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DC서 첫 정례회의…지난해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 후속 조치
▶ 공동성명 채택…”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 무기화 우려”
▶ ‘중국’ 명시하지 않았으나… “광범위한 비시장 정책 따른 긴밀협력 시급”
(워싱턴=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이토 켄 일본 경제산업상(왼쪽부터)이 26일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하고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 2024.6.26
한미일 산업장관은 26일 워싱턴DC에서 첫 회의를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안보 증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사이토 켄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워싱턴에서 만나 공급망 문제 및 역내 경제 안보 등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산업장관회의 정례화를 합의한 데 따라 개최됐다.
이들은 회의 뒤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의 공동 목표는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해 핵심·신흥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3국의 경제 안보와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 첨단기술 수출 통제 공조 강화 ▲ 첨단산업 기술 관련 공동 연구 및 혁신을 위한 민간 파트너십 증진 ▲ 국제표준 개발 및 인공지능(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노력 제고 ▲ 핵심광물 협력 확대 ▲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이행 지원 협력 등도 합의했다.
특히 한미일 3국 산업장관은 공동 성명에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을 확인했다.
이들은 "광범위한 비시장 정책과 관행으로 인해 전략 품목의 잠재적인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전략 품목의 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무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포함했다.
나아가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을 포함한 핵심광물 공급망에 비합리적이고 중대한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담았다.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사실상 중국의 '반시장 행위'에 대응해 3국 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핵심광물과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반도체가 3국의 경제성장과 국가안보 보장과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회복력 있는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공동의 관심이 있음에 주목했으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협력을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의에 앞서 일각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동참 등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한미일 3국 공급망 협력'에 무게중심을 실은 모양새다.
중국에 우려 메시지를 발신해 우회 압박하면서도 중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실제로 한미일 산업장관들이 모여 회의를 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3국 산업장관은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청정·무탄소 및 저탄소 수소와 청정 암모니아를 비롯한 수소화합물이 광범위한 부문의 탈탄소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정·무탄소 및 저탄소 수소와 수소화합물을 포함한 저탄소 및 무탄소 에너지 배출 기술에 대해 3개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혀 수소 분야의 3국 협력을 선언했다.
아울러 "핵심·신흥기술이 우리의 경제를 확장하고 경쟁 및 전략적 환경을 재편하는 데 있어서 변혁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인식한다"며 "3국은 이런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장려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려는 자들의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것에 본질적인 이해를 갖는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의가 역사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3국의 관계는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한미일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따라 3국 공조에 기반해 한층 호혜적이고 강건한 제도적 협력의 프레임을 쌓을 수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에 있어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보다 더 나은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이토 산업상은 "우리 부에서는 공급망과 경제 안보 문제를 다룰 별도의 조직을 발족할 계획"이라며 "3국 공조가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협력을 민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와 미국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회) 주도의 '한미일 재계회의'도 발족했다.
이들 3개 단체는 또 산업계의 실질적인 공조 토대 마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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