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개막전부터 빅매치가 성사됐다. 현역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과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올 시즌 1선발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33)가 개막전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2024 KBO 리그 개막전이 오는 3월 23일(이하 한국시간) 펼쳐지는 가운데, 잠실구장에서는 홈 팀인 LG 트윈스와 원정팀인 한화 이글스가 맞붙는다.
현재 두 팀은 한창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LG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한화 선수단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각각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단 한화는 12년 만에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령탑은 물론 선수 역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수는 단 하나. 류현진의 몸 상태다.
뉴스1에 따르면 최원호 한화 감독은 전날(25일) 팀의 2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팀에서 회의를 거친 끝에 류현진의 훈련 일정을 개막전에 맞춰 놓았다"면서 "몸 상태와 날씨 등 큰 변수 없이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할 경우에는 류현진이 개막전에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마친 뒤 겨우내 휴식을 취했다. 일단 현재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가운데, 모든 초점을 개막전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만약 80구 정도 던질 수 있다면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 출격이 가능하다.
최원호 감독은 "선수 본인(류현진)이 이닝 수보다 투구 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일단 몸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만 만약 개막전까지 80구를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된다면 개막전 선발은 류현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현진 역시 이날 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뒤 "(캠프에 합류했던) 지난 23일 투구를 마치고 난 뒤 투수 코치님과 미팅을 했다. 일단은 스케줄 상으로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짧으면 2~3주 정도 준비를 할 수 다. 그때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막전 선발 등판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류현진은 "개막전까지 80구 정도로 투구 수를 끌어 올리는게 최우선"이라며 "현재 목표는 그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직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관계로 부상과 컨디션 관리 등의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LG 트윈스의 개막전 선발도 사실상 확정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미 개막전 선발은 물론, 두 번째 경기에 들어갈 선발까지 낙점한 상태였다. 바로 1선발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엔스, 그리고 지난해 KBO 토종 최다승 투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임찬규였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류현진의 한화 입단이 확정되기 전부터 "한화전에는 엔스와 임찬규가 차례로 나갈 것"이라 공언했다.
만약 류현진이 3월 23일 LG 트윈스와 잠실 개막전에 등판한다면 1주일 뒤 대전에서 펼쳐질 KT 위즈와 홈 개막전에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대장정의 출발을 알리는 시즌 개막전과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홈 개막전 모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경기에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책임져 준다면 한화로서는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과 선수가 나란히 언급하고 있는 투구수 80구를 채워야 한다. 이미 훈련은 진행 중에 있다. 26일에도 불펜 투구를 실시할 예정인 류현진은 3일 휴식을 취한 뒤 타자들을 세워놓고 투구하는 라이브 피칭을 할 예정이다. 이어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연습경기 등판은 어려울 지라도, 내달 9일 펼쳐질 예정인 시범경기에는 2경기 정도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한 팔 상태다. 특히 지난 2022년 여름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복귀했기에 더욱 관리에 힘써야 한다. 류현진 역시 "일단 몸 관리가 첫 번째"라면서 "몸 관리가 잘 될 경우에는 당연히 공도 많이 던질 수 있다. 시즌 중에는 최소 150~160이닝 정도 투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류현진의 맞선발 상대가 유력한 엔스는 지난해 12월 LG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새롭게 영입한 좌완 투수다. 신장 185㎝, 몸무게 95㎏의 체격 조건을 갖춘 엔스는 2012년 미국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은 뒤 미네소타 트윈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1경기에서 등판해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마크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트리플A에서 통산 85경기에 출장해 32승 24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393이닝 동안 336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마이너리그 전체 성적은 185경기 중 109경기에 선발 등판해 55승 40패 평균자책점 3.32의 성적을 거뒀다.
엔스는 2022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누볐다.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뛴 엔스는 2년 동안 35경기에 등판해 11승 17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다만 2023시즌에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 속에 12경기에서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로 흔들렸다.
엔스는 한국 무대에서 반등을 노린다. 불펜 피칭에 이어 이미 지난 21일에는 첫 라이브 피칭까지 소화했다. 당시 총 25개의 공을 던졌는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구종별 평균 구속은 속구 147.1km, 커터 134.8km, 슬라이더 124.8km, 커브 116.2km, 체인지업132.2km였다.
엔스는 라이브 피칭 후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만족스럽다. 25개를 던졌고, 첫 라이브였지만 강도와 진행 속도가 경기와 유사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페이스가 빨리 올라온 것 같다. 볼 끝이 좋았다. 커브와 슬라이더, 커터의 각이 나쁘지 않았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이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와 완성도만 갖춘다면 훨씬 위력적인 투수가 될 것이며, 15승 이상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치켜세웠다. 공을 직접 받아본 포수 박동원도 "공의 각과 힘이 좋았다.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어서 시즌 동안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을 실어줬다.
25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엔스의 구위가 또 돋보였다. 엔스는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노히트로 호투했다. 6타자와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4차례 잡아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7km가 찍혔으며, 평균 구속은 145km였다. 스트라이크가 16개, 볼은 25개. 속구 10개, 체인지업 7개, 커브 2개, 슬라이더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경기를 마친 뒤 엔스는 "오늘 경기는 괜찮았다. 모든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져서 만족한다. 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같은 생각으로 게임을 운영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사령탑인 염 감독은 "엔스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2이닝 동안 147km 이상의 속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슬라이더와 같은 변화구가 좋았다. 체인지업에 대해서는 남은 기간 보완해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만약 엔스가 꾸준하게 몸 상태를 유지한다면 내달 23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이에 맞서 한화는 류현진을 LG와 잠실 개막전에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매치업이 2024 KBO 리그 개막전부터 안방을 찾아간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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