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만 대면 터지는 잭팟, K 에게 는 식은 죽 먹기였다
K는 주변에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택시만 타면 끝 없는 자랑을 했다.
“이거 보소 이형, 내 핸드폰 연락처에 몇 명이 있는 줄 아나? 몇 천명 인기라..그자 들이 다 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자다 가도 깨서 달려들 오는 기라 내 한테 꼼짝도 못 한대이…다들 바짝 긴다카이. 허허허.”
“그렇습니까? 와 형님 대단하시네요”
“와 그런 줄 아나? .마 내 지갑에 캐쉬 만불은 항상 갖고 댕기는 기라…만나 뿔면 내 지갑 열고 돈 집어 주는기라. 그자? 마 그라는데 누가 나를 마다 하겠노?”
“아니 근데 형님, 나중에 나이 들어 살아가실꺼도 생각 좀 하셔야죠. 쓸꺼 쓰시면서 그래도 돈 좀 쟁여 놔야 집에서 걱정 들 하지 않겠습니까?”
“택도 없는 소리 마라. 내 돈 많다. 쓰다가 죽어도 엄청 많이 남기고 죽을끼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껴 있는 엘에이 답지 않은 날씨이더니 결국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앞 유리창을 카워시 하듯 빗물이 창을 때리며 씻어 준다.
지금은 초췌한 모습으로 공항으로 가는 택시 뒷 좌석에 말 없이 앉아 있는 저 K의 모습을 보며 오래 전 그와 나누었던 일부의 대화가 생각났다.
“형님, 그렇게 잘나가시던 형님이 왜 한국으로 이렇게 들어 가십니까?”
“마 말하면 뭐하겠나? 얘기가 길다. 다 지나간 쓸데 없는 얘기지.”
K의 짧지 않은 얘기는 시작 되었다. K가 여러 비즈니스를 운영 하면서 특유의 추진력과 뱃심으로 사업을 키워 나갔고 돈 씀씀이도 쫌 스럽지 않았기에 운영하는 비즈니스의 직원들에게도 헉 소리 나게 대우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 였고 한번 인연을 맺은 직원들은 결코 그 회사를 사업체를 떠나지 않고 일할 맛 나게 해주는 그와 회사를 위해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성심껏 일을 했던 모양이다.
K는 집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K는 와이프 에게는 통이 크면서도 자상한 남편 이었고 자녀들에게는 절대 밖에 나가서 기죽지 말라며 무엇이 되었든 기를 살려 주는 훌륭하고 멋진 아빠였던 것 같았다.
그렇게 안 밖으로 TOP 이었던 K 가 무너지기 시작 한건 바로 최고의 VIP로 대접을 해주었던 카지노 호텔 이었던 모양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네바다 라스베가스 말고 엘에이 주변 외곽지역 인디언 보호구역애 카지노 호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4-5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하는 라스베가스에 비해 이 카지노 리조트들은 남 가주 한인들에게 주말이나 주중에 바람 쐬고 좋은 음식도 먹고 훌륭한 인테리어의 호텔 방에서 휴식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지인들과 가족들과 분수껏 형편에 맞게 잘 계획을 세워 방문하면 너무도 훌륭한 최고급 휴양지이다.
그런데 K 에게는 그렇지 않았던게 문제였다.
사업이 잘 돌아가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주체할 수 없는 수입이 생기면서 K는 이 리조트들을 방문하기 전에 엘에이 다운타운에서 몇 분 안 걸리는 카지노들을 출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가까운 아울렛 옆에 있는 카지노와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있는 지금은 한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카지노에 출입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고급 리조트 호텔 카지노에 다니면서 품격 있는 VIP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과유불급 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보다 먼저 인생을 사셨던 그 선배 분 들의 현명한 조언 말이다.
K가 한번 내 택시를 타고 갈 때마다 기본이 돈 만불이 었고 그 후에는 몇 만불에서 몇 십만불까지 게임을 했었다고 한다. 나는 K를 내려주고 택시 안에서 졸다가 자다가 너무 지루하면 그 호텔에 들어가서 고급 음식들도 저렴하게 먹거나 약간의 용돈 가지고 비교적 건전하게(?) 슬랏머신이나 블랙잭 게임을 하곤 했었다.
“아이 갑시다.” K가 게임을 마치고 나와 집으로 향하는 택시를 타자마자 눈을 감는다.
한마디의 말이 오고 가지 않는 도서관 같은 침묵의 택시 안…그렇게 몇 해를 보내며 K의 상황은 달라져 갔고, 결국 그에게 남은 건 수 없이 터졌던 슬랏머신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과 바카라 게임룸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찍은 그이 사진이 담긴 핸드폰 이었다.
엘에이 국제 공항이 다가 온다. 그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를 택시 안에서 듣다가 다른 얘기로 슬쩍 돌려 보기도 했다. 굳이 적나라하게 그의 얘기를 듣지 않아도 그 과정은 유쾌한 이야기도 아니였고 씁쓸함만 남게 되는 옛 이야기 일뿐이었기 때문이다.
K의 아내도 아이들도 그에게 뭐라 크게 항변을 한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K는 말했지만 아마 기울어져 가는 집안과 정상의 궤도를 벗어난 K의 생활에 그 가족들은 무언의 시그널을 수 도 없이 보앴었을 것이다.
몇 천명이나 되던 K의 핸드폰에 담긴 그 많은 지인들도 한국으로 돌아가려 얼마 되지도 않던 짐을 싸는 K 옆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하며 K는 혀를 차는 대신 “ 마 다 사는게 그런기라 허허”.
공항 입구에 도착했다. 앞 뒤의 차들이 서로 달라 붙어 기어 간다. 원래 이게 공항의 모습 아니겠나?
“형님, 한국 가셔서 꼭 건강 지키시고 잘 지내십시요.”
“와? 니 한 번 놀러 올라카나? 함 드루와라. 내가 워커힐 데려가서 술 한잔 거나게 쏘마. 하하하”
비행기에 들 고 타도 되는 핸드 캐리어를 들고 가는 K는 가면서도 그 옛날의 과시와 호탕함을 품은 채 한국으로 떠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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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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