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그런다. 컴퓨터가 더 발전하면 결국은 로봇이 인간을 이기게 되고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 지레짐작한다. 기억나는지 모르겠는데 2000년이라는 숫자를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해서 컴퓨터가 폭발하고 결국, 이 지구가 폭발되어 우리가 모두 사라지는 대재앙이 있을 것이라는 어렴풋한 걱정과 불안을 안고 1999년 12월 31일을 넘겼던 때가 갑자기 생각난 건 요 며칠 사이에 몇 건의 사건으로 인해 놀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는 사이버 트럭이다. 차체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일단 압도되었다. 디자인 자체가 커다란 세모 형태로 앞부터 뒤편 끝까지 굴곡 없이 통짜로 되어있어 거대하다는 표현과 함께 이름 그대로 사이버 틱 하다. 눈으로 보이는 전체가 스테인레스로 차체에 색이 없는 그야말로 쌩 강판 그대로 날 것이다. 그래서 아기자기함이라던가 러블리함은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 광활한 사막에서나 살아남을 듯한 바람 한 점 흙 한 줌 들어갈 구멍조차 찾지 못할 단단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언뜻 탱크 같아 보이지만 탱크는 입체적이고 여기저기 구멍 난 디자인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까지 든다.
1마일 정도 운전을 해보았다. 워낙 무겁게 생겨서인지 생각보다 운전하는 데는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액셀을 떼면 바로 정지하는 시스템이라, 습관적으로 발에서 엑셀을 땔때마다 급정거를 해서 속이 울렁거림은 피할 수 없었다. 그것 빼고는 '내 차가 나가신다. 모두 길을 비켜라'라 말할 필요도 없이 사이버 트럭의 등장만으로 모든 차가 피하려는 말 없는 차의 몸짓으로 편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하루에 천대 정도는 배송된다고 하니 조금 있으면 거리에 사이버 트럭의 등장을 자주 목격하리라 기대해 본다.
두 번째로 훅 들어온 계기는 바로 테슬라 자율주행이다. 일단 FSD(Full Self Drive)를 작동시켰다. 오래된 동네고 길의 폭이 좁은 관계로 자율주행이 힘들 거라는 염두하에 도착할 장소를 입력했다. 어맛!! 혼자서 핸들을 조금씩 돌리더니 능숙하게 출발했다. 100m 정도에서 오른쪽 턴을 하는 것부터가 관건인데, 어라! 혼자 오른쪽 깜빡이를 켜더니 조심스럽지만 능숙하게 그리고 천천히 핸들을 돌렸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시속 20마일을 지키며 좁은 길을 천천히 운전했다.
회전도로는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일반적인 운전자도 약간 긴장하는 코스인데 망설임 없이 안전하게 운전하고 비보호 좌회전도 숨죽여 지켜보았지만 문제없었고 도착지까지 성공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선택하니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히 한 번에 주차했다. 웬만한 운전자보다 아니 베테랑 운전자보다 훨씬 능숙하게 잘한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지도를 손에 쥐고 운전하다 네비게이션이 등장했을 때와 같이 인공위성이 쏘아 올린 작은 공에 360도 도는 카메라가 장착되었기에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이었다.
테슬라를 탄생시킨 일론 머스크는 ‘인간이 운전하면 불법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공략했었고 적어도 그때 우리는 코웃음을 지었지만, 이제는 100% 공감한다. 인간은 컴퓨터의 정확한 데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뇌는 하나고 볼 수 있는 눈은 두 개지만 한 곳 만 응시할 수 있으니 하나뿐이라 말할 수 있다. 컴퓨터가 장착된 자동차에는 셀 수 없는 카메라와 각종 데이터로 인간의 몇 배 아니 몇 천 배의 기능을 가지고 운전을 하니 어떻게 인간이 이를 당할 수 있을까? 정말이지 모든 차가 테슬라 같은 컴퓨터가 장착된 FSD 차량이라면 차 사고가 나지 않겠다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하지만 또 누구는 그런다. 이렇게 컴퓨터가 발전되고 AI가 발전되면 인간이 기계의 지배를 받아 기계가 인간을 위협할 수도 있고 인간의 인간다움이 없어져 이 세상이 점점 삭막해질 것을 염려한다. 오래전부터 시대에 맞는 흐름은 안정적이라 여기고 너무 빠르면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음을 걱정하는 여론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힘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인간이 기계를 만들었고 그 기계를 발전시켰고 또 누군가는 그 상황에서 사람들의 안전과 편리함 그리고 신속함을 함께 불어넣었다.
제1차, 제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기계의 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것들로 지구의 모든 이들에게 생활에 활력과 편안함을 선사했고 결코, 정복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이어졌고 그로 인한 현대 산업의 공헌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간이기에 이러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더욱 편리하고 더욱 안전한 무언가가 지구를 지킬 것이라 확신한다. 발전하면 발전하는 대로 우리는 거기에 맞게 두려워 말고 배우며 나아가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만든 사람도 있는데 최소한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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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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