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두 주간 고국을 방문했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재외동포협력센터의 초청으로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약 중인 다양한 배경의 한인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약 100명이 초청되었다. 이번 포럼은 10회째였으나, 나에게는 처음이었다. 3박 4일간의 행사는 매우 의미 있었다. 각국에서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내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 포럼 참석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내가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이 내년부터 한국에서 교사 채용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한국으로부터의 교사 채용은 내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부분이었지만, 그동안 실행하지 못했다. 매번 교육청 법무실과 인사국에서 법적 문제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부담스러워한 것이 더 컸다고 생각된다.
다행히 2년 전 부임한 현 교육감은 외국 교사 채용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페어팩스 카운티에 오기 전 시애틀 근교 학군에서 교육감으로 재직할 때 외국에서 교사를 채용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외국에서 첫해에는 약 30명, 그다음 해에는 100명이 넘는 교사를 채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채용은 Participate Learning이라는 외부 기관에 의뢰하여 이루어졌다. 매년 최소 천 명에서 최대 그 두 배까지 신규 교사가 필요한 페어팩스 카운티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훌륭한 자격을 갖춘 교사들을 채용하는 것이 교사 수급에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외국에서의 교사 채용은 초등학교 교사에만 국한되었는데, 이는 외부 고용 기관이 초등 교사 채용에만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학년부터는 중고등학교로도 확장해보기로 했다. 수학과 과학 교사에 한정해 첫해에는 10명 이하를 목표로 하고, 채용 대상 국가는 한국으로만 국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한국 방문 중 몇몇 교육청에 이 사실을 공유했다. 포럼을 마친 후 서울시와 인천시 부교육감들과는 서울에서, 그리고 경남과 부산시 교육감들과는 창원과 부산에서 만남을 가졌다. 교육청마다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인천시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또한 네 개 교육청에만 정보를 공유할 필요는 없었기에, 한국 방문 전후 주미한국대사관 교육 담당자들과 만나 정보를 전해 한국 교육부에도 이 사실을 전달, 전국 교육청에 알리기로 했다.
지원 자격은 현직 교사로서 2년 이상의 교직 경력을 가진 자에 한한다. 공립·사립, 정규직·기간제 교사 모두 지원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영어로 수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 부분은 인터뷰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될 것이다. 비자를 제공하는 국무성이 오래전이지만 한국에서 채용된 교사들의 영어 소통 능력에 만족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부분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채용된 교사는 J1 비자로 입국하게 되며, 가족과 함께 올 경우 가족은 J2 비자를 받는다. 이러한 절차는 교육청이 고용한 외부 기관이 모두 담당한다. J2 비자 소지 배우자는 미국 입국 후 취업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수속은 보통 3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허가를 받으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채용된 교사는 미국 내에서 채용된 다른 교사들과 동일한 급여를 받는다. 한국에서의 경력과 학력도 호봉 책정에 반영된다. 다만, 건강보험은 교육청이 아닌 외부 협력 기관이 제공한다. 고용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시작해 최대 5년까지 매년 갱신할 수 있다. 비자 특성상 계약 만료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한국과 미국 간의 협약에 따라 첫 2년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은퇴 연금도 불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내 채용 교사들에 비해 봉급의 실질 수령액이 더 많다. 중고등학교 수학·과학 교사 채용은 10명으로 제한되지만, 초등학교 교사 채용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 한국 교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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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VA 페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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