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테슬라 주가 급등…달러도 강세
▶ ‘진짜 금’은 주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식 등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로 꼽혀왔던 자산들이 거침없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11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10% 급등했고 '대선 일등공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 주식 가격도 하루에만 9% 가까이 오른 가운데,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장중 8만9천달러를 찍는 등 9만 달러선에 다가서고 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5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10.75% 오른 89,100.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선 직전이던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1.14%나 오른 것이다.
일주일 사이 도지코인(+121.32%)·솔라나(+38.45%)·이더리움(+38.02%) 가격도 급등했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젝코에 따르면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3년 만에 3조달러(약 4천203조원)를 돌파했다. 코인 관련주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하루 19.76% 뛰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관련주 약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거액의 손실을 봤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하락에 돈을 건 투자자들의 손실액은 6일 이후 3천700만 달러(약 518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말했으며 이에 따라 가상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8.96% 상승,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50달러에 안착했다.
테슬라 주가는 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상승률이 44.12%에 이른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5일 약 8천71억달러에서 이날 종가 기준 약 1조1천235억달러로 3천164억달러(약 443조3천713억원)가량 불어났다.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 선거운동에 최소 1억3천만달러(약 1천822억원)를 쓰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론전을 지원해온 만큼,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테슬라의 향후 사업 전망이 첨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풀 셀프 드라이빙'(FSD) 등과 관련한 규제에 영향을 받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대로 머스크가 신설되는 정부효율성위원회 수장을 맡을 경우 테슬라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다.
미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뉴욕증시 종가 기준으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4,000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0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공약이 어떻게 현실화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달러 가치도 강세를 이어가면서 7월 초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블룸버그통신을 보면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12일 오전 9시 55분 기준 105.493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5일 한때 103.373으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 11일 한때 저점 대비 2.25% 오른 105.705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디지털 금' 비트코인의 파죽지세 상승과 달리 실제 금값은 미 대선 이후 주춤하는 모습이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온스당 2,710.44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2,610.70달러까지 3.67% 내렸으며, 2,623.65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후 최저다.
이날 근월물 금 선물 가격은 2.8% 하락, 2021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값 약세에는 달러 강세, 미 국채 금리 상승, 차익 실현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팩트셋 자료를 보면 이미 8일 기준 비트코인 ETF 상품인 IBIT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343억 달러(약 48조원)로, 330억 달러(약 46조2천억원)에 못 미치는 금 ETF인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IAU)를 넘어섰다.
시티그룹의 드루 페팃은 "시장이 지금 환희의 영역에 있다"면서 낙관론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시장과 경제에 친화적일 것이라는 생각하면서 악재 가능성에는 눈감고 있다고 봤다.
반면 관세와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재정적자 심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논거를 바탕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시장의 허니문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중론을 피면서, 최근의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 상승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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