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라멘(Kyuramen) -당신을 행복하게 할 아홉 가지 묘약
▶ 추울 땐 따끈한 국물… ‘새로 생긴 라면 맛집’
바야흐로 라면의 계절이다. 문 연지 겨우 석달, 폴스처치 한적한 신축건물에 자리했음에도 줄서서 먹는 라면 명소가 있다. ‘아홉 구(九, Kyu)’ 이름대로 각색 라면 아홉 가지를 훌륭하게 선보이는 ‘큐라멘(Kyuramen).’ 맛있고, 양 많고, 가격도 적절한 이 멋진 식당은 과연 ‘라면계의 스타벅스’를 꿈꿀만 했다.
3대 일본 라면은? 남쪽 규슈 섬의 ‘시오(Shio)’, 중부 도쿄의 ‘소유(Shouyu)’, 그리고 북부 삿뽀로의 ‘미소(Miso)’ 스타일이다. 대부분의 미국 내 라면집은 규슈 식을 선보였기에 대중은 일본라면을 하얀 국물 규슈 식으로만 알고 있다. 큐라멘은 일본전통 3대 라면을 각각 완성도 있게 소개한다. 카레라면, 김치라면 등 창작메뉴도 빼어나다.
큐라멘의 면발은 두 종류. 걸쭉한 국물에는 꼬불꼬불 물결 면(Wavy Noodle)을 써 부드러움을 배가시킨다. 반면 맑은 국물에는 국수처럼 곧은 면(Straight Noodle)으로 씹는 맛을 강조한다. ‘차슈’도 중요하다. 사르르 입에서 녹는 차슈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3일. 특제양념에 삶은 돈육을 건조, 동결 후 얼음물에 2시간 녹인다. 다시 냉장과 냉동에서 각 하루씩 숙성시켜 마침내 군침 도는 차슈가 탄생한다. ‘흑마늘’을 쓰는 것도 큰 장점이다. 70°C에서 90일 발효시킨 흑마늘은 생마늘 10배의 항산화물질과 아미노산이든 건강식품이며, 향이 순해 요리의 격을 높여준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 라면을 만나보자. 부드럽고 순한 맛 ‘도쿄 돈카츠소유’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우윳빛 육수, 부드러운 면발, 고소한 차슈, 아삭한 죽순, 그리고 쫄깃한 미역이 키워드다. 나의 최애 메뉴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규슈 스파이시돈카츠’. 입에 착 붙는 알싸한 중화풍 국물이 ‘순한 맛 마라탕’을 연상케 한다.
색다른 추천메뉴는 ‘커리라면’과 ‘돈카츠커리’. 돼지육수의 진한 맛을 커리가 깔끔하게 잡아준다. ‘김치라면’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특별한 버전의 라면과 김치 조합을 즐길 수 있다. 담백한 ‘삿뽀로미소’, 해물과 육류가 푸짐한 ‘메가라면’, 그릴구이 닭고기를 얹은 ‘치킨라면’, 두부와 야채가 고루 든 건강식 ‘베지터블라면’도 있다. 가격은 10불대. 매일 먹을 수 있는 일상식으로서의 라면을 추구한다.
드디어 오믈렛 차례! 생애 최고의 오믈렛이 되리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치킨볶음밥을 완전히 덮은 타원형 계란옷, 그 중앙에 길게 칼집을 넣으면 부드러운 계란 외피가 양쪽으로 꽃이 피듯 화악 펼쳐진다. “우와~!” 행복한 감탄사를 자아내는 퍼포먼스에 이어 데미글라스 소스를 흥건히 붓고 김가루를 뿌리면….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 함께 나오는 레모네이드도 달지 않고 맛있다. 오믈렛 콤보들의 가격은 20불대.
조금 더 누리겠다면 단품을 추가해보자. 추천메뉴는 동파육풍의 바오번, 쯔유를 부어 먹는 두부선, 한국맛 고구마튀김, 왕새우튀김, 다코야키, 군만두. 가격은 4~9불이다. 발렌타인데이나 생일 같이 특별한 날엔 풀코스 콤보로 실속있게 잘 먹을 수 있다. 라면에 바오번, 말차푸딩 또는 벚꽃젤리 후식이 나오는 콤보는 23불. 음료나 단품요리가 포함된 콤보들도 있다.
한 가지 행복이 더 남았다. 큐라멘의 디저트 카페 ‘쿄마차(Kyo Matcha)’가 바로 옆집. 제과강국의 롤케이크, 말차라떼, 인절미를 얹은 파르페 등 예쁘고 맛있는 후식이 가득하다.
끝으로 중요 팁! 큐라멘은 예약을 안 받지만 줄서지 않을 방법이 있다. 가기 전에 전화로 대기자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올리자. 핸드폰에서 내 앞에 몇 팀, 몇 명 남았는지 실시간 확인이 되므로 때맞춰 도착하면 된다.
갑자기 방문해 기다려야 할 땐 옆 건물 ‘엘리버드(Ellie Bird, 미슐랭 추천식당)’ 멋진 분위기에서 칵테일을, 혹은 길 건너 ‘도미니언 와인 앤 비어(Dominion Wine&Beer, 주류회사 직영 바&레스토랑)’에서 수제 맥주를 한잔해도 좋겠다. 그 기다림의 결과는 분명 흡족할 테니!
●문의 (703)890-0688 kyuramen.com
●주소 918 W Broad St, Falls Church, VA 22046
●영업시간 오전 11시~9시30분(금토일 10시까지)
●3시간 무료주차, 전체 87석, 4~12인 단독룸 4개
▶ 재스민 박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식당을 방문해 그 매력을 탐구하길 좋아한다. 대한민국 대표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 공채기자로 시작해 월간 <까사리빙>, 웅진출판, 동아일보 출판팀에서 요리책을 만드는 등 10여년간 리빙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13년간 가업을 이어 한정식 기업의 오너 셰프로 일하며 아름다운 한식문화를 공부했으며, 두 브랜드 모두 미슐랭에 노미네이트 됐다. 도미 후 특급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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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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