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Hail Mary(헤일 메리)'라는 표현을 듣는다. 원래는 카톨릭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도움을 구하는 기도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주로 운동 경기에서 사용되며 경기에서 승리를 염원하며 간절히 도움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사업, 정치, 혹은 개인적인 삶에서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시도해보는 행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 표현을 떠올리게 한 운동 경기가 두 개 있었다. 첫 번째는 지난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웃슨 고등학교 개명식에 참석했을 때이다. 이 학교는 원래 W.T. Woodson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제는 Carter G. Woodson으로 개명되었다. 학교는 여전히 ‘웃슨'이라 불리긴 한다. 그러나 전자는 1929년부터 1961년까지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교육감으로 일하며 인종 통합 정책에 반대했던 인물이고, 후자는 1875년에 흑인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20세에 고등학교에 입학해 단 2년 만에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후에 하워드 대학에서 문리대 학장직을 맡았던 흑인 역사학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개명식에서 인사말을 전한 사람들 중에는 1962년부터 35년 동안 남자 농구팀 코치를 맡았던 이도 있었다. 그는 인사말 중에 Tommy Amaker(아마커) 선수를 언급했다. 아마커 선수는 웃슨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듀크 대학에서 활약했고, 이후 듀크 대학에서 보조 코치를 거쳐 시튼홀과 미시간 대학에서 코치직을 맡았으며 현재는 하버드 대학의 코치로 있다.
내가 관전했던 아마커 코치의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게임은 1983년의 일이었다. 그때 웃슨 고등학교와 내가 졸업한 T.C. Williams 고등학교가 노바 지역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게임 종료 4초 전, T.C.가 득점하면서 2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그때 아마커 선수가 공을 잡고 웃슨 진영에서 빠르게 드리블하여 코트 중간에서 슛을 던졌다. 그야말로 헤일 메리 슈팅이었다. 공은 들어갔지만, 심판의 판정에 따르면 공이 선수 손을 떠나기 바로 직전 게임 시간이 종료되었다고 한다.
결국 헤일 메리 슈팅은 실패로 간주되었다. T.C. 팀을 응원하던 나는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또 다른 헤일 메리 경기는 지난 일요일의 워싱턴 팀과 시카고 팀 간의 프로 풋볼 경기였다. 워싱턴 팀을 응원하던 나는 내내 긴장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셋째 쿼터가 끝나기 몇 분 전까지 워싱턴 팀은 일방적으로 우세했지만, 터치다운은 하나도 없이 필드골만 4번 성공시킨 상황이었다. 상대 팀의 엔드존에 가까이 가고도 결정적인 마무리가 부족했다.
내 우려는 셋째 쿼터가 끝날 무렵 현실이 되었다. 시카고 팀은 43초를 남기고 터치다운을 기록해 12대 7로 따라잡았다. 그리고 게임 종료 25초를 남기고 또 다시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이어 2점 추가 득점까지 성공하며 15대 12로 역전했다. 워싱턴 팀은 공격권을 넘겨 받았지만, 적어도 필드골을 성공시켜야 동점이 가능했다. 하지만 단 2초를 남기고 공격 위치는 워싱턴 팀 쪽의 48야드 지점이었다. 필드골을 시도하기엔 불가능한 거리였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긴 패스뿐이었다. 리시버들이 엔드존까지 달려갈 시간을 벌기 위해 쿼터백은 수비를 피하며 시간을 끌었고, 약 35야드 지점에서 패스를 던졌다. 그 패스는 엔드존 앞에서 워싱턴 팀과 시카고 팀 선수들의 손끝을 스쳤고, 튀어나간 공을 엔드존에 있던 워싱턴 선수가 잡아냈다. 드디어 터치다운! 워싱턴 팀은 18대 15로 역전했다.
이 극적인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이 헤일 메리 패스가 단순히 기적만을 바라는 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팀은 많은 연습을 해왔단다. 성공 가능성은 낮았지만, 무조건 운에만 의지한 것이 아니라 노력과 준비가 뒷받침된 것이다.
이 두 경우 모두 헤일 메리는 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되는 시도임을 알려주었다.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연습 없이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공짜는 없다. 운동 경기에서도, 삶에서도 노력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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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변호사, VA 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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