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총격 사망’ 빅토리아 이씨 가족 단독인터뷰
▶ 경찰 과잉대응이 빅토리아 공포 가중⋯최악의 상황 몰아가
22일 뉴저지 포트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이씨 어머니(오른쪽)와 가족을 대리하는 조석진 변호사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환자 아닌 범죄자 취급⋯성급하고 잔인했다” 울분 토로
▶ 철저한 조사 이루어지도록 지역사회 도움 호소
“정신건강 위기에 있던 빅토리아를 범죄자처럼 취급해 무분별하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에게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합니다. 911신고부터 딸아이가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합니다.”
뉴저지 포트리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 총격으로 피살된 빅토리아 이(25)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밝힌 간절한 호소다.
22일 이씨의 부모는 포트리에 위치한 조석진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16일 딸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담긴 여러 개의 경찰 바디캠 영상을 보며 또 다시 악몽을 겪었다.
가족들은 모두 여전히 충격과 슬픔에 빠져있다”면서 “포트리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문을 부수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조울증을 겪고 있던 빅토리아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범죄자처럼 취급하며 마구 몰아 붙였다. 경찰의 과잉 대응은 빅토리아의 공포를 가중시켰고,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씨 부모가 함께 인터뷰한 것은 지난달 28일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날 가족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1시10분께 911에 전화를 걸어 병원 응급차를 요청했을 당시 이씨는 칼을 쥐고 있지 않았다. 신고 후 경찰이 오고 있음을 알게 된 이씨는 병원에 가기 싫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며 평소 소포박스를 열 때 사용하던 작은 접이식 칼을 손에 쥐었다.
이에 가족은 경찰이 집에 들어오게 되면 이씨의 불안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911에 전화해 응급차 요청을 취소한다는 뜻을 전했으나, 이 과정에서 이씨가 작은 칼을 들고 있다는 상황이 911 신고 접수원에게 전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씨 아버지는 “최초로 한 명의 경찰이 아파트에 도착했을 쯤 딸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빅토리아 역시 엄마 말을 듣고 칼을 내려놓았고 비무장 상태였다. 전혀 급박한 상태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잠시 후 추가 경찰들이 도착하면서 상황이 갑작스럽게 악화됐다.
경찰은 잠시 기다려달라는 오빠의 말을 무시하고 문을 열었고, 아내와 빅토리아는 경찰에 들어오지 말 것을 거듭 요청하고 문을 닫았다. 당시 짖는 개를 아내가 방에 넣으러 잠시 갈 수 있을 정도로 전혀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경찰은 문이 닫히자 거칠게 문을 두드리며 열지 않으면 부수겠다고 소리치는 강압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개를 방에 두고 나오는 그 시점에 경찰은 현관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쾅쾅거리는 커다란 소음과 경찰의 거친 고함은 빅토리아의 불안과 공포를 극도로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딸을 진정시키려는 아내의 노력도 망쳐버렸다”며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인해 공포에 사로잡힌 빅토리아는 자기 보호를 위해 다시 칼을 쥐었다.
하지만 엄마가 칼을 쥐고 있던 빅토리아의 왼손을 강하게 붙들었다. 이때 문이 강제로 열리고 불과 1~2초 만에 오른손에 5갤런 크기의 생수통을 들고 있던 빅토리아를 향해 경찰은 주저없이 총격을 가했다. 당시 빅토리아는 전혀 폭력적인 행사를 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순식간에 가슴을 향해 발포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고 꼬집었다.
이씨 가족은 “경찰들은 무슨 이유로 우리 가족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무리하게 아파트 안으로 진입하려 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경찰은 911 접수원에게 빅토리아에게 칼이 있다는 정보만 전해들었을 뿐 아파트 안의 상황에 대해 전혀 살피려 하지 않았다”며 “더욱이 경찰 역시 정신건강 위기에 처한 여성임을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진정시키려는 노력도 전혀 없었다.
총을 쏜 경찰 옆에는 큰 방패를 들고 있던 경찰이 있었고, 테이저건을 뽑아든 경찰도 있었다. 그럼에도 비살상 장비가 아닌 살상 무기를 최우선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이 모든 사건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지 불과 몇분 만에 벌어졌다.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했던 스물다섯 어린 여성에게 포트리 경찰의 대응은 성급하고 잔인했다”면서 “경찰이 조금만 신중하게 행동하고 가족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빅토리아는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있었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이씨의 아버지는 “경찰들은 빅토리아를 환자가 아닌 마치 범죄자 또는 적으로 간주했다. 경찰이 너무나 무분별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빅토리아를 죽음으로 몰아간 무능하고 비윤리적인 경찰관들에게 법의 심판이 반드시 내려져야 한다”며 “포트리에 사는 모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해당 포트리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도와주기를 호소한다. 더 이상 911에 전화하는 것이 시민을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없도록 만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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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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