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민 “특수교사 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를”
법원이 웹툰작가 주호민의 자폐성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일부 유죄가 인정되지만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가운데 A씨가 즉각 항소할 것임을 밝히면서 재판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1일(한국시간 기준)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고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이에 따라 200만원 및 이수 제한 등의 명령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과 이수명령, 3년간 취업제한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결론적으로 "수집된 증거는 인정되며 일부 정서 학대 혐의는 유죄가 판단된다"라며 "맞춤 수업 과정에서의 짜증이 피해자 보호를 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다만 수업 중 발언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고 실제 어느 정도 해를 끼쳤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많은 이들이 선처를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해자와의 합의는 없는 것 같다. 장애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대한 공소사실이 담겼다"라고 운을 떼고 "위법 수집 증거의 경우 피해자 모친이 아들로 하여금 몰래 녹음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만 여러 규정을 고려했을 때 위법성 여부가 존재하는지 판단해야 하고 증거능력이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문제가 될 부분은 정당 행위와 관련되는데 녹음 행위가 정당한지는 대법원 판례 요건 등을 조건 별로 참고해야 한다. 이 사건은 아동학대 정황을 위해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인정한다고 볼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CCTV 미설치, 지적 장애 학생만이 수업을 받고 있었고 피해자가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으로서 보호 대상이고 이 수업도 의무교육에 포함되고 수업 녹음을 통해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라며 "녹음 행위는 정당하므로 증거 사용이 가능하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문제가 된 표현에 대해 "어떤 행동이 고약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부정적 표현 인식도 됐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로 하여금 부정적 표현의 대상이 자신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피해자가 듣고 인지할 수 있었으며 혼잣말이어도 피해자 학대가 될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폐성 피해자에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이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의존도도 높았을 것이고 이 표현도 정신건강 발달 저해에 영향을 줄수 있다.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라고 유죄를 인정했다.
이 재판은 주호민이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고소하면서 알려졌으며 당시 B군은 2022년 9월 5일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됐다. 주호민은 분리 조치 이후 B군이 평소와 달리 불안 증세를 보이자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증거를 수집했고, A씨의 아동학대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호민의 이 해명은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맞물려 교권 침해 이슈로 부각되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이했고 주호민은 이에 대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재차 해명했지만 비난은 거셌다.
많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법정에는 수많은 학부모 등이 선고 결과를 지켜봤다. 일부 학부모들은 재판부가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시를 하자 분통을 터뜨리고 직후에는 오열을 하고 고성까지 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재판을 지켜본 주호민은 "결국 아동학대로 판결이 나왔다. 자신의 자식이 학대가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당연히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라며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고 이 사건이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또 이 사건이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들 간에 어떤 대립으로 비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 둘은 끝까지 협력해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하는 정말 협력을 해야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그런 것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꼭 밝히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주호민은 "이 사건은 특수교사 선생님의 사정을 보면 혼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그런 과중된 스트레스가 있었던 걸로 보이고 또 특수반도 과밀 학급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그런 제도적인 미비함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이 된다. 또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선생님과 학생을 분류하는 방법은 고소밖에 없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기 때문에 또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렇게까지 되지 않으려면 여러 가지 제도적인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주호민은 이날 "얼마 전에 몰래 넣은 녹음은 증거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굉장히 우려가 많았었는데 사실 이러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음 장치 외에는 정말로 어떻게 이런 일들을 잡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이런 것들도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운 어린이들, 노약자들 또 장애인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현재 근황과 관련해서는 "(아이의 정확한) 증상은 아이의 어떤 내밀한 증상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라며 특수교사 A씨에 대해서는 "딱히 하고 싶은 말씀은 없다"라고 답했다. 주호민은 "아들은 현재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라고 답하고 "아이를 학교에 다시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여러 가지를 고민을 했다. 통합학급이 있는 다시 일반 학교로 돌아가는 방법, 특수학교에 가는 방법 등등 여러 가지를 다 열어놓고 고민을 했는데 아직도 결정을 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일단은 가정에서 보호하면서 천천히 방법을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호민은 지난 1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내일 밤 9시 트위치 생방송을 하려고 한다. 그간의 일들을 들려드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주호민은 이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언론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고 그냥 재판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을 인지한 순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일들을 다 이제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며 "중간에 어떤 선생님들 선처를 취하를 한 부분이 있다. 내가 처음에 입장문에 선생님의 선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다가 중간에 취하하면서 더 여론이 악화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취하하게 된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호민은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 부부가 어떤 굉장히 애정으로 아이의 문제 행동을 감싸온 헌신적인 특수교사의 밥줄을 끊는 그런 것으로 이제 비쳐져서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오늘 일단 오늘 판결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이나마 좀 해명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자신을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류재연 교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좀 허황된 주장을 하시던 분이라 법적인 조치를 지금 취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A씨의 변호를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피해 아동 측이)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로서 재판부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몰래 녹음에 대해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A씨의 또 다른 변호인 전현민 변호사도 "그간 교사의 해당 발언이 정서적 학대로 보기엔 어렵다고 주장해왔다"라며 "피해 아동이 장애 아동이고, 그 당시 (피해 아동이 연루된) 학폭 사건이 있었다 보니 아동을 강하게 훈육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교육청 북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수 교육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라며 "재판부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 증거로 인정돼 교육현장이 위축될까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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