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임신 37주가 되기 전에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이른둥이)’라고 한다. 출생 체중이 2.5㎏ 미만으로 태어나면 ‘저체중 출생아’로 부르는데, 이들 중 3분의 2 정도가 미숙아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임신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부당 경량아(small for gestational age·저체중아)’다. 미숙아는 모든 장기가 성숙하지 않은 탓에 분만 시 신생아 소생술에 능한 의료진이 대기하다가 필요하면 적절한 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숙아는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다.‘신생아 질환 치료 전문가’인 성세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났다. 성 교수는“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조산율은 늘어나고 있다”며 “출생할 때 몸무게가 1㎏도 되지 않는 초미숙아의 생존율은 80%가 넘을 정도로 국내 의료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미숙아 출산부터 치료까지 설명한다면.
미숙아 출산, 즉 조산이 발생하는 원인은 불분명하거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기에 예방하는 일이 쉽지 않다. 조산이 예상되면 태아 폐 성숙을 촉진하고 예후(치료 경과)를 높이기 위해 임신부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등 적극적인 고위험 임신부 관리가 필요하다.
미숙아는 성숙하지 못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 온도·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인큐베이터 치료가 필요하다. 심폐 상태가 갑자기 바뀔 수 있어 대부분 심장박동 수, 산소 포화도, 호흡수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신생아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숙아 출산이 예상되는 고위험 임신부는 고위험 임신부 관리와 미숙아 치료가 가능한 산과 및 신생아중환자실이 갖춰진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미숙아 예후를 향상시키는 길이다.
삼성서울병원 모아집중치료센터는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센터’로 지정돼 고위험 임신부, 고위험 신생아·미숙아를 수용하는 4차 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에는 ‘모자 동실(同室) 체제’로 운영되는 신생아실과 초미숙아 치료 성적이 뛰어난 국내 최대 규모 신생아중환자실을 갖추고 있다. 매년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150건의 극소 미숙아가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 후에는 24시간 신생아 전문의 당직 시스템과 신생아 간호 전문화 및 고위험 임신부를 돌보는 산과와 소아심장·소아영상의학·안과·재활 및 소아외과 계열 의료진의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 환자 중심 집중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팀 체제로 치료를 진행한다.
-미숙아 생존율과 예후(치료 경과)는 어떤가.
신생아 집중 치료술 발달로 미숙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극소 저체중 출생아(출생 체중 1,500g 미만) 생존율이 90%에 이른다. 삼성서울병원 모아집중치료센터에서도 가장 어린 임신 나이 21주 5일 초미숙아를 생존시킨 경험과 함께 출생 체중 1㎏ 미만 초미숙아 생존율이 80%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미숙아는 부모가 돌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퇴원한다. 퇴원하기 전에 미숙아를 어떻게 돌보고 무엇을 주의할지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 미숙아 합병증으로 입원이 길어질 수 있으며, ‘경관 영양(위장에 튜브를 넣어 영양을 공급받는 것)’이나 산소 모니터를 갖고 퇴원하기도 한다. 퇴원 후 소아내분비·재활의학·소아신경과 의료진과 협진해 장기적인 성장·신경 발달을 추적해야 한다.
-미숙아 치료의 최신 동향은.
초극소 미숙아 대부분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미숙아 질환이 ‘동맥관개존증(動脈管開存症·patent ductus arteriosus)’이다. 동맥관개존증은 자궁 내 태아의 혈액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고 열려 있는 상태다. 심내막염이나 폐부종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진단 시 수술이나 시술로 동맥관을 막거나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따라서 초미숙아의 동맥관개존증 치료로 적극적인 수술이나 약물 치료가 일반적으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임상 연구 결과(JAMA Pediatrics, 2020) 초극소 미숙아도 보존적 치료로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큰 수술이나 약물 치료를 피하고 자연적인 동맥관 폐쇄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동맥관개존증 치료 패러다임이 적극적 수술이나 약물 치료에서 보존적 치료로 바뀌고 있다.
또한 동맥관개존증 치료에 비수술적 폐쇄술을 시행해 ‘최소 체중’ 기록을 계속 깨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서울병원에서 동맥관개존증으로 인해 비수술적 폐쇄술을 받고 퇴원한 아기는 생후 2개월, 몸무게 1.1㎏인 상태로 수술을 받았다. 국내 ‘최소 체중’ 기록을 경신했고 세계적으로도 아주 작은 체중이다. 태어났을 때는 몸무게가 680g에 불과했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였다.
비수술적 폐쇄술은 세계적으로 최근 개발된 ‘피콜로(piccolo)’라는 기구를 사용했다. 최대 5㎜에 불과한 피콜로를 미숙아 다리 혈관을 통해 동맥관까지 옮긴 뒤 기구를 펼쳐 열린 동맥관을 막는 방식이다. 2021년에도 1,760g 아기에게 시술 성공했고, 불과 1년 만에 최소 체중 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치료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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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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