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세지는 차이나 공습
▶ 작년 491만대 수출 세계 1위에
▶볼보 100% 전기차 전환 철회
▶폭스바겐 공장폐쇄·구조조정
스웨덴 자동차 제조 업체 볼보가 4일(현지 시간)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배터리로 구동되는 순수전기차(BEV)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자사 차량의 최대 10%는 하이브리드(가솔린+배터리) 차량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볼보는 “우리의 미래는 전기”라지만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당장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밝혔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도 지난달 21일 당초 예정했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취소하고 순수전기차에 대한 연간 자본 지출 비율을 40%에서 30%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는 대형 전기차 개발을 축소하고 저가형 전기차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공룡들이 중장기 전략을 ‘수익 중심’으로 속속 바꾸고 있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공습이 자리하고 있다. 연간 3000만 대를 생산하며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펼치며 전기차 전환에 한발 늦었던 유럽·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을 미래가 아닌 당장의 생존 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87년 만에 독일 내 공장 폐쇄와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대로는 ‘중국산 전기차’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국 내수 시장은 유럽·일본 자동차 기업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던 최대 시장이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판매량 상위 10대 브랜드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해외 자동차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자동차의 절반은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중국 본토에서 중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67%로 2년 전에 비해 20%포인트나 늘어났다. 특히 비야디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만 160만 대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중국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폭스바겐을 누르며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불과 4년 전인 2020년까지만 해도 연간 99만 대에 그쳤던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매년 100만 대씩 늘어나며 2023년 491만 대까지 증가했다. 일본(442만 대)을 제치고 명실상부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한 셈이다. 올 상반기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30.5% 늘어난 279만 3000대로 집계되며 올해 500만 대 돌파를 사실상 예약했다. 수출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전기차다. 중국의 2023년 기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6% 늘어난 120만 대를 기록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출의 68%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유럽 전기차 업계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겪는 중에도 중국 전기차의 공세는 이어지는 양상이다. 시장조사기관 SEN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어난 854만 대에 이르는 가운데 비야디의 점유율은 21.6%(184만 대)로 2위인 미국 테슬라(11.2%)를 압도한다. 3위 역시 중국의 지리그룹으로 전년 대비 53.3%가 늘어난 64만여 대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 전기차는 1000만~2000만 원 수준으로 내연기관차보다도 저렴하다는 평가다. 비야디의 전기차 중에는 최저 9700달러(약 1290만 원)짜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세워왔던 미국·유럽 차 기업의 모델과 비교하면 관세를 포함해도 여전히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서다.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의 제조 비용이 타 기업 대비 35% 낮다고 보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은 중남미·동유럽·동남아 생산 시설을 통한 관세 우회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도 중국 국영 창안자동차가 유럽대륙 첫 자회사를 독일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유럽 기업들이 중국과 완전히 단절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라는 점도 중국 전기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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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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