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언론·외신, 매체 성향 따라 트럼프 취임사에 대한 평가·반응 엇갈려
▶ 폭스 “변화 물결이 나라 휩쓸어”…NYT “통합 표현 거의 생략, 분열정책 설명”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밴스 부통령[로이터]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미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력하고, 가장 존경받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이를 위한 여러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과 외신들은 성향에 따라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았다.
보수성향인 폭스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 주요 내용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적 성공의 새 시대'를 다짐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연설 내용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는 큰 고통을 겪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되돌리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비, 용기, 탁월함으로 가득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한 부분 등을 소개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가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선언했다"며 "새 대통령은 국경과 에너지, 정부 개혁과 관련된 우선 과제를 앞세워 추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다른 주요 언론과 외신들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다소 비판적인 관점에서 다뤘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 인사들을 면전에서 강하게 비난하는 등 통합을 강조한 역대 미 대통령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정부는 신뢰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수년간 극단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우리 국민에게서 권력과 부를 뽑아갔으며 우리 사회의 기둥들은 쓰러지고 완전히 황폐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우리의 훌륭하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지만,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보호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을 비난하기도 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취임식에서 보여준 힘의 과시는 트럼프의 '스트롱맨'(strongman) 페르소나와 전능한 대통령 권한에 대한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가 국내외에서 강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NBC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통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난 대선(2020년) 패배와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에 대한 수사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불만에 사로잡힌 사람의 관점에서도 얘기했다"면서 "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지자) 집회 연설의 주제와 불평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직 자신만이 살릴 수 있는 무너져가는 나라의 암울한 모습을 그렸다"며 "그는 취임사에서 대부분의 대통령이 선호하는 고결한 주제나 통합적인 표현을 거의 생략하고, 종종 분열을 야기하는 일련의 정책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취임사에 대한 시사 전문 칼럼니스트들의 평가를 전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인 E.J. 디온 주니어는 "나는 트럼프가 이번 2기 임기를 미국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기회로 보고 자신의 분노와 복수심을 뒤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어떤 말을 할 거라고 정말로 바랐다"며 "하지만 이번 연설은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다시 확인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는 역사적인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위한 선서를 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약속했지만, 취임사의 대부분을 자신이 '미국의 쇠퇴'라고 부르는 현상을 되돌리기 위한 강경 정책을 선전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7대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은 종종 분열을 일으키는 연설을 통해 불법 이민과 문화 전쟁을 겨냥하며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복귀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는 자신을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주의자로 묘사하려 했지만, 그의 연설은 과거 대통령들의 연설과 달리 종종 극단적인 당파적 성향을 보였다"며 "바이든이 근처에 앉아 예의 바른 미소를 짓는 동안 트럼프는 이민에서 외교에 이르기까지 바이든의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취임식은 두 번 탄핵을 당하고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견뎌내고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시도로 기소된 정치적 혼란 야기자(political disruptor)에게 승리의 귀환을 완성한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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