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라틴계 남성’에서 첫 승리…‘흑인 남성’에선 해리스 선전
▶ 대졸자 해리스, 저학력층 트럼프 쏠림…백인 여성도 교육수준 따라 갈려
▶’낙태 대부분 합법’ 응답 유권자 절반이 트럼프 지지…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
대선 승리 선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5 대선에서 압승한 가운데 라틴계 남성의 급격한 지지 증가와 젊은 유권자 및 중도층에서의 지지세 확대 등이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6일 나왔다.
특히 연방 차원의 낙태권 판결인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되고 처음 진행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낙태 이슈는 결정적인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학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저학력층 유권자들의 지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쏠린 것도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 트럼프, 라틴계 남성 유권자 투표에서 첫 승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색 인종 유권자 그룹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CNN이 선거 당일 및 사전투표 등에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4%)은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 부통령(44%)보다 10%포인트(P)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라틴계 남성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과 2020년 모두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31%P,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P 우위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라틴계 남성들의 지지 정당 후보가 뒤바뀐 것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여성 유권자 그룹에서는 24%P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 수치는 2016년(44%P), 2020년(39%P)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중요 유권자 그룹으로 주목받았던 흑인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엇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58%P)는 클린턴 전 장관 때(+69%P)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바이든 대통령(+60%P)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이 남녀간 성별 대결로 주목받으면서 관심을 끌었던 백인 여성 유권자 투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보다는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위(+5%P)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남편 몰래 투표하자'는 캠페인까지 벌였으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 교육수준 따라 격차…트럼프, 학위 미소지자 득표율 높아
두 후보에 대한 인종별, 성별 득표율 차이는 교육 수준에 따라 더 벌어지기도 했다.
NBC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득표율은 각각 55%, 42%였다. 여성 유권자에게서 두 후보는 각각 45%, 53%의 표를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2020년보다 3%P 올랐다.
백인 여성의 경우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의 57%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은 41%에 그쳤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여성 중에는 35%만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줬다. 63%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로이터통신의 조사 결과를 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학을 가지 않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56%의 표를 얻었다. 2020년과 비교해 6%P 높다. 올해 해리스 부통령의 득표율은 42%였다.
대학 학위 소지자의 55%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42%로, 4년 전보다 1%P 낮다.
◇ 젊은층에서 트럼프 지지세 강화…65세 이상에서는 해리스가 승리
세대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층에서 지지세가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18~44세 유권자에서 여전히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차지했으나 격차는 이전보다 줄었다.
18~29세 유권자 그룹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2016년에는 19%P, 2020년은 24%P 더 높게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 규모는 13%P에 그쳤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한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9%P 우위를 기록했다. 2020년의 경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32%P 이겼으나 이번에 이 유권자 그룹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움직인 것이다.
30~44세 유권자의 경우에도 민주당 후보가 5%P 우위에 그치면서 2016년(10%P)보다 지지세가 줄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64세 유권자 그룹에서 이전의 지지세를 회복했다. 그는 2016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8%P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고령자 그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에 근소하게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유권자 그룹에서 2016년 7%P, 2020년 5%P 우위였으나 이번에는 1%P 뒤졌다.
지역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골(2016년 27%P 우위 → 2024년 27%P 우위)과 교외 지역(2016년 4%P 우위 → 2024년 2%P 우위)에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지를 다시 회복했다.
◇ 예상외로 위력 약했던 낙태 이슈
성별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유권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0%P 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2016년(+13%P)이나 2020년(+15%P)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낙태 이슈를 놓고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답한 유권자 그룹에서는 78%P 우위를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밝힌 유권자에서는 4%P만 앞섰다.
이는 '낙태가 대부분의 경우에 합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절반가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표심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권자들에게 낙태, 경제, 외교정책, 이민, 민주주의 상태 등 5가지 이슈 중 투표에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물었을 때 낙태를 택한 유권자는 14%에 불과했다. 대부분 유권자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32%)를 꼽았다.
나아가 이번 대선에서 낙태권 보장과 관련한 투표를 한 주(州) 가운데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네바다의 경우는 '낙태권 보장' 투표는 가결됐으나 대선 투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후보를 이긴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 개표가 진행 중인 두 곳에서 5%P씩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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