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 3~4개월 되면 중력을 이기고 목을 가눠 수평으로 목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아기가 한쪽만 보거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얼굴이 수평에서 좌우 측으로 돌아가거나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을 우리말로‘기운 목’이라고 한다. 신체 면의 위치에 따라 ‘사경(斜頸·torticollis)’ 또는 ‘측경(側頸·laterocollis)’으로 나눌 수 있다.
사경은 얼굴 앞면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아간 상태고, 측경은 머리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귀가 어깨에 가까워진 상태를 말한다.
신현이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생아 때에도 목이 기울어져 있거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간 상태가 지속돼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하면서 눈·이마·턱 등 얼굴 부위가 비대칭적으로 보이거나 척추측만증이 동반될 위험이 있기에 조기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오른쪽 사경이라면 왼쪽 측경이 동반될 때가 많은데 측경을 사경으로 오인해 왼쪽 측경 어린이를 왼쪽 사경으로 진단해 보호자들이 반대로 운동할 때가 많다”며 “혼자서 유튜브나 인터넷을 보고 따라 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경 원인 중에는 영아 사시·경추 기형·조기 골유합증·뇌종양 같은 심각한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하는 원인이 있기에 물리치료 시작 전에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드물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한 사경이 있을 수 기에 유튜브 영상만 보고 따라하기 보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기운 목 중에도 대표적으로 ‘선천성 근육성 사경’은 귀 뒤에서 목을 잇는 굵은 근육인 ‘흉쇄유돌근’ 두께가 늘어나거나 짧아지거나, 결절이 생기는 경우를 말하는데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선천성 근육성 사경일 때 운동 범위가 제한돼 한쪽으로만 보는 등 자세를 취하게 되면 두개골이 눌려 변형이 일어나는 ‘사두증’이나 고관절이 불안정하거나 탈구되는 ‘고관절 이형성’이 동반될 수 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신현이 교수는 “선천성 근육성 사경 아이의 80% 이상이 교정 연령 3개월 이전에 치료한다면 대부분 호전된다”며 “6개월까지도 좋은 예후(치료 경과)할 수 있는데 돌이 될 때까지도 꾸준히 운동한다면 호전될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하지만 “재활 운동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정도가 심하면 사경의 다른 원인을 위한 검사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운 목이라도 병원에서 초음파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자세성 사경’이라고 해 한쪽을 주로 보는 사경보다는 정면에서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측경이 더 많다. 이 경우에는 근육에 이상이 있는 경우보다 예후가 좋다.
아기의 기운 목은 조기에 진단하면 대부분 재활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다. ‘뒤통수가 왼쪽으로 기우는 경우’라면 오른쪽으로 머리를 기울인다. ‘뒤통수가 오른쪽으로 기우는 경우’라면 반대쪽인 왼쪽으로 머리를 기울여 근육 스트레칭을 하는 반복적인 근육 스트레칭 방법과 목을 가누기 가능한 시기부터는 목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또한, 평소 아기를 안을 때 아기 목이 기우는 방향으로 돌아보도록 몸통과 어깨를 고정해 안아야 한다. ‘아기의 뒤통수가 왼쪽으로 기우는 경우’ 아기가 왼쪽으로 돌아보도록 몸통과 어깨를 고정해 안아주는 게 좋다.
그리고 아기가 잠잘 때도 아기 목이 기우는 방향으로 바라보면서 자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기의 뒤통수가 오른쪽으로 기우는 경우’라면 아기가 오른쪽을 바라보면서 자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모유 수유 시에도 아기 목이 왼쪽으로 기울면 엄마 가슴이 아기 왼쪽으로 오도록 자세를 잡고, 목이 오른쪽으로 기운다면 엄마 가슴이 오른쪽으로 오도록 자세를 잡고 모유를 먹여야 한다.
신현이 교수는 “아기 출생 후 백일 전이라도 아기를 세심히 관찰해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누워 있거나 앉혀 놓으면 한쪽으로만 기울거나, 뒤집기를 한 방향으로만 하면 기운 목을 의심해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기운 목으로 진단되면 전문의에게 올바른 재활 치료법을 배워 지속적인 재활 운동 스트레칭을 하면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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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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