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으로 일한지 21년째 들어선 내가 두 주 전 처음으로 뉴스레터를 내보냈다. 이메일을 통해 보내진 이 뉴스레터의 수신자는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들 중 교육청 공지 사항을 받기를 희망하는 자들로 국한된다. 사실 수신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아직 확인을 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잘 받아 보았다고 전해준 사람들이 여럿 되는 것을 보면 제법 많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예전에도 뉴스레터를 보낼 기회는 오랫동안 있었다. 그러나 보내지 않았던 이유는 이러했다. 다른 교육위원들이나 교육청의 여러 부서들 그리고 학교들로부터도 비슷한 내용을 이미 받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굳이 같은 내용을 보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내 자신도 이메일 인박스에 도착하는 수 많은 이메일들을 다 살펴보기에는 때로 짜증 나는 적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교육위원들이 좀 더 나은 뉴스레터를 만들어 내보내려고 서로간에 경쟁처럼 보일 수 있는 노력에 동조하고 싶지 않았다. 그 노력을 좀 더 건설적인 부분에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선거해가 되면 홍보용으로 비쳐질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보내는 교육위원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6선위원으로 복귀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내가 보내는 뉴스레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내 나름대로 유익한 내용으로 구성해 보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원래는 1월 중으로 첫 뉴스레터를 내보내려고 했으나 준비에 좀 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2월 말에서나 보내졌던 것이다.
그런데 뉴스레터가 나간 후 어느 한인 학부모로부터 연락이 왔다. 음성 메시지를 나의 교육위원 이메일 계좌에 남겼는데 그 내용이 뜻밖이었다. 내가 불쾌하게 느끼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어조로 남긴 내용이었는데 내 뉴스레터의 한국어 번역에 좀 더 유의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한국어가 모국어인만큼 번역이 제대로 되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조언 겸 부탁이 이 있었다.
그 메시지를 듣고 처음에는 내가 한국어로 내보낸 게 없는데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라 의아했다. 그러나 내가 보낸 뉴스레터를 자세히 살펴보니 여러 다른 언어로 읽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번역본들이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뉴스레터를 준비할 때 나는 영어로 된 내용에만 주의를 기울였지 준비가 된 후의 최종 구성을 잘 살펴보지 않은 것이다. 여러 언어로의 번역 기능이 자동적으로 함께 나가는 것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한국어 번역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 번역 링크를 들어가 보자 나에게 연락을 주었던 학부모가 지적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번역 수준이 형편 없었던 것이다.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내가 한 번역은 아니지만 내 뉴스레터와 연결된 번역이니 결과적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할 내용인 것이다. 한국어 뿐만이 아니라 많은 다른 언어들로도 번역이 되는데 그 모두 역시 내 책임인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에게 문의해 보니 그런 뉴스레터의 번역은 구글의 자동 번역기를 사용한, 즉 컴퓨터 번역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컴퓨터 번역 수준이 인간 전문가의 번역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했다. 교육청이 내보내는 모든 서류들이나 안내 사항들에 대해 제때에 제대로 된 번역을 해낼 수 있는 직원 확보가 교육청에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경우 구글 번역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니 번역 작업을 위한 추가 재원 확보가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구글 번역기 같은 인공지능의 조속한 발전이 간절히 기다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컴퓨터 번역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기에 번역본이 필요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준비해 같이 보낸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다음 뉴스레터에는 이에 대한 설명을 포함시키려고 한다. 즉 한국어 번역은 영문본 해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함이지 영문본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한국어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해 준 학부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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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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