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발언 보면 전형적 대북 강경파…통일·北인권에도 관심
▶ 한미일 협력 강조…日에 위안부 전향적 태도 전환 촉구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발탁할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줄곧 북한과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해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지한파'이자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미 정부가 북한을 한때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한 것을 비판하는가 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는 철저한 경계심을 드러냈고 북한 인권·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북한 문제 해결과 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루비오 의원은 외교위 산하 동아태소위 간사를 맡은 2013년 3월 대북정책 청문회에서 "북한의 무기가 미국 등 서방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을 늦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통일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성명을 내고 "북한은 이란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테러 집단 등을 통해 테러지원국인 이란, 시리아를 지원하고 있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포함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을 비판한 것인데, 그는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강제수용소에 감금되고 굶주리는 주민들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루비오 의원은 이듬해 1월 한국을 방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민감한 기술을 나쁜 나라에 수출하고 주민을 억압하면서 미국인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한국에 군사도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대해도 평양이 그것을 악용해 도발하는 정책을 이루게 해선 안 되고 북한에 퍼주기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한반도가 반드시 민주주의하에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빨리 그날이 오기를 희망하고 있고,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뒷받침할 것이며, 이 점에 대해서는 초당적 지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과 대화를 하는 데 있어 남한과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야 하고, 북한과 일방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은 생산적이거나 지속가능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한 직후인 3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 연례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은 지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실어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로켓도 갖고 있다"며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10년 뒤에는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의원은 같은 해 12월 방미한 류길재 당시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역할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 여건 조성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안보적·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이 긴밀한 안보·경제협력을 유지하고 중국, 일본 등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대북 강경 발언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루비오 의원은 2015년 9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두고 "수십 개의 핵무기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가진 미치광이가 북한에 있다"고 비난했다.
이듬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2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은 거대한 위협이고, 북한 지도자는 미치광이"라며 "북한은 지금 우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아마도 괌과 하와이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경선 경쟁자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동맹 경시 기조에 대해 "세계 경제 규모 9위면서 원조 공여국이자 미국을 지지하는 한국과 또 다른 성공 스토리인 일본이 없었다면 오늘의 미국 경제성장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은 8억 달러의 (주한미군)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회의론을 보였다. 루비오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아주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그들(북한)은 게임을 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들이 미국 본토를 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열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며 김정은도 그 사실을 안다. 따라서 이것들을 포기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루비오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역설한 적도 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트럼프 당선인으로 사실상 굳어진 그해 7월 안호영 주미대사를 만나 "앞으로도 양측 간 소통 채널을 열어놓는 게 중요하며, 그래야 지속적으로 무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장애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한미동맹이 전략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트럼프의 보호무역 공약을 겨냥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하면서 '충성파'로 분류된 이후에는 '미국 우선주의' 쪽으로 외교·안보 분야 인식의 방향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의원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 6일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북한, 이란, 중국, 러시아 등 적들이 연합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는 해외에서 어떻게 투자하고 무엇을 할지 매우 실용적이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 실용외교 정책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는 과거사 문제로 인해 한일관계가 경색된 때에는 일본 정부에 전향적 태도 전환을 요구한 적도 있다.
2015년 3월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과 한국 간의 균열을 이용해 두 나라가 많은 문제에서 협력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역사적 정확성은 물론 지정학적 안정이라는 이익을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가 더욱 전향적 입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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