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3.1절 기념사는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이 통일정책으로 전환되어가고있음을 보여준 역사적인 선언이였다. 3.1독립운동은 지난날의 왕정으로의 복원이 아닌 자유로운 새나라 건설을 향해 분연히 일어난 거사였다. 무장독립운동과 외교독립운동을 하신 선조들의 각각의 독립운동의 업적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고 그 공을 인정한 의미있는 대통령 기념사였다. 이제는 선조들의 독립을 위한 노력을 통일로 완결하자는 말씀에 깊은 감동이 전해왔다.
나는 1999년 중국을 거쳐 백두산을 여행하는 기회가 있었다. 백두산 아래 허름한 식당에서 급히 국밥을 사먹고 백두산 정상까지 우리를 안내하시는 분의 트럭을 타고 흙먼지를 맞으며 비포장도로를 쏜살같이 달려 백두산 천지에 올라간 기억이 난다. 늘 안개로 천지를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더니 그날은 운이 좋아 오롯이 천지를 볼 수 있었다.
다음날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서 지인들과 미팅을 하고 시간이 남아 쇼핑하는 기회가 있었다. 길거리 곳곳마다 거지 아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들이 보였고 지금도 그 장면들이 눈에 선하여 잊을수가 없다. 갖고있던 사탕을 줄려고 가까이 다가가니 무섭게 도망갔다. 안내원이 북한에서 흘러 들어온 꽃제비들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시기가 3백만명이 아사했다는 고난의 행군 시절이었다.
어찌하여 같은 민족에게 이런 고난을 주시는지 가슴이 먹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대한민국과 공산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을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은 작년 12월 말 더이상 남북은 동족관계가 아니며 통일의 대상이 아님을 선언했다. 반민족적이며 반통일적 발언 이후 삼천리, 통일 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엉뚱한 짓은 혼자 다 하고 있다.
그들의 세습권력과 유훈정치의 기본이 되는 통일 지우기에 정신없다. 사회주의의 기본인 식량배급이 끊긴지 벌써 오래전이고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공개재판을 하고 수갑을 채워 12년 노동교화형을 때리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세상앞에 보란 듯이 하고 있다. 이러한 만행들을 하루속히 끝내게 하는 것도 통일이 답이다.
혹자는 통일을 하자하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너무 심해 통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염려의 목소리를 낸다. 부당전제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전제가 오류이면 결론도 오류가 난다는 뜻이다. 통일 논의에 있어 흔히 접하는 부당전제의 오류들 중에 특히 MZ세대가 많이 걱정하는 통일 비용에 관한 잘못된 전제들이다. 천문학적 통일 비용은 남한 경제를 희생시키고 도탄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는 통일비관론이 젊은 세대들에게 팽배해있다.
그러나 북한 재건에 필요한 재원을 남한 홀로 짊어져야 한다는 통일 비용 계산법은 근본부터 잘못되었으며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반도 통일이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난 것을 감안할 때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제적인 경제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최근까지의 대북정책은 분단유지정책으로 일관해왔다. 대북정책을 통일정책으로 두었던 또 한분의 대통령이 이승만이었다. 요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 분의 업적들의 공과 과 중에 과만을 지나치게 주장하는 신문 기고문들을 읽다보면 이렇게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오히려 이승만이 어떤 분이셨는지 알고싶어 책이나 영상들을 통해 공부하게되는 계기를 주었다.
결론은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너무나 사랑하신 애국자요, 미래를 꽤뚫어 본 선구자요, 최고의 외교독립투사이셨다. 이제 과거의 공과를 놓고 서로 치열하게 다투기보다 북한의 불쌍한 우리 동포들을 한번더 생각해 보면 좋겠다.
비참한 인권유린과 독재, 가난과 억압에 시달리는 북한의 동포들을 구출하는 유일한 방법이 통일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의 도덕적 의무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하는 일이다. 세계앞에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선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를 보장받는 길은 통일한국을 건설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더더욱 통일은 고통스럽지만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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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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