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연 50만 명 진단… 기후변화로 계속 증가
▶ 독감 증상·홍반 발진… 항생제 치료로 회복되지만
▶10~25% ‘치료후 라임병 증후군’ 장기증상 나타나
라임병에 대해 너무 많은 상반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지, 라임병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라임병은 진드기에 물려 전파되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독감과 유사한 증상과 홍반(bull’s-eye-shaped rash) 모양의 발진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주간의 항생제 치료 후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 중 10~25%에게는 피로, 뇌 안개(brain fog), 현기증과 같은 장기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 후 라임병’ 또는 ‘치료 후 라임병 증후군(PTLDS)’이라고도 한다. 2020년에만 약 200만 명이 PTLDS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 예를 들어,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과 같은 신경 조절제 계열의 약물은 PTLDS에서 흔히 나타나는 뇌 안개나 통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약간의 시행착오가 수반될 수도 있다.
존스 홉킨스 의대 교수이자 전 미국 전염병학회 회장인 폴 오워터(Paul Auwaerter)는 “문제는 아마도 하나의 통일된 메커니즘이 아니라 이질적인 장애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을 알아내기가 정말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비롯됐을 수 있는 다른 의학적 질환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20년 동안 라임병을 연구해온 오워터는 라임병으로 잘못 진단되어 암과 루게릭병(ALS) 및 기타 질환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의사들이 진드기 매개 질병과 몇 년 후의 증상 사이의 관련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의사를 찾는 것이다.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철저한 병력과 검사를 하고 이전 검사를 검토하는 의사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한 오워터는 “그런 다음 계속 방문하면서 치료를 해낼 수 있는 최상의 진단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라임병에 대해 알고 있는 것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라임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라임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신체의 다른 부위로 퍼져 심장염(carditis)이나 관절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라임병이 치료되면 박테리아는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피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5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단 2명(0.8%)의 환자에서만 항생제가 효과가 없었고, 2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모든 사례에서 항생제가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초기 감염에 의해 유발된 자가 면역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과학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이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질병도 감염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다른 환자들은 초기 감염에 의해 촉발된 염증은 완치됐더라도 감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박테리아가 남긴 항원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PTLDS 환자는 특정 자가 항체와 염증 매개체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치료 후 이러한 마커 수치가 높은 환자는 PTLDS 발병 위험이 12배 이상 높았다.
또한 PTLDS는 앉거나 누워있을 때 심장이 정상보다 빠르게 뛰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TS)을 비롯한 다른 질환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PTLDS를 모두 파악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개선하는 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란셋 감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새로운 3회 접종 라임병 백신의 임상 2단계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2단계 연구에 따르면 이 백신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신체가 박테리아에 대한 항체를 효과적으로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단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임상시험을 이끄는 오워터는 2025~2026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연구자들은 라임병에 감염된 환자의 생체 저장소를 구축하여 시간 간격을 두고 혈액과 소변을 추적함으로써 장기적인 증상을 초래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라임병이 논란이 되는 이유
과거에는 감염 후 오랜 시간 후에도 나타나는 불분명한 증상을 “만성 라임병”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다른 기관들은 이제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한다. 초기에 이 용어에 대한 반발은 ‘항생제 치료 후에도 지속되는 미생물 감염’이라는 정의에 근거한 것이었는데, 전문가들은 이런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증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이로 인해 의학계의 상황이 추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비슷한 패턴을 ‘롱 코비드’에서 보았고, 팬데믹 이전에는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았는데, 환자들의 증상을 알아내려는 연구들이 경쟁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른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PTLDS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낙인찍히고 시달려왔다.
그러니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질병의 원인에 대해 논쟁을 벌일 수 있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좋은 과학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라임병에 효과가 없는 치료법
많은 치료법이 PTLDS에 효과가 없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항생제 투여가 위약보다 낫지 않다는 것은 여러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이 데이터는 의료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놀랍지 않은데, 애초에 이러한 임상시험에서 잔류 감염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오워터는 고압 산소, 킬레이트화(chelation) 또는 커피 관장 등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대체 요법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환자들이 알아야할 사항
라임병은 기후 변화와 함께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약 50만 명이 라임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누락한 것이며, 특히 흑인들과 전형적인 황반 발진이 나타나지 않는 유색인종의 경우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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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ice by Trisha Pasricha,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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