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은 멜라토닌 촉진… 아침빛은 억제
▶ 인공조명으로 생체리듬 깨져 불면증 불러
▶취침 2시간 전 조명 낮게ㆍ청색광 차단해야
멜라토닌이 워낙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멜라토닌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over-the-counter) 수면 보조제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아드레날린이나 코티솔처럼 이미 우리 몸에서 순환하는 호르몬이다. 수면 심리학자인 내가 환자들에게 멜라토닌에 대해 언급하면 환자들은 종종 더 듣지도 않고 “저도 먹어봤는데 효과가 없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내인성’(endogenous) 멜라토닌과 알약, 젤리, 액체 또는 기타 형태로 나오는 ‘외인성’(exogenous) 멜라토닌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내인성 및 외인성 멜라토닌은 둘 다 잘못된 방법을 피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이해하면 더 나은 수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빛이 멜라토닌 분비와 리듬에 미치는 영향
멜라토닌은 여러 기능 중에서도 우리 몸에 잠잘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기능은 빛과 어둠의 타이밍에 의해 신호를 받는다. 어둠은 멜라토닌을 촉진하고 빛은 멜라토닌을 억제한다. 스펙트럼의 파란색 끝(이것은 백색광에도 존재한다)은 멜라토닌의 가장 강력한(그러나 독점적인 것은 아니다) 억제제다.
그러나 수천 년 동안 우리는 빛과 어둠이 오는 타이밍에 많은 변화를 겪었고, 따라서 멜라토닌과 수면 리듬에도 불일치를 가져왔다. 인간은 적도 근처에서 진화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았고 계절에 따른 빛과 어둠의 패턴의 변화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점차 다른 위도에 위치한 지역으로 이주하고, 우리의 생활방식이 현대화하면서 계절의 변화, 인공조명, 시간대 간 이동하는 여행, 서머타임, 가까이서 보는 스크린을 갖게 되었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빛과 어둠의 패턴인 새로운 ‘시간대’에 적응하도록 진화했다. 이러한 적응력은 우리의 강점이자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워싱턴 DC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하더라도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한편 한밤중에 잠들기 위해 단편소설을 읽느라 켜놓은 빛 때문에 생체 리듬이 깨지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이러한 적응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생체리듬이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을 때 멜라토닌의 활동을 규칙화함으로써 강력한 생산을 촉진하여 생체리듬을 유지한다.
최적의 조건에서는 잠들기 2~3시간 전(원시적으로 해지는 시간과 조화를 이룬다) 멜라토닌 생산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밤새도록 멜라토닌 수치가 높게 유지되다가 아침 햇빛이 비치면 멜라토닌 생산이 사그라지고 저녁이 되면 우리 몸은 다시 분비를 시작하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일관되지 않은 야간의 인공조명과 실내에서는 약하게 느껴지는 아침 햇살로 인해 멜라토닌이 억제되면 초기 인류 때부터 전해져온 이러한 생체 주기가 깨져서 우리의 리듬은 새로운 시간대에 맞춰 재조정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일관성 없이 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이같은 혼란 자체가 야간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다행히도 아침, 낮, 초저녁에 충분한 빛을 쬐면 늦은 저녁 빛의 원치 않는 멜라토닌 억제 효과는 완화된다.
■충분한 멜라토닌 생성을 안정화하는 방법
자연광과 인공조명을 잘 이용하여 우리 몸의 멜라토닌 생성을 도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밖에 나간다. 이상적으로는 잠들기 16시간 전에 매일 15분 동안 해를 바라보지 않은 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밤 11시에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고 싶다면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 해가 뜨면서 빛이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에 그 전 30분 정도는 실내에서 약한 빛을 쬐는 것도 괜찮다.
▲낮에는 가능하면 창가 근처에서 작업한다. 그렇지 못하면 옅은 청색 계열의 실내조명이 두 번째 선택이 될 수 있다.
▲초저녁에는 야외에서 시간을 보낸다. 겨울에는 실내조명을 강화해도 좋다.
▲잠들기 2시간 전(취침 시간이 밤 11시인 경우 밤 9시)부터 소등할 때까지 모든 조명을 어둡게 하고 스펙트럼의 파란색 끝을 없앤다. 청색광 차단은 특수 안경, 스크린 필터, 빨간색 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앱보다 효과적이다. 근거리 화면 사용을 제한한다.
▲한밤중에는 조명의 청색광을 차단하고 어둡게 한다. 빛은 꺼진 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며, 짧은 노출도 합산될 수 있다.
이 단계들은 개인 각자의 건강관리를 대신할 수 없으며, 수면시간을 크게 바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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