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의료계·대학 만났지만, 의정대화 속도 안나… ‘2천명 증원’ 놓고 대치
▶ 의료계 목소리 ‘제각각’, 대화창구 구성 ‘난항’…의협, 강경대응 본격화 예상
▶ 커져가는 환자들 한숨…대화 앞두고 ‘총선용 정치쇼’ 경계 목소리
사직서 작성하는 교수 (서울=연합뉴스)
한국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대화 움직임이 더딘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행렬이 이날도 이어졌다.
의대 교수들이 '2천명 증원 백지화'를 대화의 조건으로 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날 5월에 2천명 증원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증원 여부와 규모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와의 대화와 관련해 의대생과 전공의, 의대교수, 개원의가 온도 차를 보이는 가운데, 의료계 내 정부와의 대화창구 마련 움직임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경파 당선이 예상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선거가 이날 마무리되면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의대교수들마저 의료현장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환자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의정(醫政) 간 대화를 앞두고 총선 앞 '정치쇼'가 아닌 제대로 된 타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빅5' 중 3곳 사직서 제출 시작…가톨릭대·성균관대도 뒤따를 듯
26일(이하 한국시간) 의료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행렬은 이날도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이 수련병원인 울산대 의대의 경우 전날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 역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전날부터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는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1천400명 교수 가운데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가톨릭대의대 교수들은 당초 이날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의를 27일로 연기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수련병원인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은 28일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이 대학 의대 비대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소속 교수 880명 중 83.1%가 자발적 사직과 주40시간 법정 근로시간 근무에 찬성했다.
충남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전날 교수협의회 측이 교수들의 사직서를 취합해 병원장에게 직접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 인원은 교수 233명 중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진은 교수 550여명을 대상으로 사직서를 제출받고 있으며, 충북대병원과 충북대 의대 소속 교수 200여명 중 약 50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의대는 교수 비대위가 29일까지 사직서를 받아 일괄 제출할 계획인데, 전날 283명 중 20여명이 사직서를 비대위에 냈다. 조선대 의대는 전날까지 161명 교수 중 15%가량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장 의료 현장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각 대학의 전공의 수련병원 원장에게 "의료진의 적절한 진료를 위해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 '2천명 증원' 막혀 대화 지지부진…"2천명 족쇄 풀어라" vs "조건없는 복귀를"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전의교협을 만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인과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지만, 대화에 속도가 나지는 않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교육계와 의료계 인사들을 만났지만, 구체적인 대화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전원협의회 이사장과 대학 총장들이 참석했지만,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전공의, 의대교수 단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의정 간 대화가 시작되려면 의료계가 '대표성' 있는 단일 창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전공의, 의대 교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의 주장과 생각이 각각 달라 협상 주체로 나설 '구심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수들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침묵하고 있다. 사직한 인턴 류옥하다 씨는 "정부가 교수들과 대화하겠다는 건, 노조가 사직했는데 사측 대표이사를 만난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임 의협 회장의 등장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은 이날 저녁 제42대 회장 선거 결선 투표를 마감한 뒤 당선인을 발표하는데, 최종 후보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 모두 '단 한명의 증원도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강경파다.
이에 따라 정부와의 협상은커녕 의협의 주축을 이루는 개원의들이 집단 휴진이나 야간·휴일 단축진료 등의 집단행동에 나서며 갈등이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도 크다.
의사들이 대화 창구를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의사들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의료계는 '2천명 증원 백지화'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 정부가 2천명이라는 근거 없는 족쇄를 풀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사직서 제출 계획을 밝히며 '무리한 의대증원 정책추진 중단'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반면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천명 증원' 후속조치를 5월내 마무리하겠다"고 못을 박으며 "의대 교수님들 단체에서는 대화 조건으로 '2천명 증원'(조정)을 말하는데, 지금은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진료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 "환자 내팽개친다고 합의점 찾아지겠냐" 분통…"총선용 정치쇼 의심된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며 병원을 떠나겠다고 하자 환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이날 낮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만난 이모(45) 씨는 당뇨병을 앓는 70대 노모를 휠체어에 태워 부축하면서 "의사들이 과연 본인들 자녀 또는 가족이 아팠어도 병원을 떠났을지 의문이다. 환자를 내팽개친다고 정부와 합의점이 찾아지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췌장염으로 진료를 본 뒤 병원 밖으로 향하던 곽모(70) 씨는 "단순 외래 진료도 연기되는데, 수술까지 뒷순위로 밀릴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조선대병원에서 고관절을 다친 시어머니와 접수창구에 앉아있던 윤모(28) 씨는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을 '싸움'이라고 표현하며 "의사도, 정부도 양보할 생각이 없기에 이 사달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 양보 없는 의정 갈등이 결국 싸움으로 변했고, 파행으로 번질 것이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환자의 고통에 눈 감고 불법행동에 가담하는 게 제자와 후배를 지키는 방법인가"라고 물으며 "집단 이익에 반한다면 환자마저 버리고 떠나는 의사들을 지지할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추진과 정부와 정치권의 갑작스러운 대화 움직임이 총선용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경실련은 "법과 원칙에 따라 후퇴 없이 가겠다던 정부의 갑작스러운 기류변화와 의정 중재 역할을 자처한 여당 대표의 출현은 야당에서 제기했던 '총선용 정치쇼'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는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칼날 위에 선 한국의료 개혁 과제와 대안' 주제 토론회에서 이상윤 건강과대안 책임연구위원은 "증원 추진이 분노·증오 등의 부정적 감정을 활용한 포퓰리즘적 대결 정치 양상을 띠며 의료 형평성과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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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가 많으면 환자들도 기다리는 시간이 적어져 좋고 의사들도 덜 힘들어져 좋을텐데 반대하는 이유는 지네들의 희소성을 지켜려는거다. 욕심꾸러기 의사들...
이젠 표 얻을려면 이천명 증원 전면 백지화 하는수 밖엔 없지싶다. 똥뱃장으로 윤이 계속 밀고 나가단 민주당 총선승리의 일등공신 되겄고마.
의사 증원하겠다는데 반대하는 건 한국의사들 밖에 없을 것같다. 의사 많으면 2~3일 일하고 놀면 되잖아! 여행도 다니고, 골프도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