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 사건 3년 재판으로 생긴 트라우마 증후군이 심해 벌금까지 감수했다"

가수 MC몽(신동현·45)이 이른바 '코인 상장 뒷거래' 의혹에 대해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섰다. 그는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한 이유로 지난 2010년부터 이어진 병역 비리 재판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인 사기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자, 무려 14년 전 흑역사를 셀프 소환하며 결백을 주장한 것.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진행된 '코인 상장 뒷돈' 사건 공판에서 증인 출석 거부를 이유로 MC몽에게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MC몽은 이번 재판에서 가수 겸 배우 성유리의 남편 안성현과 배우 박민영의 전 연인이자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은 강종현 사이 총 50억 원의 자금이 어떤 이유로 오갔는지 정황을 밝혀내기 위한 핵심 증인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성현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및 배임수재, 강종현은 배임증재 혐의로 각각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MC몽은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올해 1월 17일, 2월 14일 세 차례에 걸쳐 증인 소환장을 송달받았으나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1월 16일 재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해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법원은 다음 기일에도 MC몽이 나오지 않는다면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증인이 과태료를 부과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7일 이내 감치에 처해질 수 있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코인 상장 뒷돈' 사건에 MC몽의 이름이 거론되자, 여론은 MC몽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했다. 이에 MC몽은 "나는 증인이다.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여전히 아직도 음악만 묵묵히 할 뿐, 법정은 병역 비리 사건 3년 재판으로 생긴 트라우마 증후군이 심한 성격으로 인해 벌금을 감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인 출석을 거부한 이유가 다름 아닌 병역 기피 사건으로 법정을 오가며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것. MC몽은 "난 증인으로서 검사분들께 성실하게 다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재판이 아닌 검찰 조사에서 이미 관련 의혹에 대해 모두 소명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MC몽은 또한 "잘못한 게 없으니 두려울 것도 말할 것도 없다"고 재차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뭐가 그리도 아직도 나에게는 궁금하실 것도 없으면서 가혹하신가. 당신에게는 화제일지 모르나 내 마음은 화재다. 또 불이 나고 또 그 열병을 참으며 산다. 당신의 화제가 얼마나 큰 불이난 참사가 됐는지 모르신다 말씀하시겠나"라고 토로하며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경계했다.

MC몽은 지난 2010년 병역 기피를 위한 고의 발치 및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 의혹에 휩싸여 연예계 퇴출 수순을 밟았다. 지난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에서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기피 혐의는 무죄,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 등 고의로 입대 시기를 연기한 혐의(공무집행 방해)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건은 음악과 예능으로 승승장구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MC몽에게 큰 치명타를 입혔다.

MC몽은 이후 자숙 기간을 거쳐 음악 활동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일부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음악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긴 병역 비리 사건을 스스로 소환한 것은, 그만큼 '코인 상장 뒷거래' 의혹과 자신이 무관함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재판의 피고인은 안성현과 강종현을 비롯해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송모씨 등 4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종현은 송씨로부터 빗썸에 코인을 상장시켜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안성현과 이상준 전 대표에게 현금 30억원을 건넸다. 안성현과 이상준 전 대표 측은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나, 강종현은 혐의를 인정하며 추가로 20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 20억원이 MC몽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안성현은 2022년 1월께 MC몽이 사내이사로 있던 연예기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 강종현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받게 해 주는 대가로 지분 5%를 받기로 했고, 이에 대한 '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20억원을 받아 간 걸로 파악됐다.

MC몽도 지분 5%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종현 측은 그해 4월 MC몽이 미화 7만달러를 해외 반출하려다 세관에 적발되면서 실제 투자가 무산됐지만, 안성현이 20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성현과 강종현 측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MC몽의 증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MC몽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MC몽 소속사 밀리언마켓 측은 "MC몽은 최근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증인으로서 출석 요구받았으며, 추후 필요할 경우 재판 출석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다만 MC몽은 재판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해당 사안과 관련한 억측은 삼가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