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의 해외정책은 조 바이든과 어떻게 다른가’-.
7월 21일이었던가. 바이든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해리스를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던 날이. 이후 워싱턴 안팎에서 간간이 던져져온 질문이었다.
관심은 한동안 온통 트럼프에 몰려 있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깃발을 높이 들고 대선정국을 장악하고 있는 트럼프. 이와 함께 국내외 언론의 초점은 트럼프 행정부 2.0의 해외정책에만 맞추어졌던 것.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을 것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를 할지 모른다.’ ‘유럽은 홀로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관세 전쟁을 비롯해 중국과의 대결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트럼프주가 상승과 함께 그동안 줄곧 던져져온 관측들이다.
바이든의 사퇴에 따라 민주당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렇지만 해리스의 해외정책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은 별로 높지 않았다. 여전한 ‘트럼프 대세론’ 때문이었다.
2024년 9월 10일 해리스와 트럼프 민주, 공화 양 당 대선 후보 생방송 토론이 열렸다. 전 미국이, 전 세계가 주시했다. 내려진 판정은 ‘해리스 압승’이었다. 해리스가 63% 대 37%의 차이로 이겼다는 것이 CNN보도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해 볼만 한’, ‘어쩌면 이길 수도 있는’ 대선이 된 것이다. 동시에 해리스의 해외정책에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새삼 쏠리고 있다.
바이든은 오늘날 세대의 대통령 중 해외정책에 가장 경험이 많고 또 식견이 높은 대통령으로 평가돼 왔다. 오랫동안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지내는 등 워싱턴 인사이더로서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 활약, 내공을 쌓아왔다고 할까.
검사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을 지냈고 연방 상원의원을 1기 역임했다. 부통령이 되기 전까지 해리스의 이력서다. 그런 그녀에게 해외정책에 있어 ‘블랙 박스’라는 비아냥조의 평가가 따라 붙어왔다.
바이든은 외교와 안보를 자신의 전문영역으로 생각, 전담해왔고 부통령인 해리스에게 주어진 외교업무는 미국 홍보대사나, 의전적 역할이 고작이었다. 이런 해리스를 워싱턴 일각에서는 아버지 부시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댄 퀘일 정도의 무력한 부통령으로 평가절하 해왔다.
다른 시각의 평가도 있다. 해외정책의 지존(至尊)격인 바이든의 지도하에 공화, 민주 그 어느 정치인도 받을 수 없는 고강도의 해외정책 현장 교육을 해리스는 받았다는 게 그 지적이다.
바이든이 매일 아침 브리핑을 받을 때나, 또 외국원수 방문 시 등 해리스는 항상 배석해왔다. 중차대한 국가안보 결정을 내리기 위한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해리스는 20여 개국을 방문, 150여 명의 외국지도자들을 만났고 뮌헨 안보회의에는 세 차례나 미국 사절단을 이끌고 참가했다.
코비드 팬데믹, 아프가니스탄 철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중국과의 경쟁 가속화, 중동전쟁, 그리고 수많은 작고, 큰 위기 발생 시 마다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 관계자들은 미국을 방문하면서 해리스를 만났고 그녀에 대한 평가도 쌓아졌다.
‘바이든과 같은 높은 등급의 평가는 받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보다는 더 유능하고, 또 믿을 수 있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의 지적이다.
바이든의 지도 아래 훈련을 받아왔다, 그런 면에서 해리스의 세계관과 해외정책 접근방식은 바이든과 오버랩되는 부문이 많다. 해리스의 해외정책은 ‘바이든 정책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는 게 일부에서의 관측이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도 있다. 81세인 바이든은 냉전시대의 산 증인으로 그의 세계관은 그 경험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의 굳건한 신봉자로 국제관계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세력의 대결 등 흑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59세인 해리스는 냉전이후 세계에서 성장, 상대적으로 미국의 패권이 좌절을 겪는 시대적 아픔을 경험한 세대다. 그리고 검사출신으로 정치시스템이나 지도자보다는 얼마나 법치(法治-the rule of law)에 충실한가에 따라 국가들과 국제적 규범을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바라보는 해리스의 시각은 바이든과 다르고 해법도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요약하면 동맹중시, 다자접근방식 선호 등, 해리스의 해외정책은 바이든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여전히 ‘블랙 박스’로 남아 있는 부문이 있다.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이다.
쿠바가 붕괴될지도 모른다. 90대 고령의 3두체제가 숨을 헐떡이는 가운데 쿠바인들의 탈출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공산체제가 무너지는 순간 중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다. 아니면 아이티와 같은 갱 랜드로 변모할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중동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남중국해, 대만, 한반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차기 미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과 함께 바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들이다.
이런 위기상황을 맞아 대통령으로서 해리스는 얼마나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을까. 이 부문이 불안하다는 것이 적지 않은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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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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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옥세철이 원하는 차기 미대통령 해외정책은 미-일-한 동맹으로 한국이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거. 그렇게 안되면 옥세철이 일본방향으로 앉아 할복할 가능성이 크다.
무능력하고 몸을 팔아 여기까지 온 해리스. 토론이후 지지율이 올랐다고 뻥을치는 주류언론들. 지금 ABC방송의 편파로 모든게 미리 어떤 질문은 못하게 하고 팩트체크도 트럼프에 훨씬 더 많이 하라고 내부 지침이 있어 내부 고발자가 affidavit 까지 서명해 법원에 제출. 이런 함량미달에게 미국을 맡긴다? 이런 여자가 당선되면 미국의 장래가 암울.
게옥세철 주뎅이는 그냥 믿고 거르면 됨.
대통령은 혼자(트 같이) 하는게 아니고 수믾은 눈과귀 여론 장관들의 의견을 듣고 의논하여 결과를 집행해야하며 난 해리스는 잘 해낼걸로 안다...해리스는 트 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