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기간처럼 끊임없이 노출…입대 전 철저한 준비로 가능
▶ “군 공백기 아이돌에 새로운 모델 제시”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가 지난 8일(한국시간) 공식 SNS에 새 디지털 싱글 ‘FRI(END)S’의 첫 번째 콘셉트 포토를 공개했다. 사진은 뷔 ‘FRI(END)S’ 콘셉트 포토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의 뭐. 선물 보따리에요."(뷔) "계속 나올 겁니다 진짜."(정국)
방탄소년단(BTS)의 입대 전 호언장담이 현실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전원 군 공백기에 돌입한 이후 팬들을 위한 이른바 '고무신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이들은 입대 전 준비해둔 음원과 영상 등 콘텐츠에 적극적인 프로모션 방식과 오프라인 행사까지 곁들여 팬들을 달래고 있다. 이들의 '군백기'(군+공백기)가 보이그룹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 팝업·팬이벤트·영화…음원 발매부터 체험형 행사까지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작년 12월 12일(이하 한국시간) 입대한 지민이다.
지민은 입대 10일 만에 팬송 '클로저 댄 디스'(Closer Than This)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곡은 '잠시 이 손을 놓지만 작은 쉼표일 뿐인걸' 등 가사로 팬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뷔는 오는 15일 신곡 '프렌즈'(FRI(END)S)를 공개한다.
지난 6일 짧은 예고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8일 콘셉트 포토를 공개했고, 이후로도 관련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프렌즈' 발표를 기념하는 오프라인 팬 이벤트 '프렌즈 파티'도 16일 열린다. 뷔가 참여하지 못하는 대신 팬들이 그에게 편지를 쓰거나, 그가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체험형 부스가 마련된다.
제이홉은 이달 29일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 발매를 앞두고 있다.
같은 달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는 서울 성동구에서 앨범 발매 기념 팝업(행사장)도 운영된다.
팬들은 팝업 현장에서 앨범 관련 전시를 감상할 수 있고, 댄스 워크숍에도 참여할 수 있다.
앨범 발매 하루 전인 28일에는 다큐멘터리 '호프 온 더 스트리트' 첫 화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등에서 공개되고, 4월 10일에는 슈가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실황 영화도 개봉한다.
이 밖에도 RM은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rpwprpwprpwp'라는 계정을 태그하며 '#2024'라고 올려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임을 귀띔했다.
의미심장한 이름의 이 계정에는 아직 게시물이 1건도 없지만, 팔로워는 360만명에 달한다.
◇ 활동 기간처럼 끊임없이 노출…입대 전 철저한 준비로 가능
이전에도 입대 당일이나 군 복무 기간 이벤트성 음원 발매를 시도하는 아이돌이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음원 발매 전부터 하루 단위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일정을 꽉 채워 콘텐츠를 방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은 각각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 OTT 프로그램, 광고 등을 통해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뷔의 아이유 신곡 뮤직비디오 출연이나 제이홉의 티빙 댄스 배틀 예능 '댄서스' 특별출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오는 6월 맏형 진의 제대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차례로 복귀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2025년 완전체 활동까지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이 이처럼 쉴 새 없이 콘텐츠를 쏟아낼 수 있는 이유는 멤버들이 입대 전 철저한 준비를 해뒀기 때문이다.
이들은 2022년 10월 전원 입대를 선언한 이래 1년여간 틈틈이 '고무신 콘텐츠'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 전 위버스 라이브에서 뷔는 "멤버들도 쉬고 싶을 텐데 뭘 남기려는 모습이 보였다"며 직전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빅히트뮤직은 "방탄소년단의 솔로 프로젝트는 각 멤버가 솔로로서 하고 싶었던 음악에 집중해 구상하고 기획했다"며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했으니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 팬들도 적극 재생산하고 전파…새로운 모델 될까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이른바 '덕질'을 유발하는 콘텐츠에 환호하며 적극적인 팬덤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30대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는 "팬들은 군복 입은 사진이나 목격담, 어느 식당에 내걸린 사인 한장으로도 사흘 밤낮을 지새운다"며 "음반이나 영상물은 그중에서도 가장 바라는 콘텐츠인데, 프로모션까지 하면 발매 전후로 콘텐츠가 이어지기 때문에 공백 없이 팬덤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이홉의 팝업 소식은 공식 발표 전 티저 이미지가 공개돼 이를 두고 여러 추측을 해가며 활동하는 아미들이 많았다. 팬들이 수동적인 소비 형태를 뛰어넘어 콘텐츠를 반복 재생산하고 퍼트리며 멤버들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가요계는 방탄소년단의 군백기가 국내 아이돌 군 복무의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음원 발매나 팝업, 실황 영화 등은 여러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아티스트의 상황에 맞춰 공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군 공백기에 맞춰 꾸준히 콘텐츠를 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헌식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과 다른 아이돌의 상황이 똑같다고 볼 순 없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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