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시대에 모압왕 에글론이 암몬과 아말렉 족속을 모아 이스라엘을 쳐서 종려나무 성읍인 여리고를 점령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18년 동안 모압 왕의 지배를 받았다. 이때 베냐민 지파의 사사 에훗이 등장하여 혼자 모압 왕을 죽이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압의 지배로부터 구출하였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우리들에게 에훗은 이스라엘의 안중근과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에훗은 왼손잡이였다(삿 3:15). 전통적으로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라틴어에서 ‘왼쪽’을 뜻하는 단어 ‘sinistra’는 ‘불길한’ 혹은 ‘사악한’이라는 의미로 발전했는데, 이 때문에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강제로 고치려는 시도도 많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왼손잡이 에훗을 사사로 세워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에훗은 모압 왕 에글론에게 조공을 바치러 갈 때 왼손잡이였기 때문에 그의 오른쪽 허벅지에 한 규빗되는 칼을 감추고 갔다. 규빗은 이스라엘의 측량단위로 어른의 팔굽에서 손끝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당시 사람들은 오른손잡이가 보편적이라 무기를 왼쪽에 차고 있었기 때문에, 모압 병사들이 에훗의 오른쪽 허벅지는 검사하지 않았다.
에훗은 모압 왕에게 공물을 바치는 척하다가 그를 찔러 죽였다. 에훗이 찌른 칼은 뚱뚱한 모압 왕 에글론의 배에 칼자루까지 들어가 그 끝이 등 뒤까지 나왔다고 했다. 모압 왕을 죽인 에훗은 나팔을 불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일깨우고 그 기세를 몰아 하루 아침에 모압 사람 일 만 명을 죽이는 대승을 거두었다.
에훗의 왼손잡이는 모압 왕 에글론을 죽이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압의 압제로부터 해방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소로 작용하였다. 왼손잡이 에훗을 사사로 세워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압의 압제로부터 구원함으로써 하나님은 고대 사회의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뛰어 넘으신다.
오늘날에는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파블로 피카소,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이클 조던, 오바마 대통령 등, 많은 예술가, 과학자, 운동선수, 정치가들이 왼손잡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왼손잡이가 더 우수하며 창조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되어 주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사야 41장 10절에,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시편 16편 8절에,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내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여기서 하나님의 오른손은 힘과 능력을 상징하여, 그 힘으로 그의 백성을 지키고 보호해 준다는 의미이다. 오른손에 대한 강조는 하나님의 구속적이고 보호하시는 능력을 상징하는데 쓰이지만, 그렇다고 성경에서 왼손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한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신 이적이 나온다(마 12:9-14; 막 3:1-6; 눅 6:6-11). 그런데 누가복음은 오른 손 마른 사람(눅 6:6)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위생적인 이유로 오른손과 왼손을 구분하는 관습이 있었다. 왼손은 주로 몸을 청결하게 하거나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할 때 사용되었고, 오른손은 식사나 악수, 축복, 제사 등 중요한 행위를 할 때 사용되었다. 그래서 오른손 마른 사람이 왼손 마른 사람보다 사회생활 하기가 훨씬 어려운 소외된 사람이었다고 볼 수 있다. 누가복음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오른 손 마른 사람이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예수께서 치유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소외된 사람이었는 지를 강조한 것이다.
에훗은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것을 장점으로 활용하여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성취하는 위대한 사사였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면서 그것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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