 수준과 재미도 최고다. 특히 올 수퍼보울에서 캔자스시티 칩스는 사상 첫 수퍼보울 3연패에 도전한다. 칩스는 최근 6년 사이에 5차례나 수퍼보울에 진출했고 지난해 2연패를 포함, 4차례나 우승을 한 명실상부한 NFL 최강팀이다.
캔자스시티 칩스에 비견할만한 팀은 2002년부터 2019년 사이에 9번이나 수퍼보울에 나가면서 6번 우승을 했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과연 올 수퍼보울에서 상대팀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캔자스시티의 ‘왕조 구축‘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면 ’언더독‘에 마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수퍼선데이는 공식 휴일이 아니지만 비공식 내셔널 할러데이로 불리는 축제의 날이다. 아직 수퍼보울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면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조촐한 자리를 먼저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