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조국 대한민국은 역대급 최소 선수단으로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메달 색깔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선수 개개인의 영광이자 국민들이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된다. 스포츠의 속성상 각축과 경쟁의 장이기 때문에 올림픽을 통해서 국가 간의 안녕과 능력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아주 드문 행사이다. 결과에 초연할 수 없는 이유여서 국가역량과 단합 시너지를 집중하는 상업성이 작동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각국의 메달레이스 최종 결과는 국력이나 경제력과 놀라울 정도의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평소에 잘 먹은 사람들이 ‘더 빨리 더 높게 더 멀리’에 가깝다는 생물학, 물리학적 결과를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한국의 강세 종목은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과거 복싱, 유도, 레슬링 등이 국민적 관심사였는데 이제는 양궁, 사격, 펜싱, 배드민턴, 탁구, 수영, 육상으로 다변화해 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림픽 기본 종목이자 메달밭이라고 했지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했던 육상과 수영에서 세계그룹과의 차이가 별로 없고, 메달까지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국민경제와 국민건강이 커지고 강해졌다는 반증이다.
이번 한국팀의 양궁과 배드민턴종목은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팀이 앞으로 안고 가야 할 숙제의 명(明)과 암(暗)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우선 양궁 7개(금5은1 동1), 배드민턴 2개(금1 은1)의 성적을 올렸다. 올림픽에 출전조차 못한 종목에 비하면 좋은 성적이다. 스포츠에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엄중하지만 점점 과정을 결과 못지 않게 중시하는 풍조는 이미 오래되었다. 투입(in put)과 산출(out put)의 경제학적 리더쉽이 스포츠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민주적, 공정절차에 의한 선수선발, 협회운영의 투명성, 선수 위주의 협회운영 등이 선수들로 하여금 최고의 기량을 내게 하는 동인(動因)인 것이다.
조직이나 단체가 있다. ‘누가 그 단체를 가장 사랑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리더, 그것도 회장, 대표(top leader)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걸로 나와 있다. 문제는 그 대표자라는 사람이 사랑하는 ‘대상’이 무엇인가로 좁혀 들어가 보면 그 단체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 발전여부를 금방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단체의 철학, 정체성, 구성원, 역사, 전통, 발전성등 대표라는 자가 바라는 사랑의 대상은 다양할 것이다. 또 직책이나, 권한, 이익, 보상, 명예 등을 사랑해서 대표를 하는 경우도 있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봉사, 헌신, 소명등이 대표를 맡게 되는 동기도 있다. 현실에서는 이런 것들이 어지럽게 혼재해 있는 게 사실이다.
고전적 조직이론에서는 가장 크게 두가지로 분류한다. 민주적 리더쉽과 권위적(독재)리더쉽이 그것이다. 아다시피 외부적으로는 사랑하는 회원, 선수 여러분이라고 하지만 리더의 관심이 오로지 자신의 욕망과 명예를 위해서 그 집단의 모든 역량을 자기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골몰하거나 사용되고 있다면 전체가 불행해 진다. 반면에 그 집단 구성원을 위해서 말뿐만 아니라 정책이나 지원등 모든 게 회원, 선수를 위한 조직, 그로 인해 발생되는 보상을 선수나, 회원들에게 돌려주는 리더들도 더러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대통령이 민주적 리더쉽을 가지면 공조직은 물론 각급 조직, 단체도 그렇게 바뀌게 되고, 대통령이 권위적이면 국가 전체가 순식간에 권위주의적으로 바뀌어 버린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가 뭔지도 모르겠다. 구태여 찾아보니 슬로건 비슷한 게 보인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다. 말이야 그럴듯하다.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국정기조라고 거창하게 민주주의네 선진국이네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민생(民生)은 국민을 살리는 일이다. 딱 하나만 이야기 하겠다. 죽지 않아도 될 국민들이 의료대란으로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고 있는 걸 국민들 갈라치기 해놓고 바라보고만 있다. 평생 국가권력에 기대 갑질만 했던 검사가 민생을 알 턱도 없거니와 그게 바꿔지겠냐.
이번에 문제된 배드민턴협회와 선수간의 문제가 국민들에게 단순하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반면에 양궁협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단순한 경기 결과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배드민턴 협회가 쉽게 바뀌겠냐고 물어본다면 국민들이 어떤 답을 할까. 그 협회장과 임원들이 가급적 빨리 물러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쉬운 길이다. 고깝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선수들을 위할 리더들은 많다. 마치 양궁협회처럼….
엉뚱한 선수 탓하지 마라. 선수들은 이미 세계적이다. 마치 국민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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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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