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와 기도의 치유력에 대한 과학적 견해
▶ AP 여론조사, 미국인 72% “기도의 힘 믿어”
▶종교·기도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
▶“기도에만 의존하며 치료 전혀 안 받는 건 위험”
기도가 병에 걸린 환자들을 돕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다음은 정신과 의사이자 컬럼비아대 생명윤리학 석사프로그램 디렉터로 ‘의사선생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겠어요? 의학, 원목, 그리고 전체적인 치유’의 저자인 로버트 클리츠먼의 글이다.
나는 인턴 시절, 한 젊은 여성을 치료한 적이 있다. 그녀는 전이성 유방암을 앓고 있었고, 매일 아침 나를 향해 희망이 가득한 반짝이는 푸른 눈빛을 보내곤 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의료적 조치를 취했지만, 안타깝게도 암은 더 퍼져갔다. 그녀는 지속적인 열과 함께 구역질 증상을 겪었고, 곧 내가 병실에 들어갈 때 나를 더 이상 거의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날 동안 그녀는 피곤한 듯 옆으로 누워 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가톨릭 신자였는데, 어느 날 난는 한 신부님이 그녀를 방문하기 시작한 것을 보았다. 일주일 후, 병실에 들어갔을 때 그녀는 다시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어떤 초월적인 것과 다시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한 달 후 세상을 떠났지만, 이전보다 훨씬 덜 우울해 보였다. 신부님은 내가 줄 수 없는 무언가를 그녀에게 제공한 듯했다.
종교, 영성, 그리고 기도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은 흔히 두려움과 절망을 느끼며 종교적, 영적 믿음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2023년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2%가 기도의 힘을 믿는다고 응답했다. 종교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사망, 자살, 약물 남용, 우울증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
최근 나는 기독교인, 유대인, 무슬림, 세속적 인본주의자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과 종교적 배경을 가진 병원 원목들을 인터뷰하여 심층 연구를 완료했다. 이 연구는 수많은 환자와 가족에게 종교적 또는 영적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원목들이 여러 방식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왜 영성과 기도가 도움이 될까
종교와 건강에 관한 일부 주장들은 사실이 아니며 환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어떤 환자들은 저에게 “내 동생이 나더러 더 많이 기도했더라면 암에 걸리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고 이야기한다. 일부 사람들은 신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적으로 질병을 일으키고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인턴 시절 나는 기도에 의존하며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암이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환자들도 보았다. 우리는 그들이 죽어갈 때 그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중보기도’가 환자의 신체 생물학적 과정을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연구는 전반적으로 이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그러나 강한 영적 또는 종교적 신념이 있다면, 정의가 어떻든 간에, 심리적으로 병에 맞서고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기도와 신앙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뇌의 변화: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강한 종교적 또는 영적 신념은 뇌의 특정 부분을 두껍게 하며, 이는 우울과 절망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신경 저장소를 제공한다.
▲목적: 종교와 영성은 넓게 정의할 때, 의미와 목적, 그리고 희망을 제공한다.
▲의미: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의미를 찾거나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는 전통적인 신앙을 통해서일 수도 있고, 예술, 시, 과학, 수학, 자연 또는 우주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일 수도 있다. 한 환자는 자신이 “종교적이지 않다”고 말하면서 “나는 열역학 제3법칙을 믿는다: 에너지는 창조되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단지 다른 형태로 계속될 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회적 서포트: 종교적 및 영적 모임은 또한 중요한 사회적 지원과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이런 모임은 반드시 종교적일 필요는 없다. 요가 모임, 독서 모임, 또는 해리 포터에 관한 페이스북 토론 그룹이 될 수도 있다.
■기도가 나와 맞지 않는다면
나는 기도가 많은 환자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평온의 기도’를 한다: “신이시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차이를 아는 지혜를 주소서.”
하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질병이나 삶의 끝을 맞이할 때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환자들은 강이나 호수, 언덕을 걸으며 감상하거나 공원에 앉아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또한 명상과 마음 챙김을 연습할 수도 있다. 조용히 호흡이나 몸의 각 부분이 느끼는 것에 집중해 볼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하루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예를 들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병원 원목의 역할
누구나 병원 원목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요즘 원목들은 종교 간 및 비종교적 접근 방식에 대한 교육을 점점 더 많이 받고 있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포스트-종교적’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원목이 환자에게 자신을 소개하자 그 환자는 “내 종교는 CNN이야: 정치와 지식!”이라고 외치며 거부했다. 원목은 당황하며 떠났지만, 다음 날 다시 찾아와 “현재 정치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고, 이 환자는 이 원목과의 대화를 감사히 여겼다.
또 다른 원목은 죽어가는 한 환자가 삶에 가치가 없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다. 원목은 환자의 식사 트레이에서 빵 한 조각을 집어 들고 말했다. “빵은 정말 놀랍지 않나요? 빵 한 조각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삶은 외부 성취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어진 날들을 즐기는 것이 괜찮은 것이 아닐까요?” 환자는 밝아지며 새로운 의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통찰은 중병이 없더라도 우리 삶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는 병에 걸리거나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알게 될 수 있다. 이러한 통찰에 대한 인식은 종종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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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ert Klitz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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