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주정부 첫 사용금지
▶ “중 공산당 인프라 침투 차단 목적”
▶ 대만·이탈리아 기관 등서도 제한
▶ 전문가 ‘보안 취약’ 등 위험성 지적
▶ “틱톡금지법, 딥시크에도 적용 가능”
저비용·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 개발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중국계 짧은 동영상(쇼트폼) 플랫폼 틱톡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딥시크가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빼돌릴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동일한 우려에서 지난해 제정된 ‘틱톡금지법’처럼, 딥시크를 미국에서 퇴출시키는 내용의 ‘딥시크금지법’도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텍사스주(州) 주지사는 전날 주정부 지급 기기에서의 딥시크 AI 이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틱톡금지법의 발효 예정일이었던 지난달 19일 전후 다운로드가 급증한 ‘중국판 인스타그램’ 레드노트, 틱톡의 자매 애플리케이션(앱)인 레몬8의 이용도 함께 금지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는 중국 공산당이 데이터 수집 AI와 소셜미디어 앱을 통해 우리 주의 중요한 인프라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정보 보호 목적의 조치임을 밝혔다. “미국에서 딥시크 AI 인기가 급상승한 가운데 특정 주에서 이를 금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앞서 미국 해군도 지난달 28일 장병 전원에게 딥시크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밖에서는 대만 디지털부,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기관 등이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이들 기관 역시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과 안보 위험성을 이유로 들었다.
딥시크의 AI 챗봇 ‘딥시크’는 지난달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V3와 R1 등을 차례로 공개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 기간이 2개월여에 불과한 추론형 모델 R1이 오픈AI의 경쟁 모델 o1을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능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결과 딥시크는 지난달 말 미국 앱스토어(애플 앱 마켓) 무료 다운로드 앱 1위에 오른 뒤, 계속 같은 자리를 유지 중이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작년 10월 1일 2,300건에 그쳤던 딥시크 이용 건수는 지난달 19일 7만1,200건으로 폭증했다.
딥시크가 챗GPT 등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른 것은 아직 아니다. 챗GPT의 지난달 19일 이용 건수는 1,490만 건으로 딥시크의 200배를 웃돌았다. CNBC는 “딥시크가 챗GPT를 따라잡기에는 갈 길이 멀다”며 “그럼에도 여러 기관에서 즉시 딥시크 이용 금지 조치를 내린 데에는 이 앱의 위험성이 반영돼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딥시크가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도 정보 유출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 컨설팅 회사 롱뷰글로벌의 선임 정책 분석가 듀워드릭 맥닐은 “악의적 행위자들이 딥시크에서 가져갈 수 있는 데이터가 구글 검색보다 20배 더 위험할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딥시크의 보안 취약성 때문에 외부 해킹 세력으로부터 대량의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미국 전략·국제학센터의 전략기술 프로그램 책임자인 맷 펄도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쓸모없는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딥시크는 중국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앱에 입력된 모든 데이터는 정국 정부가 원하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펄은 이런 위험성을 감안할 때 딥시크 역시 결국 틱톡처럼 미국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틱톡금지법의 적용 대상에 틱톡뿐만 아니라 ‘외국 적대 세력이 통제하는 기업’,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기업’도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딥시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펄은 “미국 기업들은 딥시크가 시장을 장악할 경우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따라서 행정부에 강력하게 로비할 것”이라며 틱톡 금지에 반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딥시크 금지’와 관련해선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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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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